밀레의 ‘만종’...농사를 마치고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모습과 흡사
상태바
밀레의 ‘만종’...농사를 마치고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모습과 흡사
  • 서산시대
  • 승인 2020.09.15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지쌤의 미술읽기-⑭
만종(L'Angélus)/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캔버스에 유채(Huile sur toile)/55.5 x 66 cm, 오르세 미술관
만종(L'Angélus)/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캔버스에 유채(Huile sur toile)/55.5 x 66 cm, 오르세 미술관

작가의 어린시절 추억이 담겨있는 만종은 노을 지는 저녁을 배경으로 한 남자와 여자가 기도를 올리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만종의 작가 밀레는 그의 할머니 모습을 연상하여 그린 작품으로, 그 옛날 일하다가도 종이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기도를 드리는 할머니를 떠올렸다고 한다. 수확을 한뒤 경건한 마음으로 신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 사이에는 감자바구니가 놓여 있다.

만종은 토머스 골드 애플턴이 1857년에 주문한 그림이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인지 애플턴은 이 작품을 사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 만종은 큰 인기를 얻게 되어 루브르박물관에서도 구매하지 못한 귀한 그림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정신이상자에 의해 그림 일부가 찢기는 수난을 겪기도 했던 밀레의 만종에게 최근 놀라운 비밀이 밝혀졌다. 정말 두 사람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였을까? 신에게 올리는 수확의 감사라 하기엔 노을 진 배경의 분위기와 하늘, 그리고 모자 벗은 남자의 고개 숙인 모습이 너무 슬프지 아니한가!

최근 루브르에서는 자외선 작업을 통해 감자바구니로 보였던 그림이 죽은 어린아이의 관으로 그려졌던 것이란 사실. 밀레는 당시 농촌의 가난한 환경조차 서정적으로 그림 속에 담아냈다.

이발소그림으로 잘 알려진 화가 밀레(1814~1875)는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 지방 그레빌 출생으로 작은 농촌 마을의 가톨릭 가정에서 8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파리에 진출한 그는 1840년 살롱전에 초상화 한점이 당선된 것을 계기로 초상화가로 활동했다. 그러다 1848년 살롱에 출품한 곡식을 키질하는 사람을 계기로 본격적인 농촌 생활을 화폭에 담게 되었다.

밀레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촌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가 농촌 생활에 애정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밀레는 1849년 파리 교외의 바르비종으로 이사하여,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농사를 짓는 농민의 모습과 주변의 풍경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1820년대 후반부터 1870년대 바르비종에는 도시의 산업화를 떠나 순수한 자연을 관찰하고자 시골로 모여드는 화가들이 많았다. 당시 그들은 여행 속에서 픽처레스크(Picturesk) 경치를 찾아 떠났다. 픽처레스크는 그림같은 풍경을 말한다.

밀레도 그에 합류하여 풍경화보단 이삭 줍는 사람들(1857)’과 같이 농촌의 일상적 풍경을 배경으로 인물들을 주로 그려냈다. 그가 일상 속에서 만난 농촌 사람들은 루브르에서 만났던 그림 속 신화나 종교 속 장면보다 경건하고 역동적이었으며, 붓으로 그려낸 평범한 농촌 일상의 노동은 정말 픽처레스크 경치처럼 아름다웠다.

일하는 농민의 삶을 그림 속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낸 밀레, 그의 작품을 대하다 보면 그가 농민의 삶을 얼마나 진지하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특히 만종(1859)에서는 수확이 끝난 밭에서 여인과 남성이 기도하고 있는데, 이때 비치는 붉은 노을의 배경은 기도의 경건함과 우수에 찬 기운마저 느껴지게 한다.

초등학교 과정밖에 받지 못했던 밀레는 1868년 프랑스의 최고 훈장 레종 도뇌르를 받으며 명실상부 바르비종파의 대표적인 화가로서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작가로 떠올랐다. 그는 평생 문학을 가까이하며 시적 정감이 느껴지는 풍경을 그려 많은 사람으로부터 추앙받기도 했다.

밀레의 만종을 보면서 농부들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한다. 또한 밀레가 바라보았던 농촌의 일상처럼 만나고, 이야기하고, 함께 즐겼던 평범한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언제쯤 다시 만나 도란도란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내년 설날엔 가능할까? 오늘은 밀레의 만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나도 조용히 기도해 본다. ‘부디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어 행복한 일상이 되게 하소서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