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사는 법】 도시락 싸는 그녀 조현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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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사는 법】 도시락 싸는 그녀 조현정 씨
  • 최미향 기자
  • 승인 2020.09.13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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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이 뼛속까지 몰려왔어도 결코 골골거려서는 안 된다고 봐 난

한때 커리어우먼, 지금은 슈퍼우먼
한때 커리어우먼, 지금은 슈퍼우먼인 도시락 싸는 그녀 조현정 씨
한때 커리어우먼, 지금은 슈퍼우먼인 도시락 싸는 그녀 조현정 씨

출근하는 곳이 겨우 10분 거리인데도 신호등 걸리기를 바라는 거야. 그래야 미처 다 그리지 못한 아이라인을 그리지. 그런데 운 나쁘게도 평소에는 그렇게 잘 걸리던 신호등도 어떤 날은 쌩쌩 빠져나갈 때도 있더라고. 에이 어쩌겠어. 신이 나를 버린 건데. 그럴 때는 짝짝이 눈을 달고 사무실까지 가서 그린다니까.”

상호 상윤이가 너무 빨리 크는게 아쉽다는 현정 씨
상호 상윤이가 너무 빨리 크는게 아쉽다는 현정 씨

두 아들을 키우는 용감한 상호·상윤 엄마 조현정 씨는 한때 커리어우먼 시절, 자신의 이야기를 거두절미하고 눈썹 하나로 시원하게 풀어냈다.

그때는 아이 키우며, 남편 도시락 싸주며 출근했는데. 한마디로 슈퍼 맘이었어. 그런데 요즘 엄마들은 수면바지 입고 아이 유치원 보내고 그 차림으로 슈퍼까지 당당하게 가는 엄마들이 있더라고. 물론 일부겠지만 말이야. 난 죽었다 깨나도 못하는 일을 젊은 엄마들은 과감히 한단 말이야.

고딩이야 애기들이니까 아무렴 어때. 근데 새댁들이 그러고 다니면 나는 좀 볼썽사납더라고. 그것도 먹색계열이면 또 봐줄만 하지. 곰돌이 무늬 바지는 좀 아니더라 언냐.

내가 너무 고리타분한가? 화장도 그래. 아무리 피부 좋아도 민낯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1인이야. 눈썹 붙일 것도 아니고 그냥 조금만 찍어 바르면 되는데...화장안하면 얼굴 칙칙하니 아파 보여서 영 아니더라고. 솔직히 지금도 내 또래 아줌마들 화장 안 하는 거 보면 보기 안 좋아 보여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우리의 슈퍼우먼 조현정씨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우리의 슈퍼우먼 조현정씨

우리의 용감무쌍 현정 씨는 고향 서산에서 몇 해 전 남편의 발령으로 청주로 이사 간, 고향바라기다. 그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비록 몸은 건너갔지만, 그녀는 여전히 서산 중심에서 사람을 사랑하고 서산을 알리기 위해 애 쓰고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코로나19로 꼼짝 마라지뭐. 출사는 이미 물건너갔고, 그나마도 아들 둘 키우니 이참에 가족사랑 제대로 실천하며 살아.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는 상호 학교 안가니까 숙제 도와줬는데 속도가 너무 안나서 죽을 뻔. 왕년의 솜씨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오랜만에 그림솜씨 발휘하여 좀 도와 주시고 오후에는 떡볶이 사다 먹고.

그런데 언냐. 진짜 안믿어지겠지만 짜증이 하나도 안나. 나는 좀 더 좋더라. 어떤 엄마들은 왜 학교 안보내냐. 빨리 등교개학해라면서 짜증내고 하던데, 나는 그냥그냥 흐름에 따라 맞춰가야 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방법이 없지 않어? 오지 말라고 하면 안 가고, 또 오라는데 굳이 우리 애만 체험학습 낼 것도 없고. 남들 다 가면 다 같이 가고 그렇게 사네 난.”

그녀는 다른 사람과 특별히 다를 것도 없다며 남편 도시락 싸서 보내고 애들 숙제 거들어주고 그냥저냥 지내다보면 하루해가 저문다고 말했다. 아주 색다를 것도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강조하며.

아직도 도시락을 싸느냐는 말에 별 대수롭지 않게 그녀는 벌써 몇 년째 싸지. 사무실을 옮기고부터는 도시락 분위기면 도시락 싸고, 식당밥 먹는 분위기면 그에 맞춰주고. 이번에는 코로나19때문이라도 거의 다 도시락 싸가는 분위기야. 남편 혼라 도시락 안 싸가면 홀애비 티 나고 뭐 이혼한 사람 티난다나 뭐래나. 별로 안따지는 스타일인데 좀 그런가 봐라며 한바탕 크게 웃었다.

코로나19 때문이라도 한동안 내려놨던 도시락을 싸며 조신한 주부모드로 변신한 그녀 현정 씨.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느날 근무중인 남편이 직업상 외국인을 대할때마다 방호복을 입고 만나는 것을 알았다며 너무 짠해서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의료진들은 또 얼마나 고생하것나. 진짜 가만히 있어도 덥고 갑갑한데 그걸 입고 쓰고 있으니. 지금은 그래도 찬바람이 조금씩 불어 다행인데 그래도 한 낮에도 푹푹찌잖아.”

현정씨는 자신이 그나마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니 이런 일도 가능하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펜더믹 상태에 빠진 이때, 어려움이 뼛속까지 몰려왔어도 결코 골골거려서는 안된다고 봐 난. 어려울수록 엄마로 아내로 대한민국의 슈퍼우먼으로서 진가를 제대로 보여줘야지 않겠어?”

마스크는 필수!
마스크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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