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무법인 참솔’ 이강수 대표세무사(서산문화재단 비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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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무법인 참솔’ 이강수 대표세무사(서산문화재단 비상임감사)
  • 최미향 기자
  • 승인 2020.09.02 0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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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조금이나마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의사소통이 최우선 과제
세무법인 참솔’ 이강수 대표세무사(서산문화재단 비상임감사)
세무법인 참솔’ 이강수 대표세무사(서산문화재단 비상임감사)

학창시절 역사책을 펼쳐보면 조세제도에 대해 공분을 자아내는 관료들이 있는가 하면, 무거운 조세에 부담을 느껴 야반도주했다거나, 식솔들을 두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한 사람들 얘기를 들었다.

세법은 예나 지금이나 생활 속에 직접적인 영향을 자신과는 상당히 먼 이웃 나라 얘기인 듯 흘려버리는 예도 있다.

70년대 말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고교졸업 이후 대부분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 길에 나서던 시절에 당시 학비 등의 부담이 적은 국립세무대학이 설립되어 제1기로 입학하게 된 이강수 세무사.

이를 계기로 8341일 동대전 세무서에 초임발령 이후 세무공직자로서 대전지방국세청에 오래도록 근무하게 되었다

서산시대는 지난해 연말 예산세무서 당진지서장으로 37년의 공직 생활을 명예롭게 마치고 지난 1서산시 공림420’세무법인 참솔대표세무사로 새롭게 출발한 이강수 세무사를 만났다.        -편집자 주-

Q 늦었지만 개업을 축하한다. 당진지서장으로 퇴임하셨는데 어떻게 서산에서 세무사사무실을 오픈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우선 축하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 가지 세법에 관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가까우니까 언제든 차 한잔 먹자며 달려와 주시라. 항상 환영한다(웃음).

내 고향은 태안군 태안읍 인평리 1. 부친도 제가 태어나던 62년도까지 서산군청에 다니신 적이 있다. 그해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농사를 짓기 위해 퇴직을 했다.

옛날에는 공무원 월급이 아주 작아서 올망졸망한 자식들 뒷바라지하기에는 턱없이 적었던 시절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큰형님 또한 서산군청으로 초임 발령받아 서산과의 인연을 이어 나갔다. 나 또한 비록 태안에서 초··고를 나왔지만, 2007년 사무관으로 승진하여 서산세무서 총무과장으로 근무했던 곳으로, 서산은 정이 깊은 도시다.

당진에서 퇴직 이후 40년 가까이 살아온 대전에서 개업하려고 준비했었다. 하지만 우연히 세무법인 참솔 서산지사에 세무사가 비어있단 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마음을 바꾸어 고향인 서산에서 개업하게 됐다.

옛날부터 서산은 천수만과 가로림이 있어 풍요로운 농산물과 해산물 등으로 먹거리가 좋다 보니 인심이 후했다. 인생 2막인 세무사업을 서산에서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감회가 새롭다.

Q 정보가 굉장히 빨랐던 모양이다. 태안에서 세무대학을 갔다는 게 생소하다.

정보라기보다는 그 당시 시대적 환경이 그랬다.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9급 공무원으로 취직하거나 아니면 수도권으로 올라가 취업하던 시절이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봐야 대학등록금은 그림의 떡이었다. 더군다나 42녀 중 다섯째인 내가 어떻게 언감생심 4년제 대학을 갈 생각을 하겠나. 마침 국가에서 세무공무원을 양성·배출하는 2년째 대학이 처음 생겨 나에게는 대학진학이라는 꿈을 실현하게 해주었고 안정적으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공직자로서 진로를 스스로 결정한 일이고, 그 결정이 오늘 고향인 서산에서 세무사업을 하게 된 것으로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시대적 상황을 보자면, 취업이 잘 되는 농·공고가 아주 유명했다. 그것이 곧바로 지금의 대한민국 근간이 됐다고 본다. 물론 직업전문학교도 마찬가지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이 넘었더라. 일거리가 있어도, 실업자가 있어도 외국인이 일하는 사회가 바로 지금 대한민국이다.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8년 대전지방국세청을 떠나며 직원들과 함께
2018년 대전지방국세청을 떠나며 직원들과 함께

Q 세법이라는 것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 생활의 모든 부분을 다루고 있다. 처음 직장생활을 하면서 중압감으로 다가왔을 텐데 혹시 그렇지는 않았나?

83년도였는데 사회경험이 없다 보니 전반적인 인성교육이 덜된 상태에서 첫 직장에 발을 들여놨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초년생으로 원칙을 따지다 보니 어려운 영세상인들의 목소리가 잘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옛말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어중간하게 알고 가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차라리 백지는 쉽게 물이나 들지. 교육을 받으면서 선배들에게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대학에서 이론적 배경을 들었으니 그것을 바탕으로 오히려 빨리 적응이 됐던 것 같다.

지금도 초지일관 내 생각은 신규자라고 미리 많이 알고 들어오는 것 보다, 조금 모르더라도 최선을 다할 각오로 열심히 배우고, 봉사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성실하게, 봉사하는 자세로 어려운 납세자들의 목소리를 경청, 공감하고 세정을 지원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훨씬 중요하다.

국세청, 원유 유출사고 현장 기름제거작업 실시(사진출처 뉴시스)
국세청, 원유 유출사고 현장 기름제거작업 실시(사진출처 뉴시스)

Q 서산에 근무할 당시, 세무사님의 고향인 태안에서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다. 기름유출사고로 마치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는데 그 당시를 기억하나?

마침 내가 서산세무서 총무과장으로 재직할 때였다. 몹시 추웠던 2007127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 오염 사고가 만리포 10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이 말을 하기 전에 무한도전 태안 특집 도입부에 등장한 시였는데 박한솔 씨가 쓴 것으로 기억한다. 제목은 오징어가 그랬을까요?’라는 시인데 한번 들어봐라.

 

우리는 우리는/늘 푸른 바다만 보고 살았습니다/이제는 이제는/그 푸른 바다가 검게 변하였습니다

오징어가 먹물을 쏜 것일까요?/아니면 우리들의 검은 마음 때문에 그럴까요?

기다리겠습니다/노력하겠습니다/푸른 바다를 보는 그날까지

 

이 시를 듣는데 이 덩치에도 가슴이 먹먹하더라. 태안 바다는 다른 곳에 비해 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바다가 곧 삶의 터전이었다. 어떤 이들은 외지에서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식구들을 데리고 내려와 만리포 인근 섬 주변 바다에 자연산 전복과 해삼 양식을 하기 위해 빚까지 얻어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만큼 바다가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터였다.

당일 저녁 유류 사고를 언론으로 접하고 순간 현기증이 일어났다. 대전집에서 출발하여 다음날 사무실에 출근하니 지역은 아수라판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이틀 후 대전지방국세청에서 자원봉사단이 태안 학암포 현장으로 나온다고 하여 현장을 갔다. 기름파도가 일어 냄새가 코를 진동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 이후 국세청 자원봉사단과 다른 지방청 봉사단 등 16회에 걸쳐 방제복, 장비, 현장 식사, 간식, 자원봉사장 안내 등 여러 가지 힘 닫는 것들을 지원하고 수행했다. 닦아도 닦아도 끝없이 샘솟는 기름을 보면 주민들의 애타하는 얼굴이 오버랩되어 주체할 수 없이 마음 아팠다.

의항·만리포해수욕장과 황철리 해안 등을 수차례 다니다 보니 어릴 적에 터져보고 나이들어 다시 손등이 터지는 것을 경험했다. 상처가 깊어 몇 달씩 고생한 것이 문득 떠오른다. 악수할 일도 많았는데. 본의 아니게 가리느라 한참 애를 먹었다.

2020년 9월 1일 37년간 근무 유공에 대한 홍조근정훈장 수상
예산세무서 당진지서장으로 37년의 공직 생활을 명예롭게 마치는 날

Q 국세청에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은 일들이 상당할 것으로 안다. 그중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라던가 이로 인해 생명의 위협은 없었나?

20여 년간 주로 대전청에서 감사·조사분야 등에서 오래 근무했다. ‘세무조사는 성실하게 신고하도록 유도하는 일말의 과정들이면서 동시에 성실신고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부동산투기조사, 가짜 휴발유 유통업자, 고소득 자영업자, 대기업 대재산가 조사 집행 및 조사기획을 했었다.

고의적·지능적 탈세 행위에 대하여 엄단하도록 노력하였고, 지역별로 고른 세무조사 대상선정으로 성실신고 풍토 조성을 위해 균형있는 선정을 해왔다. 그 이면에는 모범납세자에 대해 포상대상자로 선정하여 선진납세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었다.

세무조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우선 대전 둔산지구 투기행위 단속, 기획부동산에 대한 투기행위 차단, 수천억 원대 가짜 휘발유 제조 및 유통업자 단속, 지능적 역외탈세자 수천억 원 추징, 차명계좌에 돈 은닉 등이다.

지금은 세월이 흐르다 보니 성실풍토 문화가 상당히 안정화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무담당자들은 마땅히 지켜야 할 의무에 대해 지켜지지 않는 것들에 대한 고뇌는 늘 지속되고 있다.

‘국세청장배’ 2019년 축구대회에서 대회장을 맡을 당시
‘국세청장배’ 2019년 축구대회에서 대회장을 맡을 당시

Q 서산문화재단 초대 비상임감사에 위촉됐다. 축하하며 본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말해달라

먼저 비상임감사 위촉되어 기쁘고, 이런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들과 서산시장님께 감사드린다. 그렇지만 비전공분야 업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맡게 되어 다소 부담스럽고 두려운 마음도 든다.

칸트는 행복이란 몰입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문화부문은 잘 모르지만 나 자신, 나아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일이 바로 문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 최우선으로 할 일은 뭐니 뭐니 해도 소통이라고 본다. 조규선 대표이사님과 비상임 이사, 시청 관계자 등과 서로 소통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배우고, 봉사하는 자세로 겸허히 감사직을 수행하겠다.

국세청에 근무할 당시 소통창구로 축구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직원들의 고충을 듣기도 했다. 나아가 ‘2019 국세청장배축구대회에서 대회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이끌었다.

한의학에서는 소통의 중요성을 8글자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에 담았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의사소통이 잘 되면 모든 일이 잘된다는 말처럼, 많은 계층의 의견을 청취하고 취합하여 하나의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의사소통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2020년 9월 1일 37년간 근무 유공에 대한 홍조근정훈장 수상
2020년 9월 1일 37년간 근무 유공에 대한 홍조근정훈장 수상

Q 마지막 질문이다. 어느 단체든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예산 절차에 맞게 적정한 지출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여기에 대해 비상임감사로서 한마디 부탁한다.

아직 재단 설립이 완료되지 않아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을 수는 없다. 감사라는 것이 종전에는 잘못을 지적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면, 이제는 일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본다.

먼저 현황에 대한 문제점 파악이 우선이다. 그래야 문제점을 개선하여 향후 더 좋은 성과를 내지 않을까.

일 잘하는 공무원, 우수예술인, 행사(축제) 분야를 발굴하여 표창하여서 일 잘할 수 있게 동기를 유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예산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출이 적정하게 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 과정에서 야기되는 문제점 파악 및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이 있는지, 다음 행사 시 오늘보다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뭔지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많은 것들을 고민하며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서산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기자님께서도 종종 시간이 나면 좋은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다.

 

글을 마치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되었다. 이로인해 문화행사도 줄줄이 닫히고 연기되고 취소되고.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이번 사태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화가 꽃피워져야 한다는 것을.

문화생활이 비록 녹록지 않은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모두들 힘내서 이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했으면 좋겠다. 훗날 행복한 마음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할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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