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22

6살 다은이와 3살 다연이
6살 다은이는 동생 다연이를 유난히 챙긴다.

다은이가 유치원에 처음으로 등원하던 날, 동시에 다연이도 어린이집에 등원하여 적응을 시작했다. 다연이가 적응 기간 중 가장 힘들어 한 것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아닌, 언니와의 이별이었다. 다은이는 유치원 차량을 이용했는데 언니가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다연이는 언니를 외치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다연이를 달래기 위해 한참을 안아주고 놀이터에서 놀아주기를 반복해야 했다. 한 달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야 다연이는 언니와의 이별을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유치원 하원 후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뛰어다니며 놀기 바쁜 다은이와는 달리, 다연이는 놀이터에서 보내는 1시간을 힘겨워했다. 언니와 같이 놀고 싶은데, 정작 언니는 친구들과 노느라 뛰어다니기 바쁘니... 종종 걸음으로 언니를 따라 다니며 찾았다 놓치기를 반복하던 다연이. 그때 다연이의 심정은 연인을 짝사랑하는 그것이었을까.

둘은 누구보다 쿵짝이 잘 맞다가도 순식간에 하나를 가지고 다투기 일쑤다.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사이좋게 지내는데 그건 주로 다은이의 역량에 달려 있다. 한 명이 잘못을 해 혼이 날 때면 나머지 하나가 꼭 안아 보듬어 주는 기특한 자매.

다연이의 고집이 점점 늘어갈 때의 일이다. 언니 유치원 차량 시간에 맞추려면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말에도 다연이는 옷을 갈아입지 않고 이도 닦지 않은 채 식탁의자에 앉아 고집을 피우고 있었다. 설득과 회유와 꾸중에도 반응하지 않아 다연이를 집에 두고 얼른 나갔다 오려는데, 현관 중문을 열자 그제야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같이 가겠다고 나섰다.

같이 갈 거면 엄마가 말 할 때 들어야지. 시간 없는데 왜 이렇게 엄마 말을 안 들어?” 다연이를 안으러 뛰어가면서 내가 말했다.

내가 그렇게 하지 말랬지?” 다은이가 나를 거들며 하는 말인 줄 알았다.

다연아 언니도 그렇게 하지 말라잖아. 이러면 엄마 힘들어그런데 별안간 다은이가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 아닌가?

엄마 내가 다연이 혼내지 말랬지!” 다은이가 내 편을 든다고 착각했다는 사실에 머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생을 챙기는 모습이 의젓하고 사랑스러웠다.

서로를 그리원하는 자매
서로를 그리워하는 자매

방학을 앞두고는 다은이가 눈이 따갑다고 했다. 안과에 가려고 아침에 다연이를 먼저 어린이집에 등원시켰다. 평소에 차량으로 일찍 등원하던 언니가 그 날은 함께 있어서인지 다연이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으려 했고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다연이는 교실에 들어가면서 울음을 그쳤는데 문제는 다은이였다. 다연이가 우는 모습을 보고 울음이 터진 다은이는 다연이 보고 싶어라며 한참을 울다가 겨우 울음을 그쳤다.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방학 때도 엄마와 단 둘이 있으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다연이가 보고 싶다며 영화를 보다 말고 엉엉 울음을 터뜨린 다은이다. 동생 돌보느라 힘들지만 다연이랑 같이 있는 게 더 좋다는 언니 다은이. 본인이 좋아하는 곳에 데려가도 나는 다연이랑 같이 오는 게 더 좋아를 강조하던 언니 다은이.

있잖아 다은아, 다연아. 아무리 봐도 너희는 정말 운명이야.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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