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굶주린 사자가 영양을 덮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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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굶주린 사자가 영양을 덮치다
  • 서산시대
  • 승인 2020.08.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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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화가 ‘앙리 루소’는 일요일엔 그림을 그리라는데...

민지쌤의 미술 읽기-⑩
앙리루소, 굶주린 사자가 영양을 덮치다, 캔버스에 유채, 201.5x301.5cm, 바이엘러재단, 스위스 바젤
굶주린 사자가 영양을 덮치다/앙리 루소/캔버스에 유채, 201.5x301.5cm, 바이엘러재단, 스위스 바젤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튜브 물감의 발견으로 야외에서 풍경을 직접 보고 관찰하여 그림을 그렸다. 화가가 그린 자연의 빛을 담은 아름다운 풍경은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그렇다면 화가는 풍경을 눈으로 보아야만 그림을 그릴까? 보지 않고 상상해서 그릴 순 없을까?

하지만 19세기 프랑스의 앙리 루소는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음에도 눈으로 직접 보지않은 환상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렸다. 이 그림은 결국 초현실주의 전조가 된 그림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었다.

앙리 루소(Henry Roussau,1844~1910)는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파리에서 세관원으로 일하며 통행료 징수업무를 맡았다. 그는 일요일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특별히 정규 미술교육과정을 배우지 않은 그는 188440세에 미술관 박물관에 들어가 그림을 모사할 수 있는 허가증을 받고 그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885, 41세가 되던 해 작업실을 마련하고 매해 앙데 팡당전에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전업화가가 되기 위해 22년간 일했던 세관에서 49세의 나이로 은퇴한다.

당시 화가들은 이국적인 풍경을 그리는 것이 유행이었다. 피카소와 마티스는 아프리카, 고갱은 타히티, 고흐는 일본 등 자신의 재능을 뽐내려 그림을 그렸고, 이에 질세라 루소 또한 정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말 정글은 저렇게 생긴 걸까? 물론 그럴리 없다. 그의 정글은 작가가 상상한 풍경이었다. 사실 루소는 정글이고 뭐고 프랑스 밖 어디에도 나가 본 적이 없었다. 루소는 파리 만국박람회 때 동물학 갤러리(Zoology Galleries)에서 박제된 야생 동물을 본 것을 계기로 식물원 데 플랑트에 자주 가서 이국적인 모습을 스케치하여 작품에 차용하기 시작했다.

화가의 상상력으로 만든 정글 그림은 환상적이고 원시적이며 어린아이가 바라보는 것 같은 순수한 느낌을 준다. 굶주린 사자가 영양을 잡아먹고 있는 그림은 정글을 무대로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은, 마치 연극의 한 장면 같았다.

이 방법은 인물화를 그릴때 풍경-초상을 즐겨 그리는 것으로, 작품의 배경이 되는 풍경인물의 배경이 되는 정보를 담겨 있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굶주린 사자가 영양을 덮치다를 자세히 보면, 정글 그림의 풍경-초상에서도 이 공식을 적용한 것 같다. 빼곡이 그린 이국적 식물의 강렬한 초록색 색감과 붉은 태양은 그가 가보지 않은 정글을 그려 넣었다.

실제 사자는 아프리카의 드넓은 초원에서 사냥을 하지만 그림 가운데 배치된 사자와 영양은 마치 이곳이 정글이오라며 그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루소의 정글 그림은 어딘가 모르게 신비스러움이 묻어있다. 전혀 가 보지 않은 풍경을 현실과 조합하여, 마치 실제 있는 것처럼 그렸기 때문이다. 화가는 직접 가 보지 않아도 얼마든지 이미지를 조합해서 상상의 공간을 그려낼 수 있다. 아마 그것은 우주를 가 본 적 없는 아이에게 몇 개의 행성사진과 우주선을 보여주며 과학상상화를 그려 보라고 했을 때 그려 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루소의 그림은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 공상, 환상을 그리는 초현실주의의 전조라고 한다.

앙리루소는 제롬, 클레망과 같은 위대하고 부유한 화가가 되고 싶은 야심을 갖고 있었다. 그의 그림은 피카소 외 여러 사람들이 구입하기 시작했다. 또한 전통 교육체계에 질린 지식인과 예술가 아폴리네르, 레제 등이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칸딘스키도 단순화된 그의 그림을 추상과 함께 현대미술을 이끄는 두 축이라고 평가했다.

1910, 66세의 나이로 조용히 눈감은 그는 일요일의 화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의 독특한 그림양식은 어느 사조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세관원으로 일요일의 휴식으로 시작되었던 그의 그림은 정규 그림 교육을 받지 않아서 소박파(素朴派), 나이브 아트(naive art)로 불리기도 하였다.

필자는 오늘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당신의 삶에서 일요일이라는 휴식이 주어진다면 당장, 일요일에 그림을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앙리 루소가 일요일마다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 말이다.

만약 당신이 일요일에 그림을 그린다면 당신의 삶의 기쁨이 두 배가 될 것이라 필자는 확신한다. 그리고 이 기쁨이 생의 기운이 되어 더 멋지고 희망적인 세상을 보내게 될것이라고...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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