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금 작가,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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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금 작가,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 출간
  • 김영선 기자
  • 승인 2020.08.12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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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미소’ 드리운 서산인물기행집은 보통사람들의 삶의 서사시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 표지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 표지

“매료된다고 하지요.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홀리게 하는 거요. 저는 서산이라는 곳에 매료된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서산의 자연과 문화, 역사의 흔적들이 마냥 좋았고, 그러면서 서산의 사람들에게 푹 빠져들었어요. 처음에는 무뚝뚝한 듯해도 은근히 정겹고 소박하면서 소탈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귀 기울여 들으며 기록했어요. 그게 자그마치 10년 세월이니 이렇게 두툼한 책으로 엮을 수 있었어요.”

배영금 작가는 이번에 출간한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에 대해 그렇게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지난 7월 30일 배영금 작가의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 출판기념회가 책 속의 주인공 뿐 아니라 지역문화와 예술계 인사들, 서산이 시민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펼쳐졌다.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는 배 작가가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만나온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 중 백 개를 추려 ‘서산인물기행집’으로 엮은 역작이다.

책 속에 담긴 백 명의 주인공들은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다. 분식집을 하는 부부부터 세탁소 주인, 호떡 장사하는 사람까지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다.

신분이 높은 분도 없고, 서산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도 없다. 평범하다 못해 소박하기까지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편안하다. 비 오는 날 장사를 공친 노인이 막걸리 한 병과 김치 한 접시 앞에 놓고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털털하고 정겹다. 장사하는 이야기, 자식 이야기, 시집 와서 고생한 이야기, 농사 이야기 등 모두가 다 평범한 삶의 이야기들로 꽉 차있다.

하지만 글을 읽다보면 이토록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에 놀랍다.

낡고 허름한 전파사집 할아버지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전자제품 수리의 역사를 함께 해왔고, 해미향교 밑 절구집 주인은 전국의 산과 들, 계곡과 바닷가, 숲길, 마을길의 흔하디흔한 돌들을 주워와 쌓으며 돌의 왕국을 만들었다.

60년 만에 ‘핵교’에 간 김복환 할아버지는 중학교 2학년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되어 수학문제를 풀고 영어 문장을 외운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에 일어나 폐지를 줍는 한 여자 분은 폐지 판돈을 고스란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는 ‘폐지천사’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반갑지 않은 사람이 없다. 손금이 없어지도록 수십 년 동안 호떡을 구워온 집은 우리의 오랜 단골이고, 우리 지역 최초의 동물복지 농장으로 인증을 받은 농장은 마트에서 장 볼 때 가장 먼저 장바구니를 채우는 건강한 계란의 주인공이다.

아름다운 의무를 다하는 지킴이 인생들,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사는 주인공들,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귀한 길, 인생 2막을 씩씩하게 살아가는 청춘들, 예술이 흐르는 삶을 부둥켜안은 예술인들, 서산의 명소를 지키는 명인들,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보통사람들, 빛나는 사명을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 무르익은 인생을 글로 꽃피우는 시인들, 우직하게 맛을 지켜가는 인생들, 나만의 철학으로 농장을 지켜가는 농부들, 쇠를 두드리고 나무를 깎으며 장인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토록 소중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400쪽이 넘는 두툼한 책을 꽉 채운다.

“백제의 미소를 볼 수 있다기에 서산의 용현리 마애삼존상을 자주 찾아갔어요. 근엄한 표정의 불상이 아닌, 자애롭고 친근하며 푸근하고 순박한 미소의 불상들이 맞아주었지요. 햇빛에 따라 달라지는 백제의 미소는 제가 서산에서 만난 이웃들의 미소와 닮아 있었어요. 처음에는 웃을 듯 말 듯 한 미소였다가 말문이 터지면서 입 꼬리가 올라가고, 이야기가 무르익으면 온 얼굴로 벙긋벙긋 웃어주던 그 미소가 그대로 들어 있었지요. 천 년을 이어온 백제의 미소가 햇살과 바람을 타고 흘러 서산 사람들의 삶과 미소 속에 그대로 녹아든 거죠.”

서산 사람들의 삶을 담은 인물기행집 제목이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가 된 배경이다.

배영금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 책이 담은 서산 사람들의 이야기는 바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는 서산 사람들의 역사고 서산의 문화이며 서산의 이야기라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기록되고 남겨지며 전해질 가치가 충분한 콘텐츠라고 말한다.

배영금 작가의 특별한 서산 사랑을 담은 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남편을 따라 서산으로 이사와 12년을 사는 동안 서산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취재한 서산 백배 즐기기 감성기행집 ‘서산, 마중물로 만나다’를 2012년에 발간한 데 이어 서산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백 명의 인물기행집 ‘서산, 백제의 미소를 만나다’를 이번에 냈다. 서산시로부터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세상에 나온 책이라 그 의미가 더 깊다.

그녀는 2011년 수필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와 서산 방선암시우회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신문에서 10여 년간 취재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 서산문화원에서 발행하는 ‘스산의 숨결’ 편집주간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배영금 작가는 서산의 문화와 배경으로 스토리텔링 작업이나 에세이 향토지를 쓰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지속적으로 서산의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그녀의 소망이다.

배영금 작가
배영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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