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웅 편집국장
박두웅 편집국장

코로나 펜데믹(pandemic,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 상황은 우리에게서 많은 것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세계화는 더 이상 국가나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가 아니다. 저임금 국가를 이용한 생산방식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각국이 입국 제한 등 대규모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물자 수급 부족이라는 큰 위기를 맞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인류의 무모한 개발과 환경 파괴에 경종을 울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온라인 구매 급증 원격교육과 재택근무의 확산 원격의료의 등장 화상면접을 통한 기업의 신규 채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언택트(비접촉·비대면) 문화가 확산됐다. 언택트는 부정 접두사인 '(Un)'과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로, 비대면·비접촉 방식을 가리키는 콩글리시 표현이다.

사람들이 외출을 피하고 대부분 집안에서만 생활하면서, 실내에서 각종 경제 활동을 즐기는 것을 뜻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 시장이 급부상했다. 홈코노미는 집이 단순히 주거공간을 넘어 휴식·문화·레저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집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집에서 할 수 있는 요리나 살림·취미활동, 홈트레닝 등이 집콕 생활을 견뎌내는 하나의 문화로 탄생했는데, SNS 등을 중심으로 확산된 달고나 커피수플레 오믈렛등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는 대표적 사례다.

여기서 필자는 변화의 수용력 결핍으로 인한 여러 사회문제중 노인복지의 심각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중앙대학교 김병중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일보(2020.04.06.)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는 왜 노인층에 더 위험한가라는 질문에 정보 접근성이 뛰어난 청년층은 온라인 상 생필품 구매, 교류 등이 가능해 자택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노년층은 자녀들이나 주변 지인의 도움 없이는 생필품 조달이 어렵다. 인간관계 역시 온라인보다는 노인복지관이나 노인대학 등 오프라인에서 주로 이뤄지는데, 코로나19 사회에서는 사실상 단절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자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선진사회복지사회연구회와 김상훈 의원이 공동 주최한 코로나사태의 지역보건과 커뮤니티 케어의 역할과 전망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제주 고령사회연구센터 공선희 전문연구위원은 제주지역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서 64.2%의 노인이 일상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 변화로는 경제적 변화로 경제활동 중단 및 소득감소, 외출제한으로 정서적 외로움, 경로당이나 복지관 이용이 어려워 불편함, 막연한 불안감 등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사회적 관계지수(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 수)OECD 국가 중 최하위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위기에 빠진 사람을 제때 치료하지 못한다면 위험도는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해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 않다. 독거노인, 소외된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약한 자나, 밥을 굶는 학생 등 취약계층에게는 지옥문이 열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최근 혹서기 쉼터로 경로당의 문은 열어도 되나 취사행위는 하지 말라는 지침이 각 경로당에 내려졌다. 하지만 몇 군데 경로당을 방문해보니 과연 현실성이 있는 지침인지, 고육지책치고는 참 안쓰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9월 쌀쌀한 가을이 시작되면 각종 호흡기 질환이 유행한다. 이에 앞서 시급하게 취약계층을 위한 새로운 복지전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급한대로 경로당, 복지관 등 공공시설의 새로운 운영 방안과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노인들이 어느 장소에 있든지 서비스를 제공받음에 있어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는 방안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최연숙 당진시의원은 지난 24일 당진시의회 제7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르신 삶의 질 향상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코로나19 국내 발생 시점부터 전국의 노인 복지관과 경로당은 바이러스 고위험군인 고령층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집단감염을 피하기 위해 잠정 휴관에 들어갔고, 기저질환이 있는 노약자분들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우려가 많기 때문에 가장 빠르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조건 단절과 격리였다고 언급했다.

최 의원은 이어 바이러스가 일상이 된 현 상황에 국가적으로 어르신들의 사회적 관계를 모두 단절하는 방식으로 감염병 재난을 컨트롤했다면, 동시에 단절 이후의 삶에 대한 대책 역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비대면이 일상인 언택트시대에 디지털 취약층의 삶에서 더욱 두드러질 코로나 블루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현실에서 지금 우리사회가 어르신들의 삶을 어떻게 보듬고 챙길 것인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집행부에 관계 부서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와 특별기구, 정책추진 비대면 시대를 대비한 어르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계획 수립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관해 공론화하고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한 고령친화도시 조례제정 등을 제안했다.

최 의원의 발언은 시의적절하면서도 시 행정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분명하게 밝혔다. 이는 당진시뿐만 아니라 서산시에게도 적용되는 발언이다. 보다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는 서산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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