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비법-36

장하영 장기 프로
장하영 장기 프로

필자는 기물 중 상(象)을 아낀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기물 가치는 차, 포, 마가 더 높으니 기꺼이 상을 희생하여 차, 포, 마를 잡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대부분의 대국자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상을 아낄까?

초반부터 쉽게 교환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뜻이다. 상은 고작 3점 기물에 불과하여 기본적으로 상대 졸 두 개를 잡고 희생하면 약간 이득이다. 그러나 위치와 작전 반경을 고려하면 고작 1점 정도의 기물일 수도 있고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단순히 3점으로 단정할 수는 없겠고 상황에 따라 1~7점 정도의 가치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특히 후반에 가면 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사람으로 치자면 아직 성장하기 전 아이라 할 수 있다. 초반에는 행마가 제한적이나 후반에는 마, 포 정도의 가치로 성장할 수 있다.

이렇게 가능성이 높은 상을 초반부터 쉽게 교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비록 초반이라도 과감히 상을 없애는 경우가 좋을 수 있다. 주로 어떠할 때가 그럴까?

상과 상의 합세 작전은 어떨까? 즉, 상끼리 협력하여 공격하는 방법이 있다. 최전선의 상대 졸을 공략하는 데 쓰이며 상용적인 수법이 있다. 특히, 대국 초반에는 조심해야 할 경우가 많다. 몇 가지 경우만 소개하도록 하겠다.

 

<장면도-1>을 보자. 중급자 간의 대국에서 발췌하였다.

<장면도-1>

 

전형적인 양상(兩象) 합세 작전이다. 특히 대국 초반에서 자주 나타난다. 현실적으로 상은 둔한 기물이라 상(象) 끼리 합세 작전 자체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국 초반 특히 안상 차림을 하였을 때 하나의 상은 중앙으로 진출하고 또 하나의 상은 변으로 진출하여 동일한 상을 동시에 노리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공격하여도 상대 진영에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금 같은 경우 15의 차가 나와 있기 때문에 이 차를 이용하여 우진 병을 간접적으로 보호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초 입장에서는 적어도 상대 진영 기물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따라서 지금 같은 상의 합세 작전은 실제로 상대 기물을 노려 이득을 취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상대의 모양을 좋지 않게 만들기 위해 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장면도-2>를 보자. 역시 중급자 대국에서 발췌하였다.

<장면도-2>

 

역시 안상 차림(마상상마)이다. 초 진영은 상이 일단 중앙으로 진출하였다. 보통이라면 상은 한의 병(兵)을 취하고 희생될 수는 없겠다. 그러나 상으로 일단 병 하나를 취하고 희생된 다음 다시 70 위치 맨 밑에 있었던 상이 진출하여 다시 그 하나의 병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96에 초의 차가 있어서 이후는 차와 상이 합세하여 한의 최전선 진영을 무너뜨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초 진영에서 차가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는 일단 상 하나를 상대 병과 교환하여 희생한 후 그 뒤 차와 상의 합세 작전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수법은 중급자 이상의 대국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온다.

 

<장면도-3>를 보자. 역시 중급자 간의 대국에서 발췌하였다.

<장면도-3>

 

조금 복잡하다. 이 역시 중급자 대국에서 자주 나오는 상황이다. 동일한 모양은 나오지 않으니 전반적인 원리만 이해하기 바란다. 초는 귀마형 포진으로 양상(兩象)이 모두 최전선에 진출한 상황이다. 이때 47에 있는 귀마 위상을 이용하여 64 한병(漢兵)을 잡았다. 이 상은 다시 74의 한병에 의해 희생될 것이다. 그러나 57에 있던 상은 길이 열렸다. 25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5로 가면 한의 42에 있는 마와 53에 있는 포 두 가지를 동시에 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면 초는 양상을 잃게 되지만 병 하나와 마와 포 중 하나를 잡게 되므로 초진영이 이득을 보았다고 할 수 있겠다. 상 하나를 희생한 후 다른 상 길을 열어 다른 이득을 취하는 방법이 있으니 익혀두도록 하자.

 

★정리★

양상(兩象) 합세 작전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지만 대국 초반 상대 최전선에 있는 졸을 공략함으로써 이득을 취하는 방법이 있다. 원리는 2가지 정도만 익혀두면 되고 세부적인 내용은 상황에 따라 적용하면 된다.

 

 

※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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