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마디

부춘동 이도연 (아동청소년 사회복지학 박사)
부춘동 이도연 (아동청소년 사회복지학 박사)

이번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나는 5살 남아를 키우는 엄마며, 또한 이번 사건이 일어난 어린이집에 지난 3년간 내 아이를 맡겼다. 그런데 그곳에서 교사가 네 살배기 원아 전체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에서는 CCTV 영상을 차마 공개할 수 없다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였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일까.

피해 원아 부모님은 아이를 내동댕이치고 머리를 잡아당기고, 그렇게 심하게 얼굴을 닦아가면서 애가 뒤로 넘어가게 머리부터 박게 만들고. 심지어는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것도 모자라 토한 음식까지 도로 먹였다는 말을 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아니 믿고 싶지도 않은 일이다. 맘카페와 밴드에서는 종일 난리가 났다. 그것도 4살 아이에게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문득 지난 3년간 내 아이가 했던 행동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두 돌이 되면서 문제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다. 집과 가깝고, 더구나 어린이집 옆에는 부춘산이 있다는 이유로 그곳을 선택했다. 나는 아침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등원을 시켰다.

그런데 아이는 등원하면서부터 울기 시작했다. 일주일, 한 달, 1, 23, 그러나 아이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결국 내 아이는 졸업 전까지 날마다 안가겠다며 눈물 바람을 날렸고, 나는 아이 때문에 숯검댕이 가슴이 되어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왜 그럴까 몹시 궁금하여 아이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이 아이에게서 나타나고 있었다.

한번은 집으로 온 아이가 내게 혓바닥을 내밀어보라고 하더니 손으로 턱을 치는 행동과 함께 손톱으로 혀를 탁 튕기는 것이었다. 너무 놀라 왜 이렇게 했어? 누가 그랬어?”라고 물으니 침 뱉을 때 선생님이 이렇게 했어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을 했다.

물론 나는 어린이집으로 달려가 조심해 달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서도 내 아이는 여전히 졸업할 때까지 어린이집 가는 것을 극구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 다니는 죄로 나는 당장 아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 또한 자신이 없었다.

드디어 5살이 되면서 아이는 문제의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다시 바로 옆 서광유치원의 문을 두드렸다. 뜻밖에도 아이는 첫날부터 그렇게 가기 싫어했던 어린이집과는 달리 아주 즐겁게 유치원을 다녔고, 그리고 지금까지 아주 즐거운 생활을 그곳에서 하고 있다.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내 아이도 당시 학대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조금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상상만으로도 치가 떨린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는 아동학대지구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떨린다.

아동학대는 어른들의 책임이다. 더 이상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사회의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아동학대 건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두 번 다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심판과 철저한 보호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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