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작고 귀여운 내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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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작고 귀여운 내 친구들아
  • 최미향 기자
  • 승인 2020.07.17 0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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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18
6살 때 방글이와 함께
6살 때 방글이와 함께

사람을 좋아하던 작고 귀여운 강아지 방글이, 방글방글 잘 웃는다고 붙여준 이름 방글이’. 졸랑졸랑 마당을 뛰어다니다가도 이름을 부르면 곧장 달려와 내 품에 쏙 안기던 복슬복슬 예쁜 강아지. 그런 방글이가 쥐약을 먹고 죽었다는 말이 거짓말 같았다. 믿기 힘들어 재차 확인한 질문에도 엄마의 대답은 한결같았고, 결국 어린 나는 눈물을 쏟아 내고야 말았다. 쥐약이 흔하던 시골이었다. 내가 특별한 애정을 쏟아부은 동물은 방글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다.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매해 여름방학마다 곤충채집이 방학숙제로 주어졌다. 산과 들과 강이 있던 내 고향에서는 여러 곤충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나는 숙제를 한답시고 수많은 곤충들을 채집했다. 최근에는 쉽게 볼 수 없는 물잠자리, 실잠자리, 여치, 귀뚜라미, 땅강아지까지 나도 모르게 귀한 생명들을 함부로 다룬 것이 후회된다.

이런 나에게 동물과 곤충, 아니 살아 움직이는 작은 것들이라면 사랑해 마지않는 딸이 있다. 특히 개를 좋아해 강아지 인형만 5개를 가진 다은이가 그 주인공이다. 길에서 모르는 개를 만나도 서슴없이 다가가 만지는 다은이를 보고 산책을 인솔하던 어린이집 선생님이 깜짝 놀라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친정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 ‘아롱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다은이
친정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 ‘아롱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다은이

#하나

친정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 아롱이는 다은이가 외갓집에 가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목욕을 시키지 않아 털도 지저분하고 냄새도 많이 나건만, 눈치 볼 필요 없이 살아 움직이는 개를 마음껏 안고 쓰다듬을 수 있어 그 마저도 좋다는 다은이. 더러워진 옷과 냄새를 없애는 것은 오롯이 엄마의 몫. 자신의 과자마저 다 내어주고 나중에는 마당에 있는 풀까지 뜯어 먹이는 다은이를 과연 누가 말리랴!

상추 속에서 달팽이를 발견하고 키우게 된 다은이
상추 속에서 달팽이를 발견하고 키우게 된 다은이

#둘

지난 5월 텃밭에서 따 온 상추 속에서 연체동물인 달팽이를 한 마리 발견했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는 다은이를 위해 달팽이를 키워보기로 결심했다. 아이는 대박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실은 아랫집에 사는 강아지의 이름이 대박이다.

지나가다 두세 번 안아본 적 있던 대박이와 같은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고 했다. 다은이는 아침마다 달팽이 대박이를 살펴보면서 생김새며 야채 먹는 모습, 움직이는 모습, 똥을 관찰하고 가끔 손 위에 올려 촉감과 움직임을 느껴보기도 했다.

야채를 매일 바꿔주고 물도 주고 똥도 치워주며 잘 보살폈는데, 어느 날 달팽이가 움직임을 멈췄다. 처음에는 달팽이가 껍질 속에 들어가 쉬는 줄 알았다. 다은이도 대박이가 잔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달팽이의 죽음을 인지한 나는 아이가 충격을 받을까봐 걱정되어 조심스럽게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다은이는 명랑한 말투로 숲에 놓아주면 다시 살아 날거야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한 번 죽으면 다시는 살아날 수 없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다은이는 이제 달팽이는 숲에서만 만나야겠다고 시무룩하게 말했다.

공벌레를 잡아서 손 위에 올려놓고 관찰하는 다은이
공벌레를 잡아서 손 위에 올려놓고 관찰하는 다은이

#셋

비가 온 뒤나 습한 날에 유독 많이 보이는 공벌레. 건드리면 공처럼 동그랗게 몸을 마는 공 벌레가 신기해 어릴 적 나뭇가지로 톡톡 건드려 본 적이 있다. 발이 많이 달린 벌레가 징그러워 만지지는 않았는데 우리 다은이는 그런 거부감이 없다.

아이는 과감히 공벌레를 잡아서 손 위에 올려놓고 관찰한다. 심지어 손 위에서 움직이는 공벌레를 느끼며 간지럽다고 깔깔댄다. 그런 다은이를 징그럽다고 말려보지만 아이는 꿈쩍도 않는다.

시골에서 청개구리를 발견했을 때도 동생 다연이는 무서워서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았다.
시골에서 청개구리를 발견했을 때도 동생 다연이는 무서워서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았다.

#넷

시골에서 청개구리를 발견했을 때도 동생 다연이는 무서워서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는 반면, 다은이는 개구리를 만져보려고 했다. 촉촉하고 부드럽고 차가운 개구리의 촉감을 나도 경험으로 아는지라 다은이에게 만져보라고 했다. 아이는 서슴없이 개구리를 잡아 손위에 올렸다.

그 후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을 때였다. 한 남자아이가 캠핑장에서 잡은 거라며 큰 통에 참개구리 한 마리를 넣어서 가져왔다. 미끄럼틀 위에서 놀고 있던 다은이는 어떻게 알았는지 빛의 속도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그 곳으로 직진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 같았던 다은이는 아이들 틈을 뚫고 당당히 앞자리를 차지해 개구리를 관찰하고 만져 보았다.

이렇게 보고 만지고 느끼는 과정에서 다은이의 경험치가 차곡차곡 쌓여 가기를, 인간은 사소하고 작은 생명들과도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스스로 깨달아 가기를 바래본다.

보고 만지고 느끼는 과정에서 다은이의 경험치가 차곡차곡 쌓여 가기를...
보고 만지고 느끼는 과정에서 다은이의 경험치가 차곡차곡 쌓여 가기를...

사랑하는 딸들아, 시골에서 자란 엄마답게 땅 위의 많은 것들을 차차 소개시켜 줄게. 너희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에서 모두가 하나되어 행복하게 살자.

그럼 오늘도 안녕!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작고 귀여운 딸들아.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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