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 쌤의 미술 읽기-⑥

마네/ 풀밭위의 점심식사/ 캔버스에 유채/ 208 x 264.5 cm /오르셰 미술관
마네/ 풀밭위의 점심식사/ 캔버스에 유채/ 208 x 264.5 cm /오르셰 미술관

어머! 도대체 벌건 대낮에 저 여자는 왜 옷을 벗고 있는 거야?’

1863515, 1회 파리 낙선전에 출품되어 공개된 이 그림은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라는 그림이다.

마네는 원래 <목욕>이라는 제목으로 살롱전에 출품했다가 전문 미술가들에게 혹평을 당하고 낙선을 하고 만다. 당시 집권했던 나폴레옹은 낙선작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을 알고 전시하라고 했는데,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이 그림은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끈다.

당시 화가들은 여성의 누드를 그릴땐 마치 신성한 존재의 여신처럼 이상화된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마네는 접힌 살갗에 근육을 갖진, 영락없는 매춘녀가 아름답지 않은 몸매로 앉아 있는 듯한 그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파리 미술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에두아네르 마네는 파리출생으로 인상주의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는 법관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한 시절을 보냈는데 그의 아버지는 그가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했다. 그래서 그는 남아메리카의 선원 견습생으로 떠났다가 역사화가인 쿠튀르의 아뜰리에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그는 루브르에서 고전회화를 연구하며 자유연구를 하게 된다. 그의 또 다른 알려진 작품으로는 1865년 살롱 입선작 올랭피아(Olympia)’, ‘피리부는 소년등이 있다.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는 자연속에서 부르주아처럼 보이는 두 남자와 나체로 앉아 있는 여인을 함께 그려낸 작품이다. 잘 차려 입은 남성들 사이에 벌거벗은 여자. 대담한 발상과 시도에 기존 당대 미술가들은 그를 혹평했다.

하지만 이 그림은 사실 르네상스시대 조르조네(Giorgione)전원의 합주(1509)’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의 구도는 이탈리아 화가 마르칸토니오 라이온디(1480~1527)파리스의 심판(1514)’에서 일부분을 그대로 따온 것이었다.

그는 살롱전에 몇 번 출품을 했으나 벨라스케스를 흉내 낸다는 비난을 받자 의도적으로 모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통적 화법을 강요하는 화가들을 조롱하고 그들의 권위에 도전하듯 실제 대상을 넣어 그림을 그리게 된다.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 더욱더 도발적으로 보이는 나체의 여인은 빅토린 모넹이라는 실제 존재했던 여성 모델로 그녀의 직업은 매춘부였다. 그리고 가운데 인물로 마네의 처남, 오른쪽 남자는 동생을 그려 넣는다.

누드의여인과 잘 갖춰 입은 남성의 옷차림의 대조는 당대 부르주아 남성들의 위선적 태도를 비판하고자 한 것일까? 훗날 이 그림은 수많은 화가들의 패러디 작품이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빛의 해석 또한 새로웠다. 멀리서 나오는 빛은 어두운 숲과 대비되고 인물들은 삼각형 구도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림의 뒤쪽에서 옷을 입은 듯 벗은 듯 몸을 숙이고 있는 여인이 있다. 그리고 나체 여인의 흰 피부와 남자의 흰색 바지를 따라 시선을 이동하면 옆으로 보고 있는 남성의 손, 얼굴을 따라 자연스레 오른쪽 남자의 등 뒤 빛으로 시선을 향하게 된다.

그리고 나체여인의 앞에 있는 정물들에서도 빛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빛을 강조한 이 작품은 인상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최초의 작품이 된 것이다.

새로운 화풍을 그린다는 것은 당대의 권위 맞서는 것과 같은 어려운 일이었다. 마네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전에 인상주의로 불리는 것을 싫어해서 인상파 전시에는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요즘 바깥날씨가 너무 좋아서 시댁 식구와 함께 풀밭 위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번주 점심 메뉴는 김밥과 치킨. 파란색의 체크 무늬천을 깔고 앉아 먹는 점심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근데 나혼자만 마네를 상상하고 즐기고 있는 풀밭위의 점심식사! 아무도 모르게 혼자 스윽~한쪽 다리를 세우고 턱을 괴어 본다. 그림 속 여인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런 상상을 해본다. ‘나체의 여인 대신에 대박 작가를 꿈꾸는 21세기의 아줌마는 어때?’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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