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배불리 먹을 권리 있어”

업체탐방- 서산시 해미면 '늘벗뷔페식당'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 4길 17-9 ‘늘벗식당’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 4길 17-9 ‘늘벗뷔페식당’

노인들만 취약계층인 줄 알지. 아니여, 요즘은 젊은이 중에서도 취약계층이 의외로 많아. 그들이 바로 취업준비생들인데 이 사람들이 우리 집 4천 원의 행복을 제대로 누리는 친구들이지. 자고로 사람이 돈은 없어도 배는 굶지 않아야 하거든. 취직할 동안 우리 집에서 양껏 맛있게 먹고 갔으면 좋겠어.”

전 수린목요양원 김성애 원장(75)3년 전 원장직을 내려놓고 지난해 8, 4천 원의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 417-9 ‘늘벗뷔페식당을 오픈했다.

많은 분들이 묻는다. 요즘 4천 원 밥값으로 수지가 맞냐고. 그럴 때마다 나는 그저 웃는다. 철이 없어서 정하다 보니 그리됐다. 정하고 보니 지금 와서 올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 솔직히 올리기도 야릇하잖아(웃음).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아야 한다는데는 일말의 여지가 없어. 그런데도 요즘은 코로나19로 워낙 몇 달간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되다 보니 울고 싶을 때도 가끔 있네.

그래도 배고파 오는 분들이 다 드시고 행복한 모습으로 나가시는 걸 보면 또 그래 참 잘했어라는 생각도 들긴 해.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아야 하거든.

말하자면 우리 집은 선순환인 셈이지. 그러니 뭘 수지를 따져.”

늘벗식당 김성애 대표(전 수린목요양원 원장)
늘벗뷔페식당 김성애 대표(전 수린목요양원 원장)

수년 동안 요양원 원장직을 수행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질적·양적으로 풍부한 영양식을 제공하고자 식자재를 손수 사다 나르는 일과 식단을 짜고, 음식을 만들었던 김성애 대표. 그것이 토대가 되어 건강도 챙기고 영양 가득한 그리운 집밥도 대접할 겸, 겸사겸사 연 것이 한식뷔페.

이곳의 새로운 풍경은 취준생들이다. 의외로 새벽까지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젊은이들이 저렴한 금액으로 양껏 식사를 하기위해 이 곳을 찾는다. 그때부터 그들이 오면 슬그머니 자리를 내어준다는 김 대표.

눈치 보면서 먹을까 봐 그렇지. 대한민국 국민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구나 배불리 먹을 권리가 있거든. 의외로 어르신들은 양이 그리 많지 않아. 그런데 이 친구들은 수북하게 몇 번을 갖다먹으면서도 금방 배가 꺼지거든. 젊다는 건 바로 그런 거 아니겠어.”

해미 늘벗뷔페식당은 언제나 그리운 고향의 맛이다. 문득문득 눈물짓게 만드는 그리운 친정엄마의 손맛이기도 하고, 어쩌면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마음 허할 때 먹었던 우리 아이의 단골집이기도 하고, 내지는 우리 부모님이 발길 닿는 대로 들어가 드셨던 마음의 친구 같은 식당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히 마음이 허전할 때 집밥 먹으러 가자라고 하는 걸까! 이른 아침이든, 때로 저물녘이던 늘벗에 가면 언제나 그리웠던 어머니가 계시고 할머니가 계신다.

먹고 사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매주 금요일에는 옛날 먹었던 엄마표 호박죽을 꼭꼭 쑨다는 김성애 대표.

가끔 4천 원이라 우리 집에 못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어. ‘이렇게 싼데 오죽하겠어라며. 가만보면 우리나라 사람은 대접하면 꼭 비싼 곳으로 가야 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때로는 비싸지 않아서 아예 들어오지 않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것들은 참 불행한 일이야.”

밥을 맛있게 먹어줄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는 해미면 읍성마을 417-9(해미시장 리빙마트 옆)’ 늘벗뷔페식당 김성애 대표.

이곳은 노인일자리창출을 위해 70세 이상 어르신들 6명이 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분들의 손맛과 신선한 재료가 어우러져 맛있고 그리운 옛날식 집밥이 탄생된다.

날이 좋아서 좋지 않아서 오늘은 해미에 위치한 늘벗뷔페식당친정엄마를 만나러 가보는 건 어떨까.

참고로, 매일 조리되는 착한 가격의 반찬들과 맛있고 달달한 식혜가 포장되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이곳은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가면 된다. 단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착한 가격으로 포장되어 판매를 기다리고 있는 반찬들
착한 가격으로 포장되어 판매를 기다리고 있는 반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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