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이나 부위에 따라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장하영 약사의 「약」이야기-55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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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각 돌이키니 필자 세대는 정말 운이 좋았다. 우선 한국전쟁 한참 후에 태어나 전쟁의 고통을 겪지 않았다. 배고픔도 모르는 세대이다. 가공 식품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초등학교에 다녔다. 장난감도 많았다. 조립식(프라모델) 장난감이 유행하였는데 물가가 낮을 때라 100원짜리도 있었다. 생각과 행동도 과거에 비해 자유로워졌다.

흔히들 X세대라 하여 기성세대들에게 반발할 수 있었고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N세대에도 살짝 걸쳐 컴퓨터 통신을 본격적으로 맛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청년 세대들처럼 경쟁이 심한 시기도 아니었다. 능력과 노력만큼 보상과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위생이나 보건 사업은 국가 주도로 체계적으로 성숙하였다. 특히 학생 보건 사업은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정기적인 채변봉투 수집으로 기생충 퇴치사업이 이루어졌다. 장티푸스를 예방 및 치료하기 위하여 항생제를 거의 강제로 먹었다. 예방 접종도 자주 이루어졌다. 불주사(BCG)라고 하여 무시무시하였던 주사가 있었다.

그 당시엔 1회용 주사기가 없어서 주사기를 불로 소독하여 썼기 때문에 그러한 별명이 생겼다. 특히 매년 봄이면 양호 선생님께서 반을 직접 돌며 뇌염 예방주사를 접종하셨다. 접종할 때는 그리 아프지 않았다. 그러나 그 기다림 자체가 얼마나 두려웠는지 모두 경험했을 것이다.

학교에서 양치질하는 습관은 중학교 입학 후에 익히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는 점심 후 양치하는 학생들이 없었다. 대다수 학생 치아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였다. 필자가 김치를 먹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는데 그게 싫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교실 뒤 플라스틱 용기에 파란 색상의 불소 가글액이 있었다.

필자는 양치 대용으로 사용하였다. 이 불소 가글액은 필자가 접한 최초의 가글액일 것이다. 근래 불소의 부작용으로 논란은 있으나 충치 예방 효과는 분명히 입증되었다.

가글액에 관해 얘기해보자. 가글액(구강청결제)은 90년대만 하더라도 영업사원들의 전유물로만 여겼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일반인들의 관심도 커졌고 그만큼 구색도 넓어졌다. 입 냄새 제거가 가장 기초적인 용도이며 제약회사마다 경쟁적으로 특화된 가글액을 개발하였다. 시판되는 가글액 몇 가지만 소개한다.

가그린(동아제약)은 성분으로 보면 가장 단순하다. 기본적으로 구강청결 효과가 있다. 그리고 불소 성분이 있어서 충치 예방 효과가 있다.

케어가글(한미)도 역시 구강 청결 효과가 있다. 그리고 항생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잇몸질환, 유해균 억제, 소염작용을 한다. 특히 칫솔질이 어려운 구석까지 살균하여 충치를 예방한다.

아프니벤큐액(코오롱)은 소염진통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구강 및 인후의 염증을 제거하며 주로 아프타성 구내염에 특화되었다.

포리비돈(태극)은 포비돈요오드(살균제) 성분으로 되어 있으며 주로 스프레이 형태로 목구멍에 깊숙이 뿌려준다. 편도염, 인후염에 도움이 된다.

탄툼액(삼아)은 일종의 마취제이다. 따라서 입안 어딘가에 염증이 있을 때 통증을 신속히 제거하고 염증도 가라앉힌다. 단순한 진통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효과가 금방 나타난다.

헥사메딘액(부광) 살균소독작용이 있다. 역시 구강 내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힌다.

이 정도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가글액 대부분을 소개하였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구강 청결과 진통, 소염작용이 공통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병의원에서 처방하는 가글액도 이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글액은 대부분 일반의약품이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니 급한 경우 약국에서 구입하면 되겠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가글액을 용도에 상관없이 사용하는 것을 종종 보아 왔다. 작용은 비슷할지라도 효능이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다. 질환에 따라 어떠한 가글액을 선택할지 고민해야 한다. 구분하기 어렵다면 의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하나만 더 부언한다. 가글 후 곧바로 물로 헹구는 것이 좋을까? 약효가 작용하거나 스며들 시간이 필요한데 보통 30분 정도이다. 따라서 뒷맛이 쓰다고 곧바로 헹구어서는 안 되겠다.

<strong>장하영</strong><br>​​​​​​​세선약국 약사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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