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가 승패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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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가 승패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 서산시대
  • 승인 2020.07.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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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비법-35
장하영 장기 프로
장하영 장기 프로

장기의 초반, 중반, 종반 중 가장 중요한 시점은 어디일까? 물론 대국자마다 생각 차이는 있겠다만 필자는 중반을 중시한다.
대국 초반은 포진을 차리는 단계이다. 간혹 농포로 상대 진영에 기습작전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으나 정상적인 대응이 이루어지면 이득을 얻기는 어렵다. 그리고 포진은 쌍방 수순이 거의 정형화되었다. 실전에서 포진을 외우고 있는 고수라면 생각하지도 않는다. 즉각적인 대응을 한다. 따라서 수를 내기 어렵다.
대국 종반은 어떠한가? 둘만한 기물이 많지 않다. 소위 ‘낱장기’ 대국이다. 과연 기물 몇 개만으로 수를 낼 수 있을까? 수를 내더라도 쉽게 막아낼 수 있다. 따라서 대국 종반에서 승부를 뒤집기 어렵다. 물론 장기 초심자라면 고수의 큰 기물 두세 개로 역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국 중반은 둘만한 수가 많다. 그만큼 수읽기를 해야 할 게 많다. 자연적으로 대국 소비 시간이 늘어난다. 감각에 따라 저수준의 수부터 고급 수까지 다양한 폭의 수가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중반전의 운영에 따라 승부는 기울게 된다. 경험으로 보건대 여기서 10점 정도의 차이를 벌리면 장군승이 나오고 그 이하의 점수 차이라면 점수승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단순히 점수만 가지고 승패를 판가름할 수는 없다. 점수는 적지만 기동력이 강한 기물이라면 장군승 가능성이 높아 종국엔 역전승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고수로 가기 위해서는 점수와 기물의 상대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오늘 소개할 기보는 점수는 점수와 상관없이 승부가 뒤바뀌는 상황이다.

 


<장면도-1>을 보자. 중급자 간의 대국에서 발췌하였다.


<장면도-1>

종반전에서 종종 나오는 모양이다. 점수를 따져보자. 정선으로 계산해보면 한 진영이 2점이 더 높다. 더군다나 낱장기라 수를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후반전에서 졸과 마는 상당히 중요한 기물이다. 반면 포(包)의 상대적 가치는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포는 초중반에 가치가 높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이유가 뭘까? 포는 기물을 하나 넘어야 행마가 가능한데 종반전에는 기물이 적어 움직일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졸(卒)은 후반전으로 갈수록 강하다. 초반에는 비록 발이 느릴지라도 종반전에는 차(車)의 역할까지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같은 경우 단순히 점수만 가지고는 승패를 판단하기 어렵고 향후 가능성을 고려해본다면 초 진영이 승리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장면도-2>를 보자. 대국 후반전 상황이다.


<장면도-2>

점수와 상관없이 기물을 보자. 한 진영은 차(車) 하나를 살렸다. 차는 상당히 강력한 기물이지만 대국 후반 합세 작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리 위협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초 진영을 보자. 졸이 2개에 불과할지라도 포가 지원해주고 있다. 초 진영은 든든하게 졸을 전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초 진영에 포가 없다면 졸은 한 칸도 전진하기 어렵다. 이처럼 대국 후반전에는 기물의 점수보다는 상황에 따른 기물의 조합적 가치를 검토해보아야 한다.

 


<장면도-3>를 보자.


<장면도-3>

한 진영은 양포가 살아 있다. 초 진영은 마와 졸 2개가 살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도권은 초에게 있다. 한 진영의 수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장군승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초는 마를 포와 교환해야 할 것인가? 이런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대국자라면 많이 고민할 것이다. 한 진영에서 마와 포의 교환을 피하고자 다른 위치로 포를 움직이더라도 결국엔 초의 마와 한의 포는 서로 교환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가만 생각해보자. 초 진영은 마로 한의 포를 잡으면 2점 이득이다. 그러나 이후 둘만한 기물이 없다. 졸 2개가 무사히 전진할 수 있었던 이유도 마가 보호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마와 포를 교환하는 순간 졸을 지켜줄 기물이 없다.
결론적으로 마를 포와 교환하였을 때 점수승이 가능하다면 교환하는 게 옳고 점수패의 가능성이 높다면 마를 끝까지 살리고 졸을 올려 승부를 보는 전략을 써야 할 것이다.

 


★정리★
장기 기물은 표준적인 점수가 배정되어 있지만 참고만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승패를 결정짓기 위해서 점수를 계산하며 두어야 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상황에 따라 점수와 상관없이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기물의 교환은 신중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특히 낱장기에서는 반드시 하나하나 따져보아야 한다.


※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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