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원소 사전-④

베릴륨
베릴륨

주기율표를 보면 위쪽에 위치한 원소일수록 가볍고 존재량도 많다. 빅뱅으로 수소와 헬륨이 나타나 별이 생성된 후에 핵융합을 하면서 나머지 원소가 만들어졌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특이한 예외가 하나 있다. 원자번호 4번이면 탄소나 산소보다 가볍다. 그럼에도 존재량이 매우 적다. 우주에 적게 있으니 인체에 존재하기도 어렵다. 원소의 질량과 존재량이 반비례한다는 게 절대적인 원리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경향성이 있는 법칙인데, 여기서 벗어나도 너무 벗어났다.

이렇게 베릴륨이 적은 것은 베릴륨이 만들어지면 바로 헬륨 두 개로 분열되기 때문이다. 헬륨이 너무 안정한 원소여서 그렇다. 현존하는 베릴륨은 핵에 양성자 네 개와 중성자 하나가 더 많은 베릴륨-9밖에 없다.

그렇다면 탄소는 헬륨 세 개로 분열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다. 그랬다면 우리는 우주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탄소가 헬륨보다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분열되지 않는다.

▲SWEET
▲SWEET

1798년 니콜라 보클랭(L.N.Vauquelin)이 녹주석을 분석하던 중 발견했다. 알루미늄과 유사하지만 수산화칼륨에도 잘 녹지 않고 단맛이 나는 새로운 산화물을 발견한 것이다. 보클랭은 그리스어로 달다라는 뜻인 glucus에서 따와 글루시늄(glucinium)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단맛이 나는 물질이 많기 때문에 1957년 녹주석beryl에서 딴 베릴륨으로 바뀌었다.

▲SPACE TELESCOPE
▲SPACE TELESCOPE

베릴륨은 무척 희소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어디에 사용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극저온에서도 변형되지 않아, 혹독한 환경에 노출되는 우주망원경에 사용된다. 또 원자로에서 발생한 중성자의 속도를 줄이는 감속재로도 사용된다. 그 외에 구리 혹은 알루미늄과 섞어 합금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주기율표를 읽는 시간’ 저자 김병민
‘주기율표를 읽는 시간’ 저자 김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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