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효능감’은 삶을 지탱하는 힘...겸손함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혜안을 가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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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효능감’은 삶을 지탱하는 힘...겸손함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혜안을 가지길...
  • 서산시대
  • 승인 2020.06.2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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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경의 재미있는 이슈메이커-⑭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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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라는 속담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깥세상의 형편은 전혀 모르고 견문이 좁은 사람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우물 안 개구리와 같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는가? 필자는 철없던 이십대 시절 절친했던 동료로부터 들어본 경험이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당시의 기분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필자의 이십대는 천둥벌거숭이마냥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나와 비등한 수준의 동료들과 지내면서 별 탈 없이 편안했다.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쉽사리 어느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가 속한 울타리 안에서 제법 유능한 편에 속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때로 자만심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이때쯤 우려 섞인 동료의 조언이었다. 내 모습이 마치 우물 안 개구리와 같다고.

필자와 같은 사람은 주변에서 아무리 본인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도 도무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저 그 사람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폄하한다. 혹은 그가 애당초 가진 것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빈정거릴 뿐이다. 직접 직면하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한다.

제 잘난 착각 속에 사는 것도 지겨울 즈음, 노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오만한 자만심은 기어이 더 넓은 곳에서 한껏 잘난 척을 뽐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직장생활 8년차, 종내(終乃) 필자는 미국으로 파견 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수많은 경쟁률을 뚫고 얻어낸 기회는 필자 인생의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되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미국생활을 하면서 업무는 초짜배기에 말도 통하지 않았다.

필자와 함께 간 상사는 필자의 존재 가치를 의심했다. 그는 한국으로 업무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필자에 대한 평가도 함께 보고했다. 우연히 들여다본 보고서에는 필자에 대한 평가가 형편없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한국으로 되돌려 보내야한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자존심이 몹시 상했지만 사실이었다. 내 능력의 한계를 느껴본 것도, 평균 이하의 평가를 받아본 경험도 처음이었다. 의기소침한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언어는 쉬이 극복되지 않았다. 처음 접한 업무는 누구 하나 제대로 가르쳐주는 이가 없었다. 한국에서부터 이미 업무를 해왔던 필자의 상사와 다른 동료들은 자기 역할들을 톡톡히 해냈다.

반면 필자는 제 몫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천덕구니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제 잘난 맛에 살았던 시절이 아쉬워지니 비로소 황연히 알 수 있었다. 2년간의 미국 생활동안 필자는 우울증과 향수병으로 한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추풍삭막(秋風索莫), 필자의 자신만만했던 모습은 간 곳 없고 말수도 차츰 줄어들었다.

심리학의 사회학습이론에서 시작된 이론 중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은 특히 자신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Bandura(1977)는 자기효능감을 개인이 어떠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의 신념으로 정의하였다.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이며, 자신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개인의 기대감을 말한다.

이러한 지표는 과제 수행결과의 성공이나 실패에 따라 좌우되기도 하며, 주위의 평가나 차별적 기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기효능감은 삶의 만족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행복 수준도 높게 나타났다. 자기효능감은 삶의 만족도와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아동기에서 노년기까지 효능적인 삶을 지속하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2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필자는 제 잘난 세상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돌아왔다. 우물 밖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처절히 깨달았다.

이따금 제 잘난 맛에 사는 이십대 청춘들을 만난다. 자신감에 가득 찬 눈빛부터 상대평가의 우위에 있는 우쭐함이 과거 우물 안 필자를 보는 것 같다. 그들 중 누군가는 필자와 같은 쓰라림을 맛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평생을 그러하게 살는지도 모르겠다.

자신감에서 비롯된 자기효능감은 분명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다만 오만한 자신감이 아닌 겸손한 자신감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혜안을 갖길 바래본다.

참고문헌 1. 홍성례. (2011). 청년기 남녀 대학생의 자기효능감과 주관적 삶의 질에 관한 연구. 한국가정관리학회지, 29(6), 71-87.

2. Bandura, A., Freeman, W. H., & Lightsey, R. (1999). Self-efficacy: The exercise of control.

유은경 사회과학 박사과정
유은경 사회과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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