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소고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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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소고①
  • 서산시대
  • 승인 2020.06.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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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농업은?
박두웅 편집국장
박두웅 편집국장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인류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재난, 코로나19를 겪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세계는 자유로운 교류를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지만 지금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안팎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자유무역의 상식도 깨졌다.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국제분업의 효율성은 감염병 앞에서 맥을 못춘다. 세계 는 자국 우선주의로 급선회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식량과 생필품을 자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WTO 중심 자유무역 체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이를 우리 농업·농촌이 이겨낼 수 있을까. 지난 3일 정부는 3차 추경예산 35조3,000억 원을 발표하면서 농업분야에 2,773억 원(0.8%)을 배정했다. 한 마디로 농업분야 추경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이번 3차 추경안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동성을 지원하고, 고용 충격 대응과 경기회복을 뒷받침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더 나아가서는 앞으로 5년간 76조원을 집중 투자할 ‘한국판 뉴딜’에 대한 사업내용을 담았다.

필자는 지난 1·2차 추경에 농업분야 예산이 없었기에 이번 3차 추경에서는 어느 정도 코로나19 한국농업의 대응책을 담아 낼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실망을 넘어 충격이다. 고작 농업 추경예산이라는 것이 태양광 설치지원 등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748억 원)을 중심으로 농산물 할인구매 쿠폰 발행·외식 할인 쿠폰(799억 원)이 농업분야 추경안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농업분야 일자리 창출을 보면 더 어이없다. 85억 원으로 농촌현장의 인력수급이나 농민들과 직접 연관이 없는 농지원부 일제 정비를 위한 업무보조 확대(55억 원), 식품·외식업체에게 청년 인턴쉽 지원(6억 원), 가축사체처리지원 및 가축방역전문업체 양성(24억 원) 등이 사업의 전부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운명을 좌지우지할 식량주권, 식량안보 문제를 극복할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경제 위기에 대한 안일한 대응인식이 아니가 싶다.

코로나19로 식량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주요 식량 생산국은 일시적으로 수출을 중단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 3위인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 3월 자국의 곡물 비축을 위해 신규 수출 계약 체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태국 또한 국내 공급 부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가격이 배로 뛰자 일주일 동안 달걀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흰쌀과 벼 수출을 금지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수출 규제에 속속 참여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또한 밀 수출을 제한할 계획을 발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식량자급률이 낮은 중동 지역 국가들은 식량 추가 비축에 나섰다. 아랍에미리트 칼리파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비해 식료품 전략물자 비축을 늘리기 위한 법률을 승인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2017년 3년 평균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3%다. 곡물의 77%가 외국산인 셈이다. 세계 평균인 101.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수입산이 넘치다보니 농축산물 무역수지 적자규모도 2017년 181억 300만 달러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크다.

피치솔루션스는 식량 위기로 먼저 타격을 받을 나라로 세계에서 한국·중국·일본과 중동지역을 꼽았다. 그러다보니 이웃나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참의원 예산 위원회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내 농축산물의 대책을 확실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 보자. 코로나19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과거 농정이 어떠했으며, 앞으로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해보자.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도 필요하다. 기후위기에 대응한 농업구조로 대대적인 전환도 추진해야 한다. 지역과 사람 중심의 유통체계 개혁과 기존의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한 대량유통체계에서 중소농을 중심으로 지역단위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와 소통,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도 준비해야 한다. 또한 먹거리 취약계층에 대한 먹거리 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푸드플랜을 올바르게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삶은 이전과 다른 큰 변화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그리고 농업은 어떻게 변화돼야 하는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소비자를 포함한 농업·먹거리진영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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