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에서 권장한 체리농사, 재해보험 하나 들수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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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서 권장한 체리농사, 재해보험 하나 들수 없다니!!!
  • 서산시대
  • 승인 2020.06.2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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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곰팡이병으로 버려진 체리만도 3톤 가량이다.
곰팡이병으로 버려진 체리만도 3톤 가량이다.
유병일 체리농장 운영(귀농귀촌 회장)
유병일 체리농장 운영(귀농귀촌 회장)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큰 노력이 수반된다. 하지만 노력보다 더 힘든 것은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 어떻게 힘 써볼 겨를도 없이 두 눈을 멀쩡히 뜬 채 당하기만 했던 이번 체리농사.

나는 체리를 심은지 올해 6년 차인 농부다. 6년 전 어느날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귀농을 택했다. 물론 그토록 그리던 고향으로의 귀환이었다. 그때 선택한 것이 고소득작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체리였다.

당시 서산시에서 권장하는 작물이기도 했기에 자신 있게 믿고 당당히 도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연구와 밤새는 줄 모르고 체리 작물을 공부했던 지난 시간들. 작년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너무 순탄하다 싶으니까 이제는 문득 자연재해가 오면 어쩌나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보험이 퍼뜩 생각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거래하는 농협으로 찾아갔다. 보험 담당자에게 체리 재해보험에 가입하러 왔다고 사정을 얘기했다.

그런데 아뿔싸! 체리는 아직 보험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순간 서 있던 바닥이 아래로 꺼지는 걸 느끼며 간신히 집으로 되돌아 왔다.

전 세계는 지금 지구 온난화로 온도계가 바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국 어디에서도 체리재배가 가능하다며 지자체별로 고소득작물인 체리재배를 사업으로 권장하고 있다.

많은 농민이 지자체에서 권장하는 사업이니만큼 믿고 체리재배를 하기 위해 귀농을 하고, 심지어는 밭농사 대신 체리농사로 전업한 가구도 있었다.

곰팡이병에 병든 체리
곰팡이병에 병든 체리

2020년 올해, 그토록 걱정했던 자연재해인 냉해로 50% 이상 피해를 보았다. 그나마 남아있던 열매가 익을 무렵 자주 내린 비 때문에 곰팡이병이 농장 전체에 퍼져 전혀 수확을 못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체리 농장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체리 농장주들에겐 일명 보릿고개가 예상된다.

버려진 체리무덤
버려진 체리무덤

나는 묻고 싶다. 지자체에서도 분명 권장사업으로 권장할 때는 적어도 재해에 대비하여 보험 정도는 들을 수 있도록 조치를 했어야 마땅한 것 아닌가! 아직도 뒷북만 치는 농업정책을 현실로 맞닥뜨리게 되니 붙잡고 있던 정신력마저 붕괴할 정도다.

이제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는 정녕 찾아볼 수가 없단 말인가!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외양간은 언제쯤 고칠 것인지 되묻고 싶다. 내가 잃은 소가 아니니 실감이 안 날 수도 있겠지만.

6차산업을 운운하며 농업인들에게 당근만 주는 교육을 해 온 만큼 구조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들은 신속하게 개선하고 조처해야 마땅하다. 오늘 올린 이 말이 부디 힘없는 체리농부의 한 맺힌, 그냥 스쳐 지나는 하소연이 아니기를 기도하며 부디 개선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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