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비법-㉜

​​​​​​​장하영 장기 프로
장하영 장기 프로

다시 한번 복습하자. 두 기물 간의 합세 작전을 펼친다면 차(車)와 마(馬)의 조합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 이유는 직진성 기물인 차와 세력성 기물인 마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론적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실전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최근 필자가 대량의 기보를 분석해 보았는데 역시 차와 마의 합세 작전이 가장 많았다.

그렇다면 차(車)와 상(象)의 합세 작전은 어떠할까? 차는 직진성 기물이고 상도 세력성 기물이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그러나 차와 마의 조합에 비해 작전 구사가 제한적이다. 이유는 상의 둔함에서 찾을 수 있다. 상은 발이 마에 비해 빠르다. 그러나 그만큼 멱이 잘 걸린다. 그 뜻은 중간에 장애물이 많아 움직일만한 위치를 찾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차와 상의 조합은 대국 후반에서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 더군다나 상의 행마 한방에 궁성이 흔들린다고 하였다. 천둥 치듯 말이다. 상은 아껴두었다가 대국 후반에 쓰는 것이 좋겠다.

반복하여 말하지만, 대국 초반에는 차와 마의 합세가 좋고 중반 이후에는 차와 상의 합세도 좋다. 차와 상의 합세 작전 몇 가지를 보도록 하자.

 


<장면도-1>을 보자. 유단자 간의 실전보에서 발췌하였다.

<장면도-1>

초의 좌진 차와 상의 위치를 보자. 한의 궁 좌진사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한차가 궁성에 진입하여 수비를 취하고 있다. 만일 한차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없더라도 수비에는 큰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초상의 길멱을 잡으면 된다. 이는 한의 좌변졸이나 궁성 내 좌귀의 마로 24로 이동하여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만큼 대국 초반에는 상의 공격이 위력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대국 초반 차와 상의 합세 작전은 상길이 둔하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기물이 서로 상쇄되기를 기다렸다가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

 


<장면도-2>를 보자. 이 장면 역시 유단자 간의 실전보에서 발췌하였다.

<장면도-2>

초의 차와 상이 합세하여 한의 궁성을 공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차와 상은 한의 사를 동시에 노려 입궁을 노릴 태세다. <장면도-1>과 비교해보자. 비슷한 모양이지만 작전이 매우 효과적으로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대국 후반부이기 때문이다. 서로 상쇄된 기물이 많아 상의 공격 길이 넓어졌다. 지금처럼 초는 멱잡힐 가능성이 작다. 한이 34병으로 24로 멱을 잡더라도 차로 그 병을 잡던가 25상으로 53에 있는 포를 잡으면 상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차와 상의 합세작전은 대국 후반부에 시도하는 게 좋겠다.

 


<장면도-3>를 보자.

<장면도-3>

이 기보에서도 초는 차와 상이 합세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 대국은 중반부이지만 한의 좌진영이 뚫려 초는 합세 작전을 시도하였다. <장면도-1>과 <장면도-2>와 상의 위치가 차이가 있음에 유의하라. 지금 같은 상의 위치는 궁성 52로 한가운데 있을 때 바로 직접적으로 공격이 가능하다. 42의 상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초상에 의해 장군인 상태라 한은 왕이 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42의 사는 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42의 사는 차와 상에 의해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는 않으나 간접적으로 공격받을 수 있다. 이는 고급 수법으로 중급자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겠다.

 


★정리★

차와 상의 합세 작전도 자주 이루어진다. 그러나 상의 둔한 행마 때문에 대국 초반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중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차와 상의 간접적인 공격법 등 다양한 방법을 익혀둘 필요가 있겠다.

 

※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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