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길을 물어 미래를 스케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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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길을 물어 미래를 스케치하다
  • 최미향 기자
  • 승인 2020.06.10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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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대 가로림만 탐사대’ 대장정-①

 

자연에서 길을 물어 미래를 스케치하기 위해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로 가는 버스 안에서 제법 키가 크신 중년 남자에게 살며시 물었다. “이슬이 모여 숲을 이뤘다는 가로림만을 가보셨나요?”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태안을 가기 위해 자동차로 지나친 적은 있어도 단 한 번도 직접 길 위에 나선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 대장정에 함께 하게 된 거고요.”

아침나절에는 약간씩 가랑비가 내렸다. 걱정하는 탐사대원들의 마음을 읽었는지 어디선가 다독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가라고 가랑비가 내리는 거니 안가면 서운하지 않겠어요? 우리가 가야 할 이유는 너무 많아요. 걱정마요. 곧 비는 그칠 것이고, 당신들은 가로림만 어디쯤인가 서 있을 테니까.”

 

그렇게 떠난 아라메길 4구간, 서산시대 가로림만 탐사대원들이 오늘 하루 걸어야 할 곳은, 가로림만 센터 예정부지인 솔감저수지에서 시작하여 구도항, 옻샘, 주벅전망대, 팔봉갯벌체험장, 범머리길, 그리고 마지막 종착 지점인 호리항까지 12km 정도.

서산시대 가로림만 탐사대가 출정식을 거치고 제일 먼저 점을 찍게 된 곳은 국내 최초의 해양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로림만으로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331호 점박이물범이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운이 좋으면 오늘 횡재를 할수도 있는 일, 가로림만을 걸을 땐 사뿐히 걷다가 자주자주 바다로 눈길을 옮겨도 좋다. 어딘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먼 곳에서 유유히 헤엄쳐 온 물범이 그리움을 전해줄지도 모르니까.

 

솔감저수지에서 올려다 본 하늘에는 어느 사이엔가 비가 그쳐 있었고, 멀리 구름 떼가 살포시 뒷걸음치고 있는 틈에 햇살이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와 떡하니 앉아 있었다. 여름 바다의 뜨거운 호흡 언저리에 바닷가에 찬 서리를 견디며 피어 있던 야생화들이 일행을 보며 반가이 인사를 해 왔다.

타지에서 오신 분도 계신가요?”라고 묻는 듯 갯벌 사이로 탁 탁 탁뭔가 입술 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겨우 1시간 30분이니 그럴만도 하다.

 

국내 최고의 해양생태관광 거점이 될 곳에 서 있다는 자체만으로 가슴이 벅차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일행들의 바쁜 걸음을 붙잡는 이가 있었다. 서산시대 박두웅 국장님의 가로림만에 얽힌 사연과 역사에 관한 스토리텔링이 달달하게 들려왔다.

수에즈운하보다 수백 년 앞선 굴포운하에 관한 스토리였다. ! 그런 역사적 사건들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니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도 학창시절 세계사를 공부하며 배웠던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수에즈운하,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운하보다 수백 년을 더 앞서 서해안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잇는 굴포운하가 이곳에 만들어지려 했다니!!

군포운하 건설은 고려와 조선시대 태안과 서산 사이에 뱃길(해로)을 내는 대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530년간 10여 차례를 산을 뚫어서 길을 내거나 막힌 내를 파서 배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하는 개착(開鑿)을 시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만약 성공했더라면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지 않았을까.”

 

역사의 뒤안길을 들으며 잠시 침묵하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리 멀리 가지 못하고 다시 걸음을 멈춰야 했다. 갯벌 사이로 작은 생물체들이 연신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동행한 김용민 박사님의 갯벌이야기에 빠진 우리는 작은 게나 고둥을 보며 손으로 잡기도 하고 혹시 발밑에 밟혀있진 않을까 얼른 까치발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그렇게 이야기에 쑥 빠져있는 사이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멀리서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점심 먹기도 곤란하겠다며 서두르기를 권했다. 모두 떠날 채비를 하는 걸 보니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 맞긴 맞는구나!

아뿔싸, 가까운 곳에 있는 호랑이와 떡 파는 소녀상을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역시 가로림만의 호랑이는 여느 지역의 호랑이와는 차원이 다르단 사실. 호리 2구 마을 주민회원들의 글귀가 지나는 사람들을 잠시 웃게 만들었다.

호리에 사는 호랑이는 떡 대신 돈 밝히는 호랑이. 이 호랑이는 돈을 받아 주변의 불우한 남매 어린이를 돕는다는 내용이었다. 가로림만에는 점박이물범도 살지만 마음 착한 호랑이도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처럼 세계 5대 갯벌의 생명 보고인 가로림만에는 물범도 있고, 호랑이도 있고, 신기한 생명체도 산다.

 

위치적으로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에 접해 있는 가로림만, 서해의 특성인 조수 간만의 차이가 커 2006년부터 수년간 조력발전소 건설 문제로 개발과 보존 논쟁의 중심에 섰던 힘겨운 곳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결국 생태계 파괴를 반대하는 주민들로 인해 조력발전소 건설이 무산되었고, 그러면서 가로림만해양정원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양승조 충남도지사, 맹정호 서산시장이 공통으로 내세운 공약이 바로 가로림만해양정원이다. 그만큼 가로림만은 해양환경 우수성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가로림만은 어업의 중심지로 굴, 김 양식은 물론 어족의 산란장으로도 유명하다. 지나다 백사장 모래밭에서 맑은 물이 사시사철 솟아 나오는 옻샘을 발견했었다. 허리를 숙여 물속을 바라보니 치어들이 하늘을 그리며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돌 틈 사이에 치어들이 앞다투어 여름날의 노래를 부르며 말이다. 잠시 동심의 세계로 풍덩!!!

 

비 그친 휴일 아침을 뚫고,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줄 최고의 유산을 발견한 서산시대 가로림만 탐사대’.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호리병 모양의 만으로, 가까이에서는 물범도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이런 멋진 곳을 걷노라니 여름 아래 푸른 날갯짓하는 해목들이 물물이 싱그러운 초록 잎을 흔들어 반가운 인사를 해주었다.

어쩌면 그 푸른 미소는 평범한 어촌이 아닌 자랑스러운 세계 속 가로림만이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무언의 희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주는 건 아닐까 싶어 필자는 마음 자락 보태며 함께 하기로 굳은 약조를 했다.

 

작은 바위를 지나고, 모래밭을 지나고, 섬길 따라 걷는 여행자들의 소소한 하루를 지내며 서산시대 가로림만 탐사대원들은 자연에 스토리를 입히고, 자연에 사람의 마음을 담았다. 그렇게 우리가 걸었던 하루는 서서히 저물어 우리 일행을 호리항까지 바래다 주었다.

아름다운 대한민국 서산시 가로림만해양정원!

서산시대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미래발전을 위하여 생태도시 서산을 추구할 것이다. 나아가 가로림만과 천수만의 생태자원 발굴에 앞장섬으로써 세계 속의 가로림만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하고자 한다.

특히 지역의 언론사로서 세계 5대 갯벌인 가로림만의 가치 재조명 가로림만해양정원 대시민 홍보 역할 수행 생태관광에 대한 관심 고양 해양정원에 대한 비전 앞으로의 계획 및 대안 등으로 세밀한 가이드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가로림만은 서산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물려받은 유산이기에 부디 잘 간직하고 다듬어 다음 세대로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가치다.

마지막으로 맹정호 서산시장과 임재관 서산시의회 의장, 그리고 서울에서 내려와 가로림만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하고 돌아간 성일종 국회의원 보좌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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