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의 인생역정 '불우한 어린시절이 이웃사랑으로'

▲ 132세대 분양중인 천지미가 전경

최근 서산지역에 대형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신혼부부나 홀로 사는 노인,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소형아파트 ‘천지미가’가 눈에 띈다.

이 아파트는 실거주와 수익형 상품으로 14평과 16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 아파트 분양과 달리 선시공 후분양으로 진행되어 실제 아파트를 보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모두 132세대를 분양 중이며, 2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약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분양 관계자는 “천지미가 소형아파트는 2인 가족이 내실 있는 면적으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노려볼 만한 아파트”라고 했다. 노후에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려는 사람들도 투자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근에 호수공원과 서림초등학교, 서산중학교가 있어 시내권 중심지역으로 분양가와 공시지가 차이가 거의 없는 것도 투자의 매력이다.

서산지역 토박이로 선 분양도 아니고, 자체 자금을 들여 아파트를 모두 건립해 놓고 후분양을 하는 이가 누구일까? 도시형 생활아파트를 건설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알고 있던 천지종합건설(주) 최흥제 대표를 찾았다. 지난 30여 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이웃사랑을 실천했던 최 대표가 이번 추석에도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동문2동사무소에 쌀 2,000kg을 기탁했다는 소식을 들은 게 계기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1952년 2남 2녀 중 막내로 지곡에서 태어났다. 넉넉지 못했던 가정형편은 7살 때 아버지의 사망과 14살 때 어머니의 죽음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든 나날을 보냈다. 위로 누나와 형이 있었지만 고아 아닌 고아가 된 신세.

그의 어린 시절은 머슴 생활이 전부다. 지곡에서 대산초까지 10여 리를 걸어서 다녔던 초등학교 수업도 빠지기 일쑤. 당장 먹고 사는 일이 먼저였다.

망일산 제방 쌓는 막 노동자에 소금 긁는 염부 일까지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했다. 그런 그에게 인생역전의 기회가 온 걸까. 남들이 고등학교에 갈 나이인 16살의 나이에 공사장에서 만난 불도저를 따라 다니게 되었다.

어깨너머로 배운 불도저 일. 남다른 손재주가 있던 그는 22살에 면허를 취득하고 전국 공사장을 누볐다. 당시 정비공장이 변변히 없던 지역에서 덤으로 배운 그의 정비 실력은 인정받았다. 대전에서는 중장비를 가르치는 학원 조교에 정비반장 일까지 맡아 보았다.

그는 쌍용시멘트, 한보철강 등 전국의 굵직한 공사현장에 그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20대에 중장비 사업주가 되었으니 공사현장에서 형님뻘인 기사들과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28살에 결혼을 계기로 고향으로 돌아 온 그는 안면도, 서령상가 건축, 파라다이스, 당진 면천 일 등 지역 일에 두각을 내었다. 덤프트럭 14대를 운영하는 중기사업도 시작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 선 그의 눈에 들어 온 것은 한 겨울 난방조차 못한 채 추위에 떨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 그의 이웃 사랑은 연탄을 나누는 일부터 시작됐다. 이웃사랑이 올해로 벌써 37년이 넘었다. 매년 4~5번 겨울에는 연탄을, 명절에는 쌀과 부식을, 불우한 가정형편의 학생들에겐 장학금을 보태는 그는 숨은 천사였다. 굳이 이름을 내려 하지 않으려는 성격 탓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어려웠던 기억이 사무쳤는지 마음이 불편해 한 해라도 거를 수 없었던 것이 벌써 37년이 됐네요.”

그는 지금도 굳이 이름을 내세우려 하지 않는다.

건설사업과 운수사업은 부침이 심한 사업. 그에게도 7번의 어려움이 있었다. 삯월세로 지내기도 했고, 동업자에게 배신도 여러번 당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어려울 때마다 힘이 되어 준 부인의 내조 또한 든든한 뒷받침이었다.

“하고자 하는 일은 끝까지 한다.” 아마도 이런 그의 생활철학이 7전8기의 그를 만들었나 보다. 아무리 어려운 때라 할지라도 이웃사랑을 실천한 것도 이런 그의 성격 덕분이다.

그에게 가장 큰 재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최 대표는 주저 없이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사업적으로는 어려움을 준 사람들은 있었지만 힘들 때마다 힘이 되어준 이웃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파트 건설에서 보기 드문 천지미가의 선시공 후분양도 다 그 덕분이라고 전했다.

천지미가의 장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들어와 살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

“벅찬 세상을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이 가정을 일으키는 보금자리로, 인생의 노년을 편하게 살 수 있는 어르신들에게 안식처를 위해 천지미가를 지었습니다.”

집은 지은 사람의 마음씨를 담는다고 한다. “사람이 행복한 집. 아름다운 집.” 최흥제 대표의 또 하나의 도전에 사람 사는 훈훈한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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