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촉진제...최소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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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촉진제...최소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복용
  • 서산시대
  • 승인 2020.05.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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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립거나 목마름 등의 부작용 있어!

장하영 약사의 「약」이야기-49
사진출처 네이버
사진출처 네이버

어릴 적 네발자전거가 있었다. 원래 두 발 자전거였는데 보조바퀴 2개까지 더하여 네발자전거가 되었다. 무척이나 아꼈던 자전거라 동생도 탈 수 없었다.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았지만 사실은 더 좋은 재밋거리가 있었다. 일명 톱니바퀴 놀이였다.

집 앞마당에 자전거를 옆으로 뉘어놓고 버팀목을 적당히 끼워놓으면 자전거 바퀴가 땅에 닿지 않았다. 이때 페달을 직접 손으로 힘차게 휘저으면 바퀴는 싱싱 돌아갔다. 신이 났다. 난 더 나은 재미를 위해 궁리하였고 묘안을 냈다.

또 다른 자전거 바퀴를 적당히 맞닿게 놓고 서로 맞물려 돌아가게 하는 것이었다. 당장 집에 있던 자전거를 모조리 뉘어놓고 바퀴를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리게 하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하나의 자전거 페달을 돌리니 다른 자전거의 바퀴도 돌아갔고 동력은 다른 자전거의 보조바퀴까지 전달되었다.

처음엔 두 대의 자전거로 시작하였고 나중에는 집에 있던 자전거 세 대를 모조리 이었다. 바퀴가 돌아가고 있는 도중 갑자기 브레이크를 잡았다. 신기하게도 모든 자전거의 바퀴가 동시에 멈추었다. 아주 유치하지만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꽤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가끔 중간에 끼어있던 바퀴 하나가 어긋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동력이 전달되지 않았다. 문득 느끼는 바가 있었다. 내가 속한 사회(가족, 학급)에서 ‘나’라는 사람은 어떠한 존재일는지.

중간에 끼어있는 톱니 같은 사람일까. 양단(兩端)의 입장에 서있는 사람일까. 그때 난 스스로 ‘체계(system)’론을 체득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사회의 단순한 구성요소가 아니다.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에 상응하여 세상은 지탱받고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성원 하나가 사라진다고 하여도 이 세상은 무너지거나 멈추지도 않는다.

단지 세상 지향점이나 속도가 슬쩍 변화할 뿐이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 하나를 던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처음에는 반향이 일어도 종국엔 무심해진다.

약국이라는 공간도 그 나름의 일정한 체계를 가지고 있고 균형을 이루고 있다. 오늘은 약장에 차곡차곡 쌓인 약들을 둘러보았다. 적어도 수천 가지나 된다. 이 모든 약들은 현시대의 의약품들을 망라할 것이다. 약 한두 가지가 없어진다고 한들 약국 업무가 마비되거나 운영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한편으로 현 의약품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다고도 할 수 있다. 가령 비타민 그룹에서는 활성화비타민 계열이 상당히 많았다. IL사 제품군은 과거에는 단 1종이었는데 최근 마케팅과 인기에 힘입어 10여 종 이상으로 늘어났다.

반면 글루코사민 계열 약들은 찾을 수 없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약국마다 글루코사민 3~4종은 갖추었는데 약효에 대한 의문 때문에 인지도가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장 한구석에 늘 자리 잡고 있고 입소문만으로 판매량이 서서히 늘어나는 약이 있다. ‘식욕촉진제(트레스탄, 트레스)’이다. 대부분의 약국 방문자들은 이러한 약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식욕억제제(다이어트 약)는 익숙해도 식욕촉진제는 의아스럽다고 한다.

식욕촉진제는 주요한 성분으로 ‘시프로헵타딘’을 포함하고 있다. 이 성분이 대뇌의 포만감을 느끼는 세포에 달라붙어 포만감을 못 느끼게 만든다. 배부름을 못 느끼니까 당연히 음식을 더 먹게 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포만감이 들지 않게 만드는 것이지 입맛이 더 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약들이 최근에 주목받은 이유는 노년층의 증가 때문이다. 노인들은 기본적으로 생체의 감각이 둔해지는데 미각도 마찬가지이다. 음식 맛을 보더라도 어떠한 맛인지 맛 자체를 느끼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식사하는 재미도 없어지고 식사량이 자연적으로 준다. 이때 식욕촉진제를 먹게 되면 배부름이 덜하게 느껴지니까 식사량도 늘어난다.

임상적으로 실제 그 효과는 어떠할까? 필자 경험상 효과를 보았던 손님들이 많았다. 한 번 복용했던 분들이 계속 복용하였는데 내성 문제는 그리 크지 않으니 무시해도 좋다. 다만 윤리적인 문제가 다소 걸린다. 포만감을 못 느끼게 하여 거의 강제로 식사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의약품은 치료 목적이 아니라면 최소로 쓰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작용도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항히스타민제를 먹었을 때와 비슷한 부작용을 생각하면 된다. 졸림, 진정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변비나 목마름 등의 부작용도 빈번하다. 따라서 운전자는 되도록 복용을 피하고 물은 항상 옆에 챙겨두어야 한다.

장하영 해미 세선약국 약사
장하영 해미 세선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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