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연숙 한서대학교 평생교육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

읍·면·동, 의무적 평생교육사 배치 필요

최연숙 한서대학교 평생교육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
최연숙 한서대학교 평생교육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

인터뷰를 시작하며

여고 시절 문학과 예능을 좋아하던 소녀가 있었다. 그녀가 읽었던 책은 주로 소설과 시집이었는데 어쩌다 수업 도중 선생님 몰래 교과서 밑에 전날 읽던 소설책을 숨겨놓고 읽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상 완벽할 순 없는 법.

어느날 지리 선생님께 들켰고 그녀는 30cm 자로 손바닥을 맞아야만 했단다. 그때 그녀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는데 그것은 다시는 수업 도중 자신이 보고 싶던 책을 읽을 수 없다는 아쉬움의 눈물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녀의 이름은 서산시 해미면 한서대학교 평생교육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연숙 시의원(당진)이다.

인문사회계열에 뛰어났던 최연숙 의원은 대학 졸업 후 평생교육 강사가 되어 강단에 섰다.

그녀는 서산시대와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이렇게 말했다. “이제 교육은 더 이상 학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세대별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더욱더 절실해 졌다하지만 그에 비해 처우개선은 갈 길이 아직도 멀었다고 말했다.

결혼을 하면 대부분 가정으로 안주하려 한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공부했던 이유는?

공부도 어쩌면 습관인 것 같다. 우리가 잘 아는 안중근 의사는 단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했다. 물론 나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왠지 뭔가를 배우지 않으면 꼭 도태되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는 사람이 태어나서 배우지 않으면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이 나이 되도록 밤길이 두렵다(웃음). 그래서 배우고 또 그 배움을 나누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말인데, 내 직업을 보면 이해할 것이다. 20~40대까지 도예와 다도를 가르쳤고, 평생교육과 민주시민교육, 양성평등 전문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나는 평생교육시대를 살아가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끊임없이 뭔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순천향대학원에서 평생교육 석사를 졸업했고, 현재는 한서대학교에서 평생교육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가족들은 끊임없는 배움을 보면서 호의적인가?

내가 복이 많은가 우리 가족은 감사하게도 공부하는 데는 별말이 없다. 이 질문을 받고 보니 퍼뜩 생각나는 게 하나 있다. 아이가 초등학생 일때도 배움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때 아이가 심각하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는 언제까지 공부할 거예요? 저는요 맨날 엄마가 공부하는게 이상해요. 왜 엄마는 낮잠도 자고 비스킷을 먹으면서 TV도 보지 않는 거죠? 엄마가 공부만 하니까 제가 눈치 보여서 마음대로 못 놀잖아요.”

입술을 내밀며 엉거주춤 얘기하는 아들의 말에 너무 놀랐다. “그랬구나. 엄마가 공부해서 속상했구나. 맨날 엄마가 공부해서 미안해. 이제 조금만 할게라며 나는 그날부터 아이가 보는 곳에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책 보는 모습을 줄여나갔다.

그 후 아들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에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응원해줬다.

코로나19로 방과 후 교사들과 평생교육 강사들의 어려움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관한 생각은?

며칠 전, ‘방과 후 교사의 눈물이란 기고문을 읽으며 많은 회한과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었다. 나 또한 그 길을 길었던 1인으로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전혀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나기도 햇다.

솔직히 그들의 눈물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현실이 미치도록 속상했다.

현대는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시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를 맞이하면서 평생교육은 속수무책으로 시스템의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손쓸 겨를도 없는 현실이 그저 암담할 뿐이다.

각 지자체 평생교육 강사들의 신음이 여기저기서 연일 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의 현실은 마땅한 대안 하나 제시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교 교육과 학교 밖 교육의 차이, 제도권이냐 비제도권이냐에 따른 시스템등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사실 전근대화시대에는 학교 교육이 전부였다면, 지금은 학교 밖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있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지원과 시스템은 너무 미비하다는게 문제다. 각계각층에서 심도있는 고민이 분명 있어야 될 것이다.

 현재 평생교육 강사에 대한 문제점은?

얼마전 강의에서 이제 인생 100세가 아닌 140세 시대가 곧 다가온다특별히 큰 병이 온다거나 사고가 아니면 우리는 그렇게 살아내야 한다라는데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그만큼 우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급격한 변화와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간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려면 지속적으로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위해 평생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다면 가장 기본적인 먹고 사는 문제인 평생교육강사의 처우개선을 간과할 수는 없다. 현재 평생교육 강사료는 일반적으로 35,000원 수준이다. 문제는 경력과 과목에 상관없이 획일화된 강사료가 과연 적당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능한 강사와 일반 강사와의 차별성 내지는 경력에 따라 차등 지급 등 조정 가능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이것은 좀 다른 얘기인데 마을마다 평생학습센터 운영의 전문성과 프로그램개발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으려면 평생교육사가 의무적으로 읍··동에 배치되어 평생교육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강사 역량강화 교육뿐만 아니라 과목, 직종, 수준 등의 차별성에 염두를 둔 교육이 절실하다. 또한 기간제 공무원 배치에 있어서도 자격 기준이 적합한지를 알아보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

글을 마치며

봄꽃이 만발한 요즘같은 날씨에도 박사과정 마무리 단계인 논문을 쓰기위해 늦은 밤까지 학업에 매진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는 그녀. 그럼에도 가끔은 부족한 면도 있고 한계도 느낀다며, 이 또한 즐거운 일상인 양 시간을 쪼개 가며 즐겁게 공부한다고 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 ‘학업과 기초의원의 병행, 그 속에서 오늘도 그녀는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사람들 사이를 누빈다. 모두가 행복한 그날이 올 때까지 길 위에 선 그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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