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의 미술이야기-③

라오콘 (기원전175∼150년 대리석, 높이 242cm)
라오콘 (기원전175∼150년 대리석, 높이 242cm)

트로이아 전쟁 말기, 그리스군의 목마 계략을 안 트로이 사제 라오콘’(그리스신화 인물)은 동포들에게 그리스 군인이 숨어있는 목마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트로이를 정복하려던 계획이 좌절되자 이를 본 신들은 두 마리의 거대한 뱀을 보내 사제 라오콘의 옆구리를 물어 빈사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또한 아버지 라오콘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이미 숨을 거둔 아들과 우측에는 뱀과 싸우는 둘째 아들을 배치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보면 라오콘의 두 아들을 칭칭 감아 질식시켜버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올림포스 신들이 무력한 인간들에게 행하는 잔인하고 무정한 이야기 중 하나다.

이런 신화적 이야기 라오콘은 그리스 조각가에 의해 가망 없는 싸움으로 고통받는 몸 두 팔의 근육에서 느껴지는 힘든 노력 사제의 얼굴에 새겨진 끔찍한 표정 벗어날 수 없어 괴로워하는 두 아들의 몸부림 등의 군상으로 응결시켰다.

오늘날까지도 찬탄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는 작품 라오콘은 베길리우스의 아에네이드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르네상스 미술가들과 독일 문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위대한 작가 괴테등에게서 극찬을 받았다.

전편에서 다룬 그리스 미술 작품의 아테나 여신에게 바친 신전으로 아름답고 웅장한 파르테논 신전이 초기 및 전기 미술이었다면, 이번 작품 라오콘은 후기 및 헬레니즘기의 그리스 미술이다.

그리스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는 라오콘의 군상을 보면서 이상적인 인체 비례를 7등신으로 언급하며, 몸과 다리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틀어진 콘트라 포즈를 설명했는데 이것이 바로 캐논(7등신 법칙)’이다.

폴리클레이토스가 캐논을 만든지 1세기 후에 리시포스라는 조각가가 새로운 인체의 표준형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8등신 캐논. 이 법칙에는 단순한 미()의 변화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황금분할 법칙이라는 중요한 법칙이 내재해 오늘날의 미인의 필수 기준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그리스 미술은 시대적으로 헬레니즘기를 통하여 전성기를 이루면서, 여신의 조각도 서정적 정서와 누드로 재현, 사실적이며 육감적으로 육체적 운동감과 정신적인 격동을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여신이 우리가 잘 아는 비너스.

그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 원정을 통하여 오리엔탈 문화와 그리스 문화가 융합되면서 헬레니즘 문화를 만들었고, 이는 인도의 간다라 미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간다라 미술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주에 있는 국보 제24석굴암 본존불과 일본의 백제 관음상 조각 양식에 근원적인 영향을 미치게 했다.

이병수 미술학 석사/학예연구사(큐레이터)/서양화가/순성미술관 관장
이병수 미술학 석사/학예연구사(큐레이터)/서양화가/순성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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