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교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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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교사의 눈물
  • 서산시대
  • 승인 2020.05.2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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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코로나19가 남긴 상처
방과후 허정선 교사
방과후 허정선 교사

나는 방과 후 교사다. 지난해 12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겨울 방학을 맞았다. 그리고 올해, 3월에 있을 개학 맞이 준비를 하며 아이들과의 행복한 웃음을 기대하고 있었다.

20201월 말경, 각종 언론 보도에 중국우한폐렴 발생이란 뉴스가 TV를 장식할 때만 해도 아 메르스나 사스같은 거구나!’ 생각하며 가볍게 넘겼다.

그로부터 한 달도 채 되기 전 대한민국에 확진자가 생겼다는 뉴스가 각 방송사를 타고 흘러나왔다. 그리고 세상은 삽시간에 바뀌어 버렸다. 확진자 수가 일파만파로 늘었고, 결국 출입국 과정에서 바로 자가격리 된다는 것과 손 소독제와 마스크 대란등 사상초유의 사태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이 생겼지만 그래도 손 소독 잘하고 마스크 잘 끼며 되도록 외출이나 사람 많은 곳에만 가지 않으면 별일 없을거야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드디어 아이들과 만나게 될 3, 개학이 다가오면서 나는 방과후 수업을 하기 위해 일정 조율은 물론수업 계획서를 제출,  학교로 찾아가 계약서 작성을 하며 새학기를 준비했다.

그러던 찰나,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급기야는 교육부에서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1주일 개학 연기!"라는 결정을 내렸다. 곧 다시 2주일 추가 연기! 그리고 4월 개학도 무리라는 결론으로 온라인 개강!

이때만 해도 날 따뜻해지면 괜찮아 질 거야. 온 나라가 모두 힘든 시기니 조금만 더 견뎌보면 괜찮을 거야! 버텨보자!’라며 하루빨리 시간만 지나가길 바랐다.

5, 다행히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한 분위기였다. 조심스럽게 등교 일정들이 나오고 다시 방과 후 수업 계획안을 수정하며 아이들과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었다.

아뿔싸! 방심하던 사이 이태원클럽 코로나19가 다시 터지고 학교 사정상 또다시 1주일 연기하는 학교부터 시작하여 1학기 방과 후 수업을 아예 포기하는 학교도 생겼다.

1학기 수업, 어차피 재개해봐야 겨우 4~8주 사이다. 8월이면 여름방학 도래! 2학기 개학 때까지 또 기다려야 하는 상황 속에서 나같은 방과 후 교사들은 20201월부터 20206월까지 빈털터리 손가락만 빠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만약 1학기 방과후 수업이 폐지 된다면 9월까지는 수입이 없다는 결론!!! 갑자기 막막해졌다.

1년 전, 서산시 성연면으로 이사를 할 때였다. 친정엄마가 냉장고를 사라며 팔찌 10을 내 손에 꼭꼭 쥐여주셨다. 울먹이며 받았던 그날 왜 그리 하늘은 눈부셨던지…….

그때만 해도 엄마 내음이 묻어있는 금붙이를 훗날 며느리가 오면 물려주리라, 그리고 손자에게 또 그 아이의 아이까지 대대로 물려주리라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는 결국 입에 풀칠하기 위해 엄마가 내 손에 쥐여준 팔찌를 2020521일에 팔았다.

돈을 받아 돌아 나오는 길에 비친 하늘은 1년 전 엄마가 내 손에 쥐여주던 그날처럼 햇살이 눈부셔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억지를 부릴 수도 없는 상황. 그래서 더 황망했다.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처럼 울던 그날 집 현관문을 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사랑하는 강아지 우리,아름,다운,나라가 맨발로 서로가 뒤질세라 뛰어나와 내 발아래 모였다.

나는 오늘 또다시 가슴을 친다. 막둥이 나라를 지인에게 입양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애써 태연한 척 지인에게 농담처럼 말했다.

코로나 땜시 힘들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갑니다라고. 지인은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나라를 팔아먹었네라며 다시 농을 던졌다. 우리는 어쩌면 서로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버렸는지도 모른다.

나는 안다. 모두가 힘든 시기라는 것도. 그럼에도 우리는 결국 다시 일어선다는 것도 나는 너무 잘 안다. 조금만 참고 견디면 된다는 것도.

하지만 방과후 교사들의 하루하루는 너무 많이 지쳐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 큰맘 먹고 하늘에 대고 말해본다. ‘저 힘들어요. 너무 힘들어요~’

힘든 걸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오늘이 있어 다시 힘주어 견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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