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귀여운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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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귀여운 말말말
  • 서산시대
  • 승인 2020.05.2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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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⑪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아이들과 하루 종일 함께 있는 시간이 누적되면서 체력이 떨어졌는지 한번 생긴 구내염이 쉽사리 낫지 않는다. 3살과 6살 된 아이들은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놀아주고 재우는 것까지 내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거의 없으니 몸살이 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랄까. 이렇게 피로를 달고 사는 와중에도 나는 아이들 덕분에 웃을 수 있다.

내 첫 조카 선우가 어릴 때 꽃이 진 것을 보고 꽃이 쓰러졌다고 표현해 역시 시인 아들은 다르다고 감탄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을 키워보니 이렇게 재미있는 일화가 종종 생긴다.

#1

경주 친정에 가족들이 모여 있을 때였다. 거실에서 다 같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4살 다은이가 이모들을 둘러보며 이모 한 마리, 이모 두 마리, 이모 세 마리하고 숫자를 세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는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다은이는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람은 한 명, 두 명, 세 명이라 세는 거라고 말해 주면서도 나는 한번 터진 웃음을 쉽게 멈추지 못했다.

문구점에서 사 온 장난감 야광 달과 별
문구점에서 사 온 장난감 야광 달과 별

#2

우리 아이들이 잠자리에서 매일 하는 의식이 있다. 자신들이 직접 고른 책 3~4권을 엄마나 아빠와 읽고 창작동화 CD를 들으며 잠을 자는 것이다. 그 동화 중 에릭 칼의 아빠 달님을 따 주세요에는 달님을 따 달라는 딸 모니카의 부탁에 아빠가 사다리를 타고 작아진 달을 따 주는 내용이 있다.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 다은이는 아빠에게 달을 따 달라고 부탁했고, 밤이 되자 남편은 달님을 따러 간다고 말하며 밖으로 나갔다. 문구점에서 장난감 야광 달과 별을 사 온 남편은 그 중 하나씩을 몰래 방에 가져다 두었다. 아침에 일어나 그것을 본 다은이는 기뻐하며 아빠 어떻게 따 왔어요?”라고 신기한 듯이 물었다. “아빠가 높은 산에 가서 사다리 타고 올라가 따 왔지. 아이고 다리야라며 다리를 두드리는 남편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야광 플라스틱 달과 별을 만지면서도 진짜 달님과 별님이라 생각한 다은이는 아빠 다연이꺼도 따 주세요라고 부탁했고 그 날 밤 남편은 자는 아이들 곁에 야광 달과 별을 하나씩 더 꺼내 두었다.

매일 밤 책 읽기가 끝나면 남편은 형광등을 꺼 주며 아이 방을 나가는데 그러면 낮에 빛을 머금은 달님 2개와 별님 2개가 또렷이 눈에 들어온다.

#3

태명이 다동이인 다연이는 말을 트면서 어느 순간 스스로를 따똥이라 불렀다. 최근에는 언니가 따똥이라 칭하면 엄마~ 언니가 따똥 해. 나는 그냥 다연인데라며 속상해 하지만 스스로를 여전히 따똥이라 말하는 다연이.

그런 다연이는 밤에 다연아 잘 자하고 인사해주면 아빠잘자 엄마잘자 언니잘자 따똥잘자하고 랩이라도 하듯 속사포로 대답한다. 조금은 짧은 혀로 이 말을 하는데 그게 귀여워서 다은이와 나는 들을 때마다 함께 웃는다.

좀 더 크면 이 말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 하루는 불을 켠 상태로 동영상을 찍는데 제 딴에는 어색한지 평소처럼 말하지 않는다. 이 목소리를 간직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촬영해 봐야겠다.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4

2주 전 어버이날 기념으로 시댁에 갔을 때였다. 잠시 외출한 남편이 아이스크림을 사 온다기에 기다리고 있는데 다은이가 밖을 보며 아빠하고 불렀다. 밖을 내다보니 다은이는 아빠가 지나갔다고 말하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나는 ! 아빠가 구름빵 먹고 구름 위로 올라갔네라며 맞장구를 쳤는데 옆에 있던 3살 다연이가 갑자기 아빠를 외치며 울기 시작했다. “아빠가 이제 내려왔네. 곧 집에 올 거야라며 달랬지만 다연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동화 구름빵을 알고 있는 다연이지만 아빠가 너무 멀리 갔을까봐 겁이 난 모양이었다. 아이에게 두려움을 주는 장난은 조금 자제 해야겠다. ^^;

#5

우리 아이들은 꿀과 잣을 넣은 멸치볶음을 좋아한다. 며칠 전 콩자반을 먹던 다연이가 라고 했는데 나는 잣으로 잘못 듣고 두 번이나 ?” 하고 되물었다. 다연이는 아니 짜했는데 이번에는 옆에서 같이 밥을 먹던 다은이가 콩이 잣 같아?”라고 물었다.

순간 나는 사람들이 비속어를 에둘러 표현하는 그 말이 생각나 깔깔 웃었다. 저녁에 퇴근한 남편에게 이 말을 하며 또 웃는데 그는 나를 향해 사상이 불순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 그러나저러나 웃긴 걸 나더러 어쩌라고~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6

어제는 온 가족이 기생충 약을 먹었다. 매년 봄에 먹는데 올해는 조금 늦었다. 어린이용 약은 시럽이라 각자 용량에 맞게 약병에 넣어 주었는데 약을 먹은 다은이가 이렇게 말했다. “오랜만에 약 먹으니까 맛있다그걸 들은 다연이는 크게 외쳤다. “약 또!” 약을 먹고 이렇게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고 어찌 웃음이 나지 않으랴.

엄마를 웃게도 하고 힘들게도 하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우리 아이들. 이 아이들이 자랄수록 어릴 적 모습이 더 많이 그리워지겠지?

그 생각을 하며 힘들어도 다시, 또다시 기운을 내본다.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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