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경비원의 자살... ‘갑질의 악순환’은 반드시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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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경비원의 자살... ‘갑질의 악순환’은 반드시 피해야!
  • 서산시대
  • 승인 2020.05.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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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경의 재미있는 이슈메이커-⑪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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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아파트 경비원의 자살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에 안타까워했고 또한 아쉬워했다. 심적 고통이 어느 정도였기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동영상 속 그의 모습은 초라하고 거북하기 그지없다. 영락없는 고양이 앞에 쥐다. 잠시라도 그가 처한 상황을 상상해본다. 고인(故人)이 된 그의 고통이 얼마나 힘겨웠을지 짐작으로나마 그가 떠안은 괴로움과 슬픔을 공유하고 싶다.

본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되었고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그만큼 이번 사건은 대중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평소 다른 사람 일에 크게 관심이 없는 필자조차 처음으로 국민청원 게시판을 방문하게 한 사건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는 여러 면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필자의 주변에도 있는 어느 이웃이기도 하며, 가끔 필자를 안심시켜주는 동네 보안관과도 같은 사람이다. 또한 우리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이며, 자식을 위해 버겁게 살아내는 내 아버지를 떠올리게도 한다.

마치 늘 옆에 있었던 우리 동네 경비원 아저씨 또는 지친 어깨에 고단함을 지고 퇴근하는 우리 아버지였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적 충격때문일까.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건들이 올라와 있었다. 그 많은 글에서 본 사건을 찾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검색어에서 경비원을 입력해 얻은 목록에는 776건의 검색 결과가 출력되었다. 이전까지 그다지 관심 두지 않았던 억울한 사연들이 줄을 잇는다. ‘경비원 휴게실 개설’, ‘공동주택 갑질 방지법’, ‘경비원 폭행, 상해죄에 대한 가중처벌 요청등 그동안 얼마나 무관심했던가.

비단 이번 사건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한국 사회의 갑질문화는 그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 상태이다. 한국의 갑질문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6%갑질문화가 심각하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갑질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90% 이상이 한 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하였다.

갑질은 사회적으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입장에서 상대방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 생긴 신조어이다. 공동체를 구성하고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불만과 상호 불신은 지속적으로 문제 되어왔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같은 비대칭적 관계에 불평등이 만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한국의 서열 문화를 주목할 수 있겠다. 과거 시대적 배경부터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서열 문화는 현대에 와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조선시대의 신분 제도는 사라졌지만 아직까지 권위주의적 인식은 잔존해 있다. 더불어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군 문화도 한몫하고 있으리라.

다음으로 에 편중된 사회구조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부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나 권위주의적 지배 행태는 의 권력 행사를 방관하는 조직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의 입장에서 모욕감이나 비굴함은 그저 감내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오죽하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됐겠는가.

그러나 갑질문제가 최근에 와서야 공론화가 된 것은 아니다. 직장, 가정, 친구, 생활 곳곳에서 이 존재해 왔다. 마땅한 단어가 없었을 뿐 갑질이라는 적실한 표현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변화가 인 것이다. 이전처럼 문제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려는 사람은 없다. 남의 눈치를 보면서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쓰는 것도 싫다. 인터넷과 SNS로 온라인 소통이 확대되면서 자기 입장을 피력하는 문화가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며칠전 필자의 회사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 직원이 방문하여 브리핑을 한 적이 있다. 홀홀단신 그의 모습은 마치 적진에 홀로 우뚝 선 삼국지의 장비(張飛)를 연상케 했다. 차분한 목소리 톤으로 브리핑을 시작한 그는 제법 좌중을 사로잡는 듯 보였다. 단어 하나, 손짓 하나에서 그의 신중함이 느껴졌다. 브리핑이 끝나고 매서운 질문 공세는 냉철했던 그의 평정심을 무너뜨렸다. 결국 그는 준비해온 자료를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돌아갔다.

문뜩 어떤 생각이 스친다. 먼 곳이 아닌 내 주변에서 갑질을 목격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나는 갑의 위치에서 결코 갑질을 한 적이 없었는지. 혹은 우월한 위치에서 갑질을 방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누군가의 갑질로 굴욕감과 무력감을 느낀 적이 있다. 때로는 회복하지 못한 자존감을 부여잡고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내가 그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누군가의 입장을 이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그저 자신의 손상된 자존감을 보상받기 위해 나보다 취약한 누군가에게 되갚아 주는 갑질의 악순환은 피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이하배. (2017). ‘갑질의 소통문화:‘따로함께의 이데올로기를 넘어. 사회사상과 문화, 20(2), 251-289.

2. 김종두. (2018). 갑질행위에 대한 인식과 개선방향.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12(4), 283-294.

유은경 사회과학 박사과정 중
유은경 사회과학 박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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