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퇴치제(살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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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퇴치제(살충제)
  • 서산시대
  • 승인 2020.05.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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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다양해도 성분은 비슷...많이 뿌리면 어지러움, 매쓰꺼움 등 부작용 발생

장하영 약사의 「약」이야기-47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의 가정집에 에어컨이 없었다. 80, 90년대를 말한다. 에어컨은 규모가 큰 상점이나 관공서나 가야 볼 수 있었다. 특히 고속버스의 에어컨은 정말 시원했다. 아주 어릴 때는 에어컨이 뭔지도 몰라 한여름에 창문을 왜 닫고 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였다.

우리 집은 구조상 여름 낮에 제법 시원한 편이었다. 그런데 밤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열대야를 버티기가 어려웠다. 오래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더운 밤을 버텨야만 했다. 저체온증이 올까 봐 취침 전 타이머를 작동시켜 놓았다. 그리고 회전 바람으로 맞추어 놓았다. 그 당시에는 가정집에 선풍기 하나밖에 없는 시절이라 한 사람이 선풍기 바람을 독차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람이 쓸고 가면 다시 바람이 쓸 때까지 수초를 기다려야 하였다. 이래서는 깊은 잠은커녕 노루잠도 들기 어려웠다. 선풍기 때문에 동생과 싸우기도 하였다. 장마철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한여름에 더 괴로웠던 게 있었으니 귓가에서 징글맞던 ‘앵앵’ 모기였다.

물론 해결 방법은 단순했다. 취침 바로 전 살충제(에프킬라)를 뿌려 모기를 제거하면 되었다. 어느 날은 너무 더워서 창문을 살짝 열어두었다. 깜깜하면 모기도 잠들거나 방에 들어오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러나 모기는 눈이 필요 없다. 사람의 체취를 따라 들어오는 것이다. 그날 밤은 모기가 연신 양쪽 귀에서 울어대었다. 특히 앵앵거림이 귓가에서 갑자기 멈추면 긴장하였다. 조금만 방심하면 모기에 몇 방은 기본으로 물려 퉁퉁 부었다. 특히 발바닥 두꺼운 피부가 모기에 쏘이면 긁을 수도 없었다. 어찌하든 손쓸 방법이 없었다. 그 불쾌함을 며칠 동안 감내해야만 하였다. 이런 식으로 모기와 사투를 벌이다 보면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새벽 동이 트고서야 모기는 잠잠해지고 비로소 잠들 수 있었다.

그러다 다른 방법을 찾았다. 모기향을 피워놓고 자면 되었다. 문을 열어놓아도 모기향 덕분에 모기에 물릴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실내에서 장시간 피우면 공기가 탁해져 숨쉬기도 불편하였다. 이후 90년대 초반에 전자모기향이 나왔다. 매트 하나면 8시간 지속되니 하룻밤은 거뜬히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아껴 쓰다 보니 매트 하나로 이틀 밤을 버텼다.

모기 퇴치 기술은 계속 발전하여 2000년대 이후부터 모기 기피제가 상용화되었다. 이는 모기 접근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약물(DEET)이다. 최근에는 제품이 세분되어 진드기 기피제도 개발되었다. 이처럼 살충제 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살충 성분은 과거나 지금이나 5여 종으로 큰 차이가 없다. 제품이 다양해진 이유는 순전히 마케팅 측면에서 구색을 다양하게 갖추었기 때문이다. 성분은 단순하지만 앞으로는 어떠한 제품들이 개발될지 궁금하다.

모기 퇴치 기술은 다양해졌어도 기본적인 제형은 스프레이(분사)형 살충제이다. 급할 때 응급 목적으로 바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전통적으로 홈키파와 에프킬라가 있다. 그러나 성분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시중에 초강력 살충제라고 야단스럽게 광고하는 제품도 있는데 따지고 보면 주성분의 농도 차이가 있을 뿐이지 성분의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약물의 양만 늘어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모기 퇴치제의 주성분은 피레트린, 페노트린, 피레트로이드 등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살충제의 원리가 궁금할 것이다. 어떠한 원리일까? 살충제로 바닥에 떨어진 모기를 관찰해보자. 다리가 꼬여져 있을 것이다. 모기의 다리가 굳어버려 죽은 것이다. 모기에 살충제가 분사되는 순간 피부에 흡수되어 다리 근육을 강제로 수축시킨다. 따라서 날 수 없게 되고 호흡도 불가능해져 종국적으로 질식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리는 모기에게만 유효할까?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곤충에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모기 퇴치제는 파리나, 나방, 꼽등이, 바퀴벌레, 지네, 거미, 귀뚜라미 등에 모두 쓸 수 있다.

끝으로 한 가지만 유념하도록 하자. 살충제는 안 쓰는 것이 좋다. 살충제는 결코 공산품이 아니며 여전히 국가에서 의약외품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자주 쓰면 두통이나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으니 모기 등의 해충을 잡을 정도로 최소한으로 쓰는 것이 좋겠다. 정기적인 환기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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