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언니·동생, 우리는 데칼코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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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언니·동생, 우리는 데칼코마니
  • 서산시대
  • 승인 2020.05.1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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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⑩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다은이와 다연 자매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다은이와 다연 자매

늦둥이라 혼자 자란 나는, 나이 터울이 적어 친구처럼 지내는 자매들이 매우 부러웠다. 함께 뛰어 놀고, 손잡고 등하교를 하고, 같은 관심사를 갖고, 커서는 입을 옷을 공유하고, 서로 연애상담도 해주며 지내는 자매들. 사실 내게는 그렇게 할 또래의 자매가 없었다. 외롭게 자란 나는 생각했다. 나이 터울이 크지 않은 자녀들을 낳아 기르고 싶다고.

다행히 나는 3살이 차이 나는, 30개월 터울의 아이 둘을 낳았다. 함께 성장할 내 두 딸을 생각하면 참으로 흐뭇하고 부럽기까지 하다. 애정과 질투라는 양가감정을 느끼면서도 서로 죽고 못 사는 내 딸들, 6살 다은이와 3살 다연이를 소개한다.

서로를 끔찍하게 위하는 자매
서로를 끔찍하게 위하는 자매

#6살 다은이내 사랑 동생

잘 놀다가도 사소한 일로 투닥투닥 하는 자매지만, 밖에서만큼은 확실한 내 편이 된다. 육아지원센터 놀이실을 이용하던 작년 어느 날, 3살쯤 되는 아이와 2살 다연이가 장난감 하나를 차지하려고 서로 밀고 당기고 있을 때였다. 옆에 있던 다은이가 손으로 다연이를 감싸 안더니 하지 마! 얘 내 동생이야!”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함께 가지고 노는 거라고 중재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다은이가 얼마나 대견하고 든든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밖에서 동생을 챙기는 모습은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 마트에 들렀다 공원을 지나는 길이었다. 학습지 홍보를 하는 분이 다은이에게 풍선 하나를 건넸다. 다연이가 유모차에서 자고 있었기에 나는 얼른 지나가야지 싶었는데 다은이가 풍선을 받으며 당돌하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저 동생도 있어요. 지금 유모차에서 자고 있는데 제 동생 풍선도 하나 더 주세요

홍보를 하시던 분은 동생을 챙기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했는지 웃으며 동생이 있는 줄 몰랐네. 풍선 하나 더 줄게. 여기 반지도 동생꺼랑 니꺼 두 개 골라 봐~” 하셨다. 다은이는 당당하게 풍선 두 개를 쥔 채 본인을 위한 해파리반지와 동생을 위한 오리반지를 골랐다. 낯도 많이 가리고 부끄러움도 많던 다은이가 언제 이렇게 컸을까? 그리 당당하지 못한 엄마인 나는, 그 날 다은이가 참 멋져 보였다.

지난 427, 두 번째 생일을 맞이한 다연이를 축하하기 위해 시부모님이 영상통화를 걸어오셨다. “다연아, 예쁜 옷 있어? 할머니가 생일선물로 옷 사줄까?” 엄마인 내가 얼른 ~ 좋아요했는데 옆에 있던 다은이가 할머니, 저도 옷 사 주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당당한 다은이의 태도에 또 한 번 놀랐고, 며칠 후 다은이, 다연이는 노란 원피스를 선물 받았다. 다은이와 다연이는 똑같은 원피스를 입은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매우 기뻐했다.

도서대여 이벤트 중
도서대여 이벤트 중

며칠 전 다은이가 입학할 유치원에서 도서대여 이벤트를 했다. 행사 장소인 공원에서 책을 빌린 후 친구들과 뛰어 놀던 다은이는 유모차 안을 들여다보는 친구들에게 동생을 자랑하고 싶었나보다. 갑자기 유모차에서 자고 있던 다연이의 손을 만지기 시작했고 조금이라도 더 재우고 싶었던 나는 이를 만류했으나, 결국 다연이는 언니의 손길을 느끼며 낮잠에서 깨어났다. 다은이는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동생을 안아주었고 아기가 귀엽다고 말하는 친구들의 소리에 어깨를 으쓱했다.

다연이는 언니 따라쟁이
다연이는 언니 따라쟁이

#3살 다연이내 사랑 언니

다연이는 언제나 언니바라기다. 음식을 먹을 때도 놀 때도 심지어 목욕을 할 때까지도, 늘 시선은 언니를 향해 있는 다연이. 아빠는 다은이와 다연이를 데칼코마니라고 표현한다. 밥을 먹다가 언니가 물을 마시면 따라 마시고 국에 말아 먹으면 똑같이 말아 먹는 다연이.

코로나19로 종일 함께 지내면서 언니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하다 보니 다연이의 말이 부쩍 늘었다. 언니를 따라 뛰어다니며 운동신경도 좋아지고, 언니의 주도로 많은 놀이를 하면서 인지(認知)도 한 뼘은 발달된 듯하다. 언니가 화장실에 가면 저도 따라 아기변기에서 대소변을 시도하기에 두 돌쯤 되어 기저귀를 떼나 하고 내심 기대했는데 그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다연이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언니가 좋아?”라고 물으면 다연이는 한결같이 언니 좋아하고 대답한다. 다은이는 미소 지으며 다연이에게 다시 질문한다. “그럼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다연이는 이 질문에도 언니 좋아라고 대답한다. 보상하듯이 다은이도 나도 다연이가 제일 좋아라고 말하면 다연이는 나를 보며 따똥(태명: 다동이) 언니 좋아. 언니 따똥 좋아하고 활짝 웃는다. 오늘 낮 놀이터에서 다연이가 이 질문에 뜬금없이 아빠 좋아라고 답해서 당황했지만 집에 돌아와 다시 물으니 언니 좋아라는 평소의 대답이 돌아온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데칼코마니 다은이와 다연이. 열 살, 스무 살, 아니 백 살이 되어서도 둘이 지금처럼 곁에서 소중히 아껴주고 사이좋게 지내는 자매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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