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버이날을 즈음하여

동문1동 김덕제 동장
서산시 동문1동 김덕제 동장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당신은 이제 세월의 흔적으로 세상 좋은 구경도 힘들 정도로 나날이 쇠약해져 가고 있습니다. 50살이 훌쩍 넘은 철없는 막내 아들은 이제서야 어머니 마음을 조금씩 헤아려 가고 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지도 어언 20여 년, 당시 어머니께서는 시골에서 혼자는 무서워 못 살거라 하셨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편안함을 찾으셨지요. 아마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어머니를 보살펴주셔서 그랬지 않나 생각합니다.

당신이 낳은 4남매와 손자, 손녀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시는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고맙고 사랑합니다. 그동안 당신이 내리신 사랑을 그저 당연하게만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몇해 전 들어서야 겨우 조금씩 알아간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어머니 당신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공직생활 20년만 하고 그만두겠다는 철없는 아들 말에 마음의 상처를 드렸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그 후로도 공직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방황하고 있을 때 막내 아들이 면장이 되었음 소원이 없겠다고 하신 어머니 당신 말씀에 다시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드디어 동장으로 발령받았을 때 세상에서 가장 기뻐하셨던 우리 어머니. 이제 어머니의 소원도 이루었기에 저는 더 이상 욕심도 미련도 없이 그저 당신 곁에서 즐겁게 살아가려 합니다.

단비가 흡족하게 내린 오늘,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와 어버이날을 맞아 작은 카네이션 화분과 우럭회를 준비하여 맛있는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어머니의 야윈 모습을 마주하니 서러운 막내아들은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요.

아직도 꽃을 좋아하시고 작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시는 나의 어머니, 저는 어머니의 아들이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효도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듯합니다. 자주 뵙고 자주 어머니 말씀에 귀 기울이며 그렇게 공감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골에서 떨어지는 빗소리 들으면서 어머니와 함께했던 시간들 영원히 기억하며 한주간도 또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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