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가져다 준 여행작가의 일상-①
2020년 신년을 맞이한 나는 부푼 꿈에 아주 살짝 들떠 있었다. 1월에 이미 4월까지의 강연이 거의 차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9년과 다른 점이라면 일회성 강연이 아닌 시리즈강연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 예로 성남시인문학 강연은 7주간 매주 1회를 각기 다른 주제로 하는 강연이다. 여행작가 초년생인 나로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행작가는 여행을 하고 느낀 것을 대중과 나누는 직업이다. 이런 면에서 글 기고와 강연 그리고 방송은 아주 중요한 수단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강연은 내가 제일 선호하는 전달방식이다. 대중과 직접 만나는 일은 늘 생동감이 넘쳤다. 대중과 만나 연단에 오르면 늘 행복했고 기대 이상의 분발을 했다. 대중은 강연 내내 즐거워했고 자신감에 찬 얼굴이 되었다.
불현듯 찾아온 코로나.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전염병으로 3, 4월의 강연이 취소되거나 5월 이후로 연기되었다. 다행히도 6개월간 진행해 오던 방송과 예정된 TV 강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했다.
나에게 갑자기 닥친 이 한가로움이라니.
내가 처음 마을버스와 함께 홀연히 여행을 떠나면서 한 말이 생각났다. ‘이제 나의 인생은 좀 더 느리게 살겠다’고. 그랬었다.
이것은 화장실에 가기 전의 생각이 되어버렸다. 마음의 욕심을 비워 버리자고 한 것인데 그 빈 자리에 더 지독한 욕심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몸이 바빠야지 마음이 바쁘면 안 된다. 마음이 바쁜 것은 욕심과 그놈이 뿜어내는 초조함 때문이다.
2개월간 나는 나만의 여행에 나섰다. 늘 생각해 왔던 제주도 올레길을 두 번이나 찾았고,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정리했다. 소원했던 친구들과 식사를 했고 한가한 생각에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나의 저서인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를 몇 번이고 읽어보며 예전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 책의 195쪽에 이런 글이 실려있다.
‘고난은 행복을 싣고 오는 수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