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녹실 외용제...남성은 5% 여성은 3% 제품 구입, 혈액 공급과 영양 보급
판시딜 복용제...여성형 탈모에 효과, 남성형인 M모형 탈모에는 도움 되지 않아

장하영 약사의 이야기-44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바야흐로 빅데이터 시대이다. 정신 차릴 틈 없이 사면팔방 데이터가 쏟아진다. 폭포수에 사지가 저리는 느낌이랄까. 인터넷 포털에 접속하면 뉴스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댓글은 물론 제목도 읽기 벅차다. 이뿐인가. 국가는 공공데이터라고 하여 한 개인이 다루기 힘든 방대한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제 과거 방식대로 모든 데이터를 날것 그대로 다룰 수 없다. 넘쳐나는 제반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추출하는 게 자못 중요하다.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유념할 점은 무엇일까? 편견과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바라는 결과가 있기 마련이다. 결과는 동일하여도 이에 대한 해석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였으니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여도 결론은 프레임에 따라 차이가 있다.

프레임 문제는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이다. 선거가 끝났으니 얘기해보자. 이번 선거 결과는 선거 엿새 전까지 여론조사 추이를 보았을 때 충분히 예측 가능하였다. 그런데 선거 결과가 의외였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 두려움과 정치 성향이 편향을 만들어낸 것이다.

선거 1개월 전부터 이루어졌던 여론조사 데이터를 가감 없이 분석하고 추세분석을 해보자. 대체로 예측 가능한 결과가 아닌가? 여론조사는 상상 이상으로 과학적이다. 고작 표본 1000명으로 지역 여론을 대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겠으나 통계 이론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울러 왜곡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보정 장치를 둔다.

필자는 이번 선거를 통하여 몇 해 전 알파고가 떠올랐다. 대국 며칠 전 전문가 대부분이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점쳤다. 바둑에는 계산할 수 없는 그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감각이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감각이란 것도 인간의 한계에 대한 방증이다.

컴퓨터의 용량과 속도만 넉넉하다면 계산 가능한 알고리즘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그 전문가들이 바둑에 대한 막연한 신비감을 깨고 통계와 전산학적 식견을 갖추었다면 알파고의 우세를 충분히 짐작하였을 것이다.

사람들의 편견은 약 효과에 대한 바람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위약효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약효과를 절대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약이 있다. 어떤 약일까? 탈모치료제이다.

탈모는 미용상 민감한 문제이므로 사용 후기, 광고에 현혹되기 쉽다. 그러한 제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탈모 자체가 치료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러나 증거는 박약하다. 대부분 인터넷에 떠도는 개인적 체험일 뿐이다. 약효에 민감할수록 프레임을 벗고 객관적으로 보아야 한다.

안타깝지만 탈모가 진행된 부분은 회복될 수 없다. 그런데도 인터넷에는 모 제품을 먹고 머리카락이 솔솔 났다는 둥 사용 후기가 난립한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며 그 진위여부도 의심스럽다.

탈모치료제는 탈모 진행을 늦추어 주고 가늘어졌던 머리털을 굶은 머리털로 바꾸어주는 정도의 효과는 있다. 그러나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머리카락이 다시 나게 하는 효과는 없다. 만일 그러한 사례가 있을지라도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보아야 한다.

현재 시판되는 탈모치료제의 종류로는 크게 2종인데 마이녹실(미녹시딜), 판시딜(판토가) 계열이다. 마이녹실은 바르는 외용제인데 두피에 혈액을 공급하여 영양을 보급하며 모발을 자극한다. 남성은 5% 제품을 선택하면 되고 여성은 3%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판시딜은 복용하는 제형으로 개발되었는데 효모와 단백질이 주성분이며 모발의 영양제라고 이해하면 된다. 여성형 탈모에 효과가 있으며 남성형 탈모인 M형 탈모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효모에는 비오틴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머리카락의 가늘어짐을 예방한다.

인터넷에 접속하여 탈모치료제를 검색해보면 제품 광고가 수없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 근거가 없으므로 광고로만 보길 바란다. 약효가 검증된 제품은 적어도 허가가 까다로운 일반의약품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반의약품을 장기간 사용하여도 효과를 못 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병의원에 방문하여 처방받길 권한다. 참고로 전문의약품 중 피나스테리드가 탈모에 상당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의사의 진찰과 상담을 통하여 적절한 치료제를 복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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