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약사의 「약」이야기-43
피부질환 연고,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항생제가 복합적으로 처방된 연고

각종 피부질환에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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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올해는 정초부터 지금까지 시간 흐르는 줄을 몰랐다. 봄은 고사하고 벚꽃 만개 시기인지도 몰랐다. 아침 출근길 벚나무를 보고서 그제야 봄을 실감하였다. 벌써 봄이 한창인 시기이니 낮은 더워질 것이고 일교차가 커질 참이다. 그런데 내 감각은 이토록 봄을 인지하지 못했다.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독자가 많을 것으로 믿는다. 왜 그랬을까? 연초부터 코로나19가 유행해서 그랬지 않았을까. 사람들의 지각과 감각은 온통 코로나에 집중되었고 사람 간의 모임은 통제되었다. 환경이 통제되면 시간 흐름을 제대로 읽을 수도 없고 계절에 적응할 여유도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외투는 아직도 겨울옷이다.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상의나 하의도 겨울옷이다. 특별히 춥지도 않은데 코로나19 때문에 봄을 맞아 단장할 시기를 놓쳐버렸다.

코로나19 문제는 약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여파도 만만치 않았다. 전국의 모든 약국은 바빠졌다. 공적 마스크 때문이다. 공적 마스크 판매 시행 초기에는 약국에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이 많았다. 하루에도 마스크 때문에 수백 통의 전화응대를 해야만 하였다.

한편 약사로서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기도 하였다. 약이 주업인지 마스크 보급이 주업인지 가름할 수도 없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흰 종이를 들고 다니면 처방전으로만 보였다. 요즘엔 흰 종이는 안중에도 없다. 이제는 가방에만 눈이 간다. 가방을 뒤적거리면 신분증이 나올 것만 같다.

국민들이 마스크를 갖춰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사람들의 건강에는 긍정적인 영향도 미쳤다. 감기 환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외에 감기 바이러스의 전파도 예방한다는 보고가 있다. 경험적으로 일교차가 큰 3, 4월이 감기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였다. 그러나 올해는 평년과 비교해본다면 감기 환자가 가장 적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감기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생활패턴이 바뀌었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위생 철저, 온라인 개학 등 기존의 생활 모습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제 익숙해졌다. 뭐든 환경이 바뀌면 처음엔 충격으로 다가선다. 그러나 조금씩 익숙해지다 보면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삶 자체가 외부 충격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 아니던가.

우리가 평소 떠안고 살아가는 질환이 있다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질환이어야 한다. 습진, 염증, 알레르기 같은 피부질환이 아닐까. 피부질환이란 구체성 없는 막연한 용어이다. 피부에 어떠한 형태로든 문제가 있다면 그게 피부질환인 것이다. 임상적인 증상으로 피부 발진, 가려움, 발열, 부종 등이 있다. 대표적인 피부질환명으로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을 지목하고 싶다.

이러한 피부질환들은 공통으로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이 물질이 피부에서 발적과 부종을 일으킨다. 따라서 피부질환 연고는 항히스타민제를 포함한다. 다시 말하여 히스타민을 잡아먹는 성분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의미이다. 스테로이드 성분도 포함한다.

스테로이드라는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러나 적당량을 적절히 사용하면 임상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가라앉히는데 아주 강한 작용을 한다. 그리고 항생제도 일부 포함한다.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 가려움증으로 자주 긁게 되는데 이때 상처가 나 2차 감염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피부질환 연고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항생제 3종을 기본적으로 포함하는 복합연고로 생각하면 되겠다. 이 때문에 ‘광범위 피부질환 연고’라고도 한다. 쓰는 목적이 다양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반 상처에도 쓸 수 있을까? 항생제 성분과 항염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니 쓰지 못 할 이유가 없다. 집에 피부질환 연고가 있다면 피부 가려움뿐만 아니라 상처 등 다양한 목적으로 써도 문제없다. 바르는 빈도는 하루에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피부질환은 우리 몸 어디라도 흔히 발생할 수 있어서 떠안고 살아갈 때가 많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지속하는 경우 병의원에 내원할 것을 권한다. 피부 자체의 문제가 아닌 다른 장기에서의 문제가 피부로 표출되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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