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상사 해피크린 김현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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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한상사 해피크린 김현호 대표
  • 최미향 기자
  • 승인 2020.03.2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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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에게 일자리 창출은 반드시 필요한 공기와도 같은 것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걸 보면 성장이 가슴으로 느껴져 보람있다”
대한상사 해피크린 김현호 대표
대한상사 해피크린 김현호 대표

 

프롤로그

기자가 간 그날은 대기업에서 들어온 작업복과 협력업체 일감들이 장애우들의 손을 거쳐 행복한 기다림을 준비하고 있던 시간이었다. 작업장 문을 열자 일제히 시선이 문 사이로 모였던 모습.

기자가 밝은 목소리로 김현호 대표를 찾자 입구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직원 한 분이 옷걸이에 옷을 걸며 손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웃으며 작업복이 정말 깨끗하네요라는 기자 말에 옷걸이를 든 채 쑥스러운 미소를 보냈다. 넓은 작업장 사이로 직원들의 발걸음이 투명하다.

현대 사회는 일 중심의 사회다. 장애들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사회에 온전히 속해 있음을 보여주는 가시적인 척도가 된다.

이번 서산시대에서는 장애들을 고용함으로써 그들이 사회 속 구성원이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한 대한상사 해피크린 김현호 대표를 만났다.

 

Q 어린 시절 얘기가 듣고 싶다

A 대체로 행복했다. 가만 보면 훗날 세탁업에 뛰어든 계기가 여기 있었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작은 개울에 앉아 엄마가 빨래를 빨던 생각이 난다. 나는 엄마 옆에 턱을 괴고 쪼그리고 앉아 물속을 바라보는 걸 좋아했다. 그 안에는 물방개도 있었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갖가지 물고기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곤 했다.

그러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첨벙하고 물속으로 들어갔고, 그러다 아예 물장구를 치며 엄마에게 물을 튕기며 장난을 쳤다. 그러면 엄마는 손사래를 쳤고, 나는 한참을 놀다 심심해지면 슬슬 물에서 올라와 속옷 바람으로 엄마 옆에 앉아서 함께 빨래를 했다.

그때는 왜 그리 햇살도 바람도 아름다웠는지 모르겠다.

 

Q 부모님의 교육관이라면?

A 우리 부모님은 이웃사랑이 남달랐고 특히나 아버지가 완고한 경상도 구미 분이셨다. 9남매 중 막내인 내가 23살 때 엄마가 세상을 떠나셨다. 엄마가 없다는 것은 하늘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막내인 내가 슬퍼하고 있으니 아버지는 또 얼마나 가슴아팠을까. 그랬던 아버지마저도 내 나이 30살 때 엄마가 계시는 하늘나라로 가버리셨다. 두 분 모두 너무 일찍 돌아가신 것이 지금도 속상하다.

생전에 아버지께서는 늘 나를 앉혀놓고 말씀하시길 남자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불의를 보면 앞장서 막아내고, 아픈 이웃이 있으면 함께 건사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랬나. 고등학교 2학년 때 동네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그때 운전자와 동승자가 차를 버리고 도망가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친구와 같이 추격해 잡아 경찰에 넘겼는데 알고 봤더니 범죄 전력이 있던 강도였다. 당시 쫓는 과정에서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죽을 뻔했던 일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물론 그 일로 전교생 앞에서 표창장을 받긴 했지만 말이다.

그때는 이래 봬도 히어로였다(웃음).

직원들과 함께
직원들과 함께

 

Q 대한상사 해피크린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A 사실 동방세탁기계 충남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접근하기가 훨씬 쉬웠다. 물론 근원은 소싯적 개울에서 엄마와 함께 앉아 빨래했던 것에서부터 시작했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빨래라는 단어는 인류가 의복을 입기 시작하면서부터 행하여진 것 아닌가. 물론 원시시대에는 주로 종교적 의미나 예의와 덕행의 의미가 더 컸다고 한다. 그 뒤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빨래는 몸을 깨끗이 하여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려는 사교적 욕구가 있었다. 이처럼 누군가는 반드시 사업적으로든 뭣으로든 아무튼 이어 가야할 필연적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대리점을 운영하던 중, 리조트 공사를 하고 있던 태안의 모 사장님이 우리 리조트 오픈하게 되면 세탁물을 좀 책임져달라는 얘기를 했었다. 성격도 급하지. 그것이 계기가 되어 2011년 법인 세탁공장을 설립했다. 그런데 아뿔싸, 아쉽게도 공사중이던 리조트가 부도가 났고 끈 떨어진 나는 막막하던 차 체인점으로 전환하여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대한상사 해피크린을 설립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주로 기업체 근무복을 세탁하는 동시에 체인세탁점에서 물건을 받아다 전문적으로 세탁을 해주는 이른바 세탁전문업체.

현대오일뱅크 근무복 작업중
현대오일뱅크 근무복 작업중

 

Q 고용률 70%인 장애인표준사업장이던데?

A 맞다. 우리 회사는 장애인 고용률이 70%로써 장애우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삶의 터전이다. 그들에게 일자리 창출은 필요한, 어쩌면 공기와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사업장에 근무하는 작업복 전문 책임자조 대리는 지금 딱 10년 차 근무를 하는 성실맨 장애인이다. 안타깝게도 엄마를 비롯한 누나까지도 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는데 그에 굴하지 않고 얼마나 당당하게 생활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가장 역할을 착실히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생활하는 아주 모범직원이다.

신기한 것은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 작업복 모두를 도맡아 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수가 전혀 없다. 글쎄 1,200명의 직원 이름과 소속을 모두 암기하고 있어 착오가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주 40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성실맨으로서도 아주 그만인 친구다.

 

Q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장애들을 고용하다 보니 비장애들이 흔히 하는 상식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힘들어할 때가 있다. 초창기에 (장애)일을 가르치다 보면 비장애에 비해 업무의 진척도나 효율성이 많이 떨어져 회사 차원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갈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약이라고 이제는 안다. 이들과 함께 있으면 필요한 것이 바로 끊임없는 반복기다림이란 것을.

예를 든다면 이거다. 비장애들에게 다림질 교육을 가르치면 이틀이면 다 배우는 작업도 장애들에겐 6개월 이상을 가르쳐야 숙지가 가능할 때가 있다. 오늘 가르치면 내일 잊어버리고 또다시 가르치면 또 잊고... 숙달되었다 싶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잊어버리기 때문에 끊임없는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

근무복 담당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근무복 담당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보람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

A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하는 걸 보면 성장이 가슴으로 느껴져 보람있다.

더군다나 장애들의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되어 기업체나 여타 사업체에서 작업복을 믿고 맡기면서 더 많은 장애인들이 직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씀해주실때면 아 우리 사회가 아직은 따뜻하구나!’를 느낀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나 또한 앞으로도 우리 장애인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사회의 1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다.

 

Q 앞으로의 꿈은?

A 꿈이 한가지 있긴 하다. 초창기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머릿속에 담겨 있는 그림인데 바로 기숙사를 짓는 것이다. 우리 장애인들이 그곳에서 좀 더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비장애인들이야 자가용으로 출근하면 금방인 이 길을 우리 (장애우)직원들은 아침 9시까지 출근하기 위해 버스를 갈아타고 회사가 있는 양대동으로 출근한다. 가슴 아프다.

그런데 현재 기숙사는커녕 지하수조차 팔 수 없는 난관에 부딪혀 있다. 행정상 문제는 없지만 장애인들이 근무한다는 이유 때문인지 주민분들의 무조건적인 반대로 난관에 부딪혀 있다. 정말 속상하다.

지난번 어느 관광지에 새겨진 글이 생각난다. ‘이제 대한민국 여행지가 바뀝니다. 당신이 가는 곳, 당신이 보는 곳, 오르고 내리는 많은 길마다 따뜻한 눈맞춤으로 맞이하겠습니다라는 글은 바로 장애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그날 이 문구 앞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했었다.

나는 적어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서 더불어 잘 사는 사회가 되기를 정말 소망한다.

 

에필로그

김현호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장애인 친구들이 홀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일감을 나눠주는 것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의 사회안착이 얼마나 중요한지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운영하면서 다시금 깨닫는다고 말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장애인들이 입사하고 싶어 연락을 취해올 때도 있다. 하지만 일거리가 없으니 더는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쪼록 장애인표준사업장이 계속 순조로운 항해를 하여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대한상사 해피크린 전경
대한상사 해피크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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