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처럼 꾸준한 복용이 필요하고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돼야!

장하영 약사의 이야기-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어릴 적부터 바닷가를 유별나게 좋아하였다. 운전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자주 다녔던 곳이 바닷가였고 가족끼리 놀러 다닐 때 필수적으로 들렀던 곳도 바닷가였다. 특히 저녁 바다를 좋아하였다. 밤바다는 더 좋았다. 가족끼리 펜션에 가면 나 혼자 바닷가에 나갔다. 파도 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목적지 없이 걸었다. 저녁 식사 이후엔 시간이 많았다. 어떻게 살지 무얼 하며 살지 해답을 풀어내고 싶었다. 소위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아등바등 살고 싶지는 않았다.

요즘 같은 겨울날에도 바닷가에 가면 어김없이 바닷가를 걷는다. 특히 겨울 밤바다는 내가 알던 그런 바다가 아니었다. 어딘가 턱져서 내 얕은 호흡만으로도 바닥이 드러날 것만 같은 여울이었다. 손에 모두 쓸어버릴 만큼 한 움큼 깊이였다.

달의 투영은 은빛으로 지글대며 온갖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열어보았다. 반복적 리듬은 단조롭고 멜랑콜리하기까지 하였다. 빗살적 본류는 유클리드적 직설을 발사하고 있었다. 밤하늘을 보았다. 자정에 핀 은하수는 참으로 따스하였다. 외진 별 하나가 적적한 듯 한줄기 광자로 간지럽혀 왔다. 별똥별 하나가 작은 생채기로 휘어갔다. 갯바위 틈이 고아하게 고동쳤다. 그 사이선 바람 소리가 또르르 흘러간다. 왠지 낯설고 텁텁하다. 손에 쥐었던 커피 캔을 냉큼 비웠다. 진액 몇 방울 남았을 터다. 마냥... 행복하다.

밤바다에 가면 별별 생각을 다 하였었다. 특히 한겨울에도 바닷가에 들르면 밤마다 바다를 보며 상상하는 습관이 있었다. 겨울이면 손발이 금세 차가워졌고 저렸다. 20대 시절엔 신진대사가 활발하니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두꺼운 옷과 장갑이 꼭 필요한 나이가 되었다.

이번 주 주제는 혈액순환 개선제. 혈액순환 장애는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데 이상이 있을 때를 말한다. 말 그대로 혈액이 온몸을 순환하는 데 장애가 있는 상태이다. 대부분 노화와 직간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

혈관은 동맥, 모세혈관, 정맥의 3종이 있다. 이중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면 주관적 증상은 어디에서 가장 영향을 받게 될까? 모세혈관이다. 모세혈관이 가장 얇기도 하고 주로 인체 사지 말단에 분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면 손발저림을 가장 먼저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심각한 경우 고혈압, 동맥경화증, 심장 질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일반의약품으로는 직접적으로 치료할 수 없으니 병원에서의 진료가 필요하다.

가벼운 혈액순환 장애는 일반의약품이 도움이 된다. 우선 은행잎(징코민)으로 만든 제제가 흔히 쓰인다. 혈액의 끈적거림을 개선하고 모세혈관을 이완 시켜 결국엔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만드는 약물이다. 토코페롤(그랑페롤)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E라고도 하는데 항산화 작용이 있고 말초순환장애를 개선한다. 서양산사(써큐란)에서 추출한 제제도 있다. 이 약물은 심장을 보호하는 작용이 있어서 심부전 등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외에 오메가3도 도움이 된다.

혈액순환장애는 일시적인 장애가 아니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복용하는 약물을 영양제라 생각하고 지속해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이다. 어떠한 생활습관이 필요할지는 상식적인 면에서 생각하면 된다. 금연은 피하고 술은 적당히 마시자. 운동도 규칙적으로 성실하게 하자. 적당한 스트레스는 좋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피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혈액순환이 안 되면 몸이 차가워지므로 차가운 물이나 추위도 피하는 것이 좋겠다.

누구든지 나이가 들면 혈액순환 장애를 겪게 된다. 임상적 증상도 다양해진다. 하지만 꾸준한 약물 복용과 건강한 생활습관만으로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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