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서방’이 충남 땅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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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왕서방’이 충남 땅을 좋아한다?
  • 박두웅 기자
  • 승인 2020.01.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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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충남 주택 매수 1911억 원
천안, 아산, 당진, 서산지역 매수액 급증

중국인이 국내 부동산 쇼핑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제주도의 절반을 이미 왕서방이 사들였다는 등 소문도 무성하다. 실제 그 정도 규모는 아닐지라도 최근 5년간 중국인은 제주도에서만 2203억 원을 투자해 687채의 주택을 사들였다. 1채 평균 32000만 원이다.

최근에는 세종시를 비롯해 경기도 수원과 부천, 인천시 부평과 연수구 등 금싸라기땅 쇼핑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중국인이 인천 부평에서만 사들인 주택은 880, 14509500만 원어치다. 연수구에서도 868억 원을 투자해 230채의 주택을 매집했다. 이밖에 남동구 5364(503), 미추홀구 413(641)의 주택 투자가 이뤄졌다. 경기도 안산과 부천의 경우, 이 기간 전체 외국인 주택 매수의 93%가 중국인이었다. 부천은 2085, 안선은 1920건에 달했다. 수원도 1626건으로 전체 외국인 매수의 85.8%를 육박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붐이었던 제주도 대규모 리조트 개발 투자가 수도권 중심 주택 투자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지방에선 충남 사랑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감정원에서 제출받은 전국 주택 외국인 매수 현황에 따르면 중국인은 최근 5년간 충남에서만 1911억 원 어치 주택 1345채를 구매했다.

특히 아산에서의 중국인 주택 매수액은 다섯배 늘었다. 2015년 중국인의 아산 주택 쇼핑 금액은 35억 원(36)이었지만 2018150억 원(125)으로 폴짝 뛰었다. 20199월까지도 116억 원어치 주택 94채를 사들였다. 5년 누적 주택 매수량은 383, 490억 원이었다.

지난 5년간 중국인의 매수량은 서산시 161(223억 원)와 당진시 114(165억 원)에 달한다.

토지거래도 활발했다. 당진, 서산의 경우 외국인 토지 매수량으로 보면 당진시의 경우 201812~2019111년간 172건을 사들였고 서산시의 경우 작년 3월부터 매수가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에 121건을 매수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2017년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DTI(총부채상환비율)40%로 축소하는 등 투기 과열 방지책을 내놓으면서 주요 부동산 투자자가 외국인, 그 중에서도 중국인이 급증하는 손바뀜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는 '왕서방' 중과세 추세

 

중국인이 한국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일단 2009년엔 외국인이 부동산을 살 때 별도의 취득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법이 바뀌었다. 부동산거래신고만 하면 되는데 다해서 평균 3시간이면 된다고 했다. 일부 도서지역과 환경보전지역, 군사기밀시설 등 8369를 제외하곤 어디든 허가받지 않고 구입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큰 흐름은 대출 규제. 돈줄을 죄어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소득과 자금출처 증빙을 스스로 해야 하는 외국인은 손쉽게 예외조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내국인 역차별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홍콩 등 우리보다 5~6년 앞서 중국 부동산 큰 손, 일명 왕서방이 거쳐간 국가는 비거주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외국인 취득세 신설 등으로 중과세 장치를 마련했다. 중국의 대량 현금이 유입되면서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여지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는 외국인이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하면 외국인 취득세를 부과한다. 부동산의 위치와 취득 시점에 따라 부과되는 취득세율은 15~20% 수준이다. 캐나다정부는 2018BC주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외국 자본 중 50억 캐나다 달러(44000억 원)가 돈세탁용 불법 자금으로 밝혀졌다. 이 자금은 벤쿠버를 포함한 BC주 집값을 약 5% 상승시켰다고 밝혔다.

호주는 외국인이 부동산 매입 또는 임대에 5000만달러 이상을 사용하면 정부에 신고한 뒤 외국인 투자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것을 의무화했다. 또 기존주택의 경우 비거주 외국인은 거래할 수 없다. 거주를 목적으로 한 임시거주비자 소유자만 기존주택 매입이 가능하다.

뉴질랜드 의회는 20188월 외국인의 기존 거주지역을 민감토지로 지정한 뒤 이 지역 토지구입을 규제하는 내용의 해외투자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이 법은 외국인이 뉴질랜드의 민감토지, 중요사업자산 및 어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을 반드시 얻도록 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은 주택을 구매할 수 없다. 개발 사업으로 지어지는 신규 주택만 외국인 매입이 허용됐다. 또 외국인이 민감토지가 아닌 지역의 부동산을 구매하려 할 경우 적합한 비자를 별도로 받아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은 다음에야 매입이 가능하다.

홍콩은 2003년 투자이민제를 도입한 뒤 10년간 집값이 약 4배 폭등하면서 외국인 부동산 취득세를 두 배 가량 확대하는 중과세로 방향을 돌렸다. 홍콩 정부는 201611월부터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할 때 납부하는 인지세를 종전의 8.5%에서 15%로 높이고, 3년 이내 매각하면 특별거래세 명목으로 매매가의 20%를 과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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