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1>

<참고도-1>

<참고도-2>


현대 장기에서 포진은 거의 정형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반 15~20수 정도는 모범적인 수순이 있다. 이러한 수순을 외우고 실전에서 써먹으면 큰 무리가 없겠다. 문제는 그 수순이 복잡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실전에서 상대가 그대로 응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러나 제대로 두기만 하면 충분히 그에 대한 응징을 할 수 있다.

왜 후수인 한에게 1.5점의 덤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장기 대국 후반부 문제가 아니다. 대국 초반 초의 유리함을 달래기 위해 한에게 1.5점을 주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여기서 0.5점은 승부를 내기 위한 점수이고 실제로는 1점이라 생각해도 좋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초의 선수 효과이다. 만일 선수 효과를 잃게 된다면 한에게 1.5점을 공짜로 주는 셈이니 초반 수순을 명확히 외우고 그 이유를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시작도-1>을 보자. 양쪽 모두 귀마차림을 하였다. 그리고 서로 졸과 병을 열었다. 이때 초는 마를 올려 포길을 놓는 게 정수이다. 그런데 선택권이 두 가지가 있다. 어떤 마를 올릴 것인가? 좌진마를 올릴 수도 있고 우진마를 올릴 수도 있다. 만일 좌진마를 올린다면 면포에는 좌진포가 들어갈 것이고 우진마를 올린다면 면포에는 우진포가 들어갈 것이다.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대부분의 장기 초심자들은 좌진마를 올려 귀마로 들어간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그래야 나중 양포가 면포, 우귀포로 모두 궁성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틀렸다. 우진마를 올려야 한다. 중급자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그 이유까지도 알아야 한다. 왜 하필이면 우진마를 올려야 할까?

<참고도-1><참고도-2>를 비교해 보자.

<참고도-1>은 우진마가 올라가 우진포를 면포에 놓고 적당한 수순이 진행된 모양이다. <참고도-2>는 좌진마가 올라가 좌진포를 면포에 놓고 동일한 수순이 진행된 모양이다.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자. <참고도-1>에서는 좌진포가 공격포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참고도-2>에서는 좌진포가 사라졌다. 대신 우진포는 남아있다. 하지만 <참고도-2>에서 우진포가 중앙상과 적절한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여 한병을 공격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효과란 바로 이것이다. 초가 <참고도-1>처럼 초반에 우진마를 올렸기에 좌진포가 상과 연합하여 한의 좌변쪽 병을 공략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이는 다양한 유형의 한 가지 예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장하영 장기프로
장하영 장기프로

 

정리

서로 귀마를 차렸을 때 대국 초반 초가 좌진, 우진마 중 어떠한 마를 올릴지를 잘 판단하여야 한다. 절대로 궁성 귀로 들어가는 마를 올려서는 안 되겠다. 선수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수효과란 주로 포와 상이 합세하여 한의 변쪽 병을 공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확실히 알고 넘어가도록 하자.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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