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양심조차 버린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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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양심조차 버린 지역사회
  • 박두웅 기자
  • 승인 2019.12.1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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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박두웅 편집국장
박두웅 편집국장

3 수험생들이 12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모두 쏟아낸 수능이 끝났다. 수능이 끝난 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하고 싶은 청소년들이 많은데, 그중에서 1위로 꼽히는 것이 바로 아르바이트, 알바.

그러나 사회 첫 경험인 알바경험이 쓰디 쓴,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사회의 병리현상이라면 어떨까.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면서 냉혹한 사회 현실을 깨닫고, 마음속에 품어왔던 장미빛 꿈이 산산조각 난다고들 한다.

'알바'는 독일어의 아르바이트(Arbeit)를 줄여서 표현한 단어다. '노동', '', '업적'과 같은 뜻으로 풀이된다. 이 표현대로 하면 알바생은 노동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이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센터장 신현웅, 이하 센터)에서 조산한 <서산시 청소년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시작 연령은 13세 미만부터 19세까지 다양하지만, 전국적으로 아르바이트 시작 연령이 점차 내려가고 있는 추세가 서산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센터는 전국에서 30% 미만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데 비해 서산시는 무려 48.8%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발표했다.

상당히 많은 청소년이 일을 하면서 급여를 적게 받거나 못 받았고(18.7%), 주휴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며(29.4%), 알바 꺾기(조기 퇴근을 강요받는 경우를 의미함)를 당했다(32.9%)”고 전했다.

이런 현실은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한다. 왜 이런 부당한 대우가 만연해 있을까?

사람들이 갖고 있는 큰 오해는 청소년들의 알바가 미래 사회에 정상적 직업을 갖기 전에 거치는 임시노동이고, 청소년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가 인격적 결함이 있는 일부 악덕 사업주 때문일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청소년들이 알바라고 부르는 일자리에는 이미 20~30대 청년들뿐 아니라 장년층 노동자가 진입했고, 그 사람들에게 그 일자리는 일상적으로 출근하는 정상적직업이다. 결국 청소년이던 성인이던 알바라는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노동기본권 침해는 혹독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분야 업종의 사업주가 자행하는 범죄 행위라는 것이다.

형벌로 따지면 성인이 아닌 청소년을 상대로 한 범죄인 경우로 죄질이 더 안좋아 가중처벌 대상감이다.

사회적 배려를 청소년에게 배분하는 것은 그들의 미래에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청소년에게서 뺏는 가치는 상당 부분 그들의 미래에서 옮겨 온 것이다. 그들의 미래 시간과 삶의 조건, 안전과 건강을 앞당겨 사용함으로써 초과 이윤을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업주들에게 사회나 미래를 위해 청소년에게 투자하자는 말이 아니다. 최소한 청소년에게도 사회적 가치가 정의롭게 배분되어야 하며, 그들도 착취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 인권의 주체라는 것이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무려 48.8%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최소한의 양심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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