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지역 비정규직, 연봉 1천만 원 적고 연말 상여금 10배 차이

청소년 아르바이트 근로계약서, 서산지역 48.8% 작성 하지 않아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서산지역 비정규직 관련 실태조사 결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서산지역 비정규직 관련 실태조사 결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센터장 신현웅, 이하 센터)는 9일 서산문화원에서 서산지역 비정규직 관련 실태조사 결과보고회를 개최하였다.

센터는 2019년 5월부터 약 7개월간 서산시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조건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서산시 청소년 노동환경 실태조사도 진행하였다.

이번에 실시한 <서산시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산지역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약 1천만 원 많은 임금을 연봉으로 받고 있었으며,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연말 상여금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는 심각하였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약 1.5배 많은 임금을 지급받고 있으며. 연말상여금은 남성은 여성보다 무려 28.18배 많은 연말상여금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으로까지 연결되어 노동자가 계층화된 사실도 확인하였다. 정규직 노동자는 ‘삶의 질’과 연결되는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생계’에 직결되는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또 노동인권을 침해받았을 때 권리보호기관에 신고한 노동자는 극히 드물었다. 산업재해를 당한 서산지역 노동자의 7.3%만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신청하였으며, 불이익을 당한 노동자의 1.1%만이 고용노동부 등 노동관계기관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에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정규직 노동자에게 비정규직 노동자와 ‘동지적 연대관계’를 통한 상생의 길을 모색할 것을 주문하였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질적인 노동3권 보호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요구하고, 노동3권의 실질화를 위한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서산시 청소년 노동환경 실태조사>는, 서산시에서 일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동환경 실태 및 인식변화를 조사한 최초의 연구로 특히, 실태조사 연구원으로 청소년(김나은, 박지현, 정우)이 참여하여, 청소년의 관점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제안하였다.

분석 결과,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시작 연령은 13세 미만부터 19세까지 다양하지만, 전국적으로 아르바이트 시작 연령이 점차 내려가고 있는 추세가 서산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센터는 “전국에서 30% 미만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데 비해 서산시는 무려 48.8%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상당히 많은 청소년이 일을 하면서 급여를 적게 받거나 못 받았고(18.7%), 주휴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며(29.4%), 알바 꺾기(조기 퇴근을 강요받는 경우를 의미함)를 당했다(32.9%)”고 전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은 아르바이트로 인하여 대인관계, 인간관계 능력, 책임감, 돈의 가치 등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경험한 반면, 학업 수행, 친구 관계 등에 대한 의식의 변화에는 영향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하는 청소년은 노동법령을 준수하는 것보다 ‘청소년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사업장’을 좋은 사업장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되어 청소년 노동을 존중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의식의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서산시에 노동, 교육, 고용, 인권적 측면이 균형을 이루는 통합적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민·관이 함께 참여한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운용할 것을 요구하였다.

청소년 연구원 ‘김나은’(서산여고 3학년)은 “집단적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노동법 교육이 필요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참여식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으며, 청소년은 무력한 존재가 아니며, 청소년 노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하였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서산시와 교육청,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서산 지역 특수성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후속사업을 진행하기로 약속하였다.

한편, 센터는 「서산시 비정규직 근로자 권리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거,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서산태안위원회가 수탁받아 2019년 3월 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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