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해오름 구혜정 영어교사
눈높이 해오름 구혜정 영어교사

올해는 추운 날씨가 유난히 빨리 찾아온 것 같다.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옷깃을 여미며 체온을 높이기에 바쁘다 보니 그동안은 주위를 돌아볼 여력이 없었다.

 

필자는 겨울이 시작되면 학창시절이 불현 듯 떠오를 때가 많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사랑의 을 구매하여 후원금으로 사용하던 그때, 부모님은 추우면 마음이 더 추워지는 법이라며 콩 한쪽 밥 한 그릇이라도 이웃과 함께 더 많이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말로 밥상머리 교육을 하셨다.

조금은 삭막한 2019년 끝자락, 필자에게 서산시대 최미향 기자님이 결식청소년돕기 사랑나누기행사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오전 댓바람부터 전화 통화 너머로 구구절절 사연을 소개해 주시는데 눈물이 쉴 새 없이 볼을 타고 흘렀다.

한숨이 저절로 나오며 지금 이 시절에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나는 최 기자님에게 당장 후원하겠다는 약속을 해버렸다.

두려움과 절망으로 지금의 환경과 싸우고 있을 텐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더 많은 곳에서 후원을 받아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당장 주변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흔쾌히 많은 분들이 함께 동참해 주신다는 말씀에 절망스럽던 그 기분이 어느 사이엔가 따뜻한 마음의 봄을 만난 듯 행복해졌다.

이 봄이 아이들에게 전해지기를, 봄에 피어오르는 새싹처럼 꿈의 방향을 잃지 않기를 잠시 기도했다.

그날 오후, 수업 틈틈이 필자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자라 선한부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어른으로 자라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따뜻한 봄이 도미노처럼 전해지기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기심으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늘어가는 요즘 세상, 큰 것이 아니더라도 작은 것에서부터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이 또한 의미있는 인생의 한 부분이 아닐까?

이 글을 마치면서 필자는 다시 한번 절망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부탁해본다. ‘부디 해마다 너희들에게 따뜻한 봄을 선물할 수 있도록 선생님도 열심히 생활할테니 너희들도 건강 잘 지키며 웃음 잃지 않는 모습 기대해본다. 그래줄 수 있지? 사랑해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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