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소통, 힐링의 세 마리 토끼, 한꺼번에 잡았어요.”

한국미술협회 서산지회 구혜진 작가와 7인의 ‘해화사람들’
한국미술협회 서산지회 구혜진 작가와 7인의 ‘해화사람들’

대한민국의 50대 여성들, 자녀들은 독립적인 생활을 하며 간섭을 원하지 않고, 남편은 이미 사회적인 위치에서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있고.... 몸은 조금씩 젊음을 잃어 가는데 내 자리는 어디에도 없어 상실감에 빠지고.

하지만 여기 자신의 삶을 다시 디자인하고자 해미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란 뜻의 해화사람들이 있다. 그림을 배우며 오늘 하루도 세상을 향해 뚜벅뚜벅 걸음을 떼고 있는 50대 늦깎이 여성들.

7인의 아마추어 작가들로 구성된 ‘해화사람들’은 한국미술협회 서산지회 구혜진 작가를 초빙해 ‘동서양 미술 작품 이해와 미술을 통한 정서적 안정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난 1년 동안 배움의 끈을 이어나갔다.

해화사람들 중 한 분은 “그림을 그리면서 갱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며 “특히 작품전시를 통해 가족들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나 자신도 성장하고.... 아무튼 너무 좋다”며 행복해 했다.

지난달 27일 해화사람들은 그동안 그린 그림을 한서대학교 ‘LINC+ 사업단과 콜라보레이션으로 ‘해화사람들전’ 행사를 가졌고, 관객들은 작품을 돌아보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함께 모인 전시 작가들은 한결같이 “활력이 넘칠 뿐만 아니라 그림으로인해 자존감 회복 및 소통 그리고 힐링이 되는 시간들이었다”며 “그동안 열심히 그린 작품들을 전시하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니인터뷰>   해화사람들 맹현호 회원

그림은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주는 친구같은 존재

 

해화사람들 맹현호 회원
해화사람들 맹현호 회원

Q 소감을 말해 달라?

너무 행복합니다. 이제야 제 길을 찾은 것 같아요.

나이 50 즈음에 처음 붓을 잡았습니다. 그동안 항상 가계와 집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다보니 그 생활이 많이 단조로웠거든요. 뭔가 권태롭고 힘들다는 찰나 언니 맹현미 화백의 권유로 그림을 시작했고 처음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외로 삶에 활력소가 되었죠.

잘하든 못하든 이번 전시를 하면서 남들에게 제 작품을 보여 준다는 게 너무 뿌듯하면서 좋았어요. 주변 사람들이 일하면서 언제 그렸나?’며 칭찬을 하는데 어깨가 으쓱하며 자존감이 업 되더라구요.”

 

Q 자신에게 그림은 뭔가?

그림은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주는 친구같은 존재예요. 어영부영 하다보니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제게 그림이 없다면 어떻게 살까!’ 아 정말 막막할 것 같아요.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뭐랄까 저를 잊고 그냥 캔버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매달리게 된다니까요. 정말 그림은 제 친구가 맞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그림은 친구라고 했잖아요. 잘 다독여서 끝까지 노력해 보려구요. 그래서 우리 아버지께 제 작품 하나하나를 보여주며 설명도 해주려구요. 저희 아버지가 그림에 재주가 있으셔요. 팔순의 나이임에도 그림 감상하시는 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언니 맹현미 화백 전시회 때 모시고 가면 그렇게 좋아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내년에는 어르신들도 자유롭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모종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구요(웃음).

아무튼 저는 이 기운을 몰아 앞으로도 저희 아버지께 보여드리기 위해서,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해서 힘닿는 데까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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