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두웅 편집국장
박두웅 편집국장

충남연구원은 지난 21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구정책 기본방향과 대응전략 수립 연구용역최종보고회에서 서산시 인구가 2035194305, 2045201523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91031일 기준 178,973(외국인 포함)으로 볼 때 15년 후에 약 15,000여 명의 인구증가가 예측된다는 연구결과다. 예전에 어떤 용역에서 서산시 인구를 30만 명으로 추정했다는 이야기는 사실 비현실적인 추정이었다.

보고회에서 충남연구원은 도의 인구정책 기본방향 비전으로 충남 인구의 통합 케어-건강한 인구 구조와 더 행복한 충남, 대응 전략으로는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의 경우 일자리’, 정체 지역은 학교’, 감소 지역은 의료복지기반형을 대응 모델로 내놨다.

이를 볼 때 인구증가 지역인 서산, 당진을 포함한 충남 서북부권은 일자리가 대응 전략이라는 것이다. 목표로는 일자리·출생양육·정주 선순환 구조 확립을 들었다.

또 일자리 기반형 모델의 핵심 사업으로 지역사회 기반형 돌봄 서비스 확대 그린바이오 및 해양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다양한 형태의 충남사회주택 공급 작은 정주커뮤니티 거점 조성 및 유휴공간시설 개방 유니버설 디자인 확대 및 교통 장벽 제거 등을 제시했다.

인구증가, 정체, 감소 지역 모두 공통 사업으로는 출생가정 통합 육아용품 지원 인구정책 수요조사 및 분석 충남 유출입 인구 조사 및 전입자 통합 지원 서비스 구축 인구정책 아카데미 및 연구 기반 조성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필자는 일자리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막연히 일자리가 늘면, 젊은층이 늘고, 자연스럽게 아이낳기 좋은 사회로 출산율도 높을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장미빛 희망이다.

물론 인구증가에는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출산과 육아 그 자체가 행복하다고 느껴야 하고, 가족의 구성이 삶에서 가장 높은 가치 중의 하나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간 우리 사회에서 시행되어 온 저출산 대책의 전략과 예산투입 방법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20163,763만 명을 정점으로 가파르게 감소하여 2055년이 되면 2,5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2055년에 1,857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4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사회로의 진입은 그 속도를 가속한다. 서산도 예외는 아니다.

결국 일자리는 젊은층의 인구증가가 아니라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것이라는 현실적인 상황 판단하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급격하게 줄어드는 생산가능인구를 출산율 증가 없이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가능할 수도 있다. 현재와 과거의 65세 어른을 비교해 보자. 환갑잔치와 진갑잔치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고 볼 정도로 환갑은 젊은 나이다. 생산가능인구는 64세까지인데, 만약 70세까지만 생산가능인구로 편입할 수 있다면 고령화에 대한 고민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해답은 시니어 스스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시니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매우 후진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 1차 정년이라 불리는 주 직장에서의 퇴직 평균나이는 55세다. 64세 이후에는 생산가능인구로 편입되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적 위상은 고도성장의 산업사회를 이끌어온 40, 50년대 출생 시니어들이 맞는 상황이었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충분히 젊은 시니어들을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시니어에게 적합한 일을 창출하고 경제 파이를 키우는 것은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다. 시니어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비용을 청년들에게 떠넘기지 않고 시니어 스스로 경제활동을 통해 분담하는 것도 고령사회의 지혜이자 해법일 것이다.

최근 3년간 유한킴벌리와 함께일하는재단이 진행한 시니어케어매니저 사업은 은퇴한 시니어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심리안정,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해 어르신들의 건강증진과 정서안정을 돕는 전문 시니어 강사로 양성하는 사업이다. 심리치료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진 시니어들을 모집하고 교육을 통해 시니어 시설에 파견 교육을 나가는 방식인데 은퇴 전 전문 직종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참여했으며 연령대도 65세 이상인 분들이 30%나 되고 75세 전후 시니어 등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분들은 아직 사회활동에 대한 의지와 의욕도 상당해서 생산가능인구에서 배제해야 할 하등의 이유를 발견할 수 없었다.

우리사회가 과거 나이라는 틀에 갇혀 액티브 시니어의 사회활동을 배제하고 단지 부양의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면 시니어가 행복할 수 없고 고령사회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젊은층과 장년층, 그리고 시니어들이 창의력과 경험, 지식을 나누고 서로 조화를 이룰 때 고령사회의 긴 터널은 어둡고 막막한 길이 아니라 즐거운 여행에서 만나는 잠깐의 긴장, 다시 나타날 터널 밖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기대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인구정책 기본방향이 일자리와 만날 때 우리의 생각이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볼 사안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지속가능한 정책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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