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비법」④

 

장하영 장기 프로

 

장기를 두다 보면 실력이 늘지 않을 때가 있다. 기력이 항상 그대로이다. 인터넷에서 대국을 1만 판 넘게 두었음에도 기력이 10급 수준에 머물러 있는 대국자가 많다. 그 정도 두었으면 유단자까지 올라갔을 법도 한데 왜 기력이 늘지 않았던 것일까? 필자는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 장기는 규칙만 배우면 바로 실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래서는 한계가 있다. 장기 서적을 통하여 포진법, 중반 전투, 낱장기까지 심도 있는 지식을 익혀야 한다. 둘째, 수읽기 방식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초급자는 본인이 보고 싶은 수만 읽고 평소 두던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으로 2~3수 이내의 모든 수를 읽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인 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내용도 아주 간명하지만, 수읽기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실전에서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시작도>를 보자. 지난주와 비슷한 모양이다. 그러나 한 우진영에서 마와 상이 모두 진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실 한 진영은 상이 졸을 잡아 작전 쓰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종국도>까지 장기판에 직접 놓아보며 분석해보길 바란다.

<시작도>


 

<종국도>를 보니 어떠한가? 이번에는 초가 완전히 망한 모양이다. 공식 대국이라면 초는 더 버티기 어렵겠다. 초차가 피하더라도 86한마가 78초마를 잡아 장군을 부르고 97 초졸은 덤으로 잡힌다. 본 수순에서 우진 한마 역할이 매우 컸는데 평소 익숙한 마의 행마법은 아니다. 그러나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수에 관하여 수읽기를 하다 보면 이러한 한마의 속공법을 발견할 수 있다.

<종국도>

 

시작도에서...

1. 4764 한병 잡음

2. 7464 초상 잡음

3. 9080 한포 노림

4. 8363 귀포

5. 8082 장군

6. 6162 멍군

7. 8272 한마 노림

8. 7394

9. 7274 한병 잡음

10. 9486 초차와 초마 노림

 

이로써 초는 응수가 매우 곤란해졌다.


 

그럼 다음 <변화도>를 보자. 초가 이러한 한의 작전을 간파하고 9번 수순에서 초차가 한병을 잡지 않고 59의 궁을 49로 틀었다고 해보자.

<변화도>

 

종국도 9번 수순에서...

초는 72차가 74한병을 잡지 않고

59의 궁이 49로 틀었다.

그러나 한은 43마가 51로 넘어가

초차를 노려 초차가 74한병 잡을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로써 초는 열세(劣勢)인 국면이 되다.

이 역시 초 입장으로서 어려운 국면이 되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43한마가 51로 넘어가는 수는 일반적인 행마는 아니라는 점이다. 포가 넘어가는 경우는 흔하지만, 마가 내려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보통의 생각으로는 찾기 어려운 수이다. 이처럼 수읽기 할 때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헤아려 보면 묘수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정리

<시작도>에 나왔던 모양은 대국 초반에 자주 나오니 잘 기억해 두자. 이후 마의 행마법을 잘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읽기 할 때 2~3수 이내의 모든 수를 헤아리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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