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준비한 사람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국어”

최진규 서령고등학교 교사
최진규 서령고등학교 교사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투수도 컨디션이 좋은 날은 공을 던진 때 긁힌다고 한다. 말하자면 손가락에 공이 달라붙어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수능 국어가 그랬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수능 국어는 최근 삼년 내리 불수능의 핵심이었다.

특히 지난해 수능은 만점자 표준점수가 150점에 이를 정도로 역대 가장 어렵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자연계 학생이 치르는 수학()이 만점자 표준점수가 133점이었으니 한 마디로 국어 성적이 대입 정시를 좌지우지할 정도였다.)

그래서 어제 치러진 수능 국어도 교사나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국어 45문항을 풀어본 결과 지난해 보다는 평이했고 상위권을 변별하는 문제도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어 시험은 독서(비문학) 지문이 성적을 가름하는데 출제된 지문이 잘 읽혔다는 점에서 마치 투수가 공을 던질 때 긁힌다는 느낌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생도 지문 독해 연습을 꾸준히 했다면 문제를 푸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국어 과목이 쉽다고 생각한다. 우리말로 되어 있으니 공부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능 성적을 좌우하는 것은 늘 국어였다. 국어는 만만치 않다. 철저히 준비한 사람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과목이다.

참고로 지난해 수능 국어 등급컷은 원점수 기준 1등급(84), 2등급(78), 3등급(78)인데 올해 수능 의 등급컷은 원점수 기준 1등급(91), 2등급(84), 3등급(76)으로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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