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일고등학교 김규림 학생(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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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일고등학교 김규림 학생(3학년)
  • 최미향
  • 승인 2019.11.1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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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오동이는 또 다른 학생!

졸업생들이 꾸준히 보내오는 후원금과 물품들이 큰 도움
서일고등학교 김규림 학생(3학년)
서일고등학교 김규림 학생(3학년)

<프롤로그>

희망이 사라져버린 마을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동상에 걸린 채 도서 반납함에 버려져 있었다. 이것을 발견한 사람은 다름아닌 알코올중독자였던 남편과 이별하고 외롭게 지내던 도서관 사서 비키 마이런. 그녀는 고양이에게 듀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함께 의지하며 생활하게 되었다.

온화한 성격의 길고양이 듀이는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 속에 도서관 고양이로 지내며 조용했던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사람들 마음에 사랑과 위안을 안겨주었다. 아주 작고 아름다운 행동으로 사람들 마음을 녹이며 그들을 풍족하게 해준 고양이 듀이.

비키 마이런은 길고양이 듀이를 통해 배운 인생의 태도에 대해 그녀의 책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었다.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라. 그리고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라. 인생은 물질에 관한 것이 아니다. 사랑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 어디에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듀이는 200611, 위종양으로 안락사하여 19년간의 생을 마감했다. 듀이의 사망 소식은 ‘USA 투데이워싱턴 포스트를 포함한 250여 언론 매체에 실렸으며, 듀이를 위한 추모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그 후 비키 마이런은 사랑스런 길고양이 듀이를 추억하며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듀이를 출간하여 전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기자는 이 책을 접하면서 서일고등학교에서 키우고 있는 길고양이 오동이가 생각났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오동이는 현재 5남매의 엄마이며 출산한지 3주 정도 된 산모이기도 하다.

서산시대는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오동이 전담 케어, 3학년 김규림 학생을 만났다.

김규림 학생과 오동이의 단란한 시간
김규림 학생과 오동이의 단란한 시간

 

Q ‘오동이는 언제 만났나?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학교 앞 매점아저씨가 고양이 한 마리를 가리키며 버려진지 오래 됐는데 어차피 학교에서 고양이 키우고 있으니까 같이 키워라고 말씀하셔서 데려왔다. 이미 3학년 언니들이 고양이 두 마리를 케어하고 있어 허락을 맡아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언니들은 흔쾌히 허락해 주었고, 그 선배들이 졸업을 하면서 내가 이어받았다.”

 

Q 현재 몇 마리를 돌보고 있나?

어떻게 말해야 하나 모르겠다. 그동안은 오동이만 케어하고 있었는데 3주 전에 오동이가 집을 버리고 풀숲에 가서 5마리 아기를 낳았다. 아마도 학생들 손을 피해 그런 것 같은데 걱정이다. 그나마도 다행인 것은 밥 먹을 때와 놀 때는 집으로 온다.

며칠 전 수위 아저씨가 새끼들이 추울까봐 졸업생들이 아르바이트로 사 보내준 따뜻한 집에 넣어주었는데 이튿날 보니 텅 비어있었다. 오동이가 아기들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 버렸다. 날씨도 추운데...”

 

Q 동물을 키우다 보면 가슴 아픈 일도 있었을 텐데?

엄청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작년이었는데 당시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많이 아픈 고양이였다. 그 아이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지나는 차량의 자동차 바퀴에 꼬리가 짓눌리는 사고가 있었다. 부랴부랴 후원금을 모았지만 수술비로는 턱없이 모자라 결국 당시 고양이를 맡아 돌보던 선배가 자신의 돈을 더 보태서 수술을 해줬다.

다행인 것은 그때 아팠던 그 아이(고양이)는 다른 선배가 입양해서 아주 건강하게 키우고 있다.”

 

Q 졸업하면 누가 이어받나?

그것이 현재로선 가장 큰 걱정이다. 여기서 살고 있는 아이들은 그냥 키우려 했는데 어쩌면 이제는 가야될 때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부터 언론에서 돼지열병 얘기가 나오고 하니 혹시나 학생들이 만져서 상처가 나고 2차 감염까지 일어나면 어쩌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게 되면 부모님들이 또 걱정하실 것 같고.... 아무튼 고민해봐야 될 문제다.”

 

Q 오동이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처음 서일고에 왔던 길고양이 이름이 오즈였다. 오동이라는 이름은 오즈와 생김새가 흡사하여 오즈 동생그래서 오동이란 이름이 탄생했다. 오동이가 지금껏 탈 없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졸업한 언니들이 보내주는 후원금과 선물 때문이다. 언니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꾸준히 오동이 케어비를 보내 주는가 하면, 사료며 간식까지도 챙겨준다.

얼마 전에는 털이 보슬보슬한 커다란 집도 사서 보내줬는데 지금은 빈집만 있다. 오동이가 애기들 지키느라...

오동아,

출산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괜찮니? 지금쯤은 애기들에게 물에 불린, 사료 먹이는 것도 알려줘야 하는데 니가 데려오질 않아서 못하고 있어. 두 달까지는 엄마 젖을 먹는다고는 하지만 이빨이 생기면 상처도 날 텐데 너 아파서 어떡해.

그건 그렇다 치고 오동아,

지난번에는 중절수술을 하려고 신청을 했는데 니가 그 사이에 또 애기가 생겨버려서 못했잖아. 이번에는 제발 수유 떼고 가서 수술하자. 그러려면 제발 하루속히 따뜻한 집으로 돌아와 줘. 언니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

 

<에필로그>

가슴 따뜻한 서일고 김규림 학생은 출산 후 한 달 정도에 수술을 해야 하는데 지금 하지 않으면 길고양이라 또 임신할까봐 걱정이라며 지금은 내가 있어 괜찮지만 졸업하면 누가 해줄지 그것도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기자가 웃으며 착한 학생이라고 하자 아니예요. 그냥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 길거리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가 다 눈에 보여서 그래요라고 했다. 이어서 만약 앞으로도 오동이와 아기들이 계속 여기서 터를 지켜나간다면 저도 선배 언니들처럼 꾸준히 도와줄 거예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서일고 김규림 학생이 돌보고 있는 오동이
서일고 김규림 학생이 돌보고 있는 오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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