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보다 더 무서운 학종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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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보다 더 무서운 학종 무력화
  • 서산시대
  • 승인 2019.11.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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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령고등학교 최진규 교사
서령고등학교 최진규 교사

 

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선지 교실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학생들의 표정도 비장하다. 제자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교사들도 마무리 정리학습에 여념이 없다. 수능이 무사히 치러지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 같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달 발표될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에 마음이 편치않다. 이미 대통령이 나서서 정시 확대를 주문한 마당에 수시의 근간인 학종의 운명의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초부터 학종 불공정 논란이 커지자 주요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전형 과정이나 결과에 큰 문제가 없다면 현 상태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만약 불공정성의 근거가 일부라도 확인된다면 학종의 비교과는 사실상 무력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학생부 비교과의 핵심인 창의적체험활동(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이 공정성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대학은 학생의 적성․특기․전공적합성 여부를 판단할 근거를 잃게 된다.

학생의 발전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수상경력은 이미 학기당 1개, 진로에 따른 문제해결력을 살펴볼 수 있는 자율동아리도 연간 1개로 제한된 상황이고 학업역량을 살펴볼 수 있는 독서활동은 책 제목과 저자만 쓰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창의적체험활동마저 무력화된다면 학생부 비교과 기록은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된다. 결국 학생부의 변별적 기능은 교과학습발달상황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무력화를 학생부교과전형으로 흡수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단순히 교과성적과 수업 내용만으로 학생을 변별하기에는 고교 간 격차가 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필요하다. 지금도 주요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수능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학의 입장에서도 고교 간 학력차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학생부교과전형보다는 차라리 정시로 선발하는 것이 우수 인재확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2022학년도(현 고1)부터 서울 주요대학의 정시 비중은 30% 이상 늘어난 상황인데, 이번 대통령의 정시확대로 인해 2023학년도(현 중3)부터는 40~45%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수시 이월 인원을 감안하면 사실상 5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학생부 비교과의 폐지나 축소를 담은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이 발표되면 2023학년도부터 서울의 주요대학들은 정시를 60%이상 대폭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수시에 남아있는 학생부전형도 사실상 수능 최저학력을 확대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능의 영향력은 90%에 이를 전망이다.

지금 상황은 대통령의 말씀대로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을 조금 더 늘리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근간인 창의적체험활동이 무너지면 이를 대체한 변별 기능을 결국 수능이 대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달 말 발표될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과 일심동체나 다름없는 고교학점제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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