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품은 정원, 가을을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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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품은 정원, 가을을 물들이다”
  • 박두웅 기자
  • 승인 2019.10.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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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천수만·가로림만의 생태관광 길을 찾다. 생태환경의 새로운 보고로 탈바꿈한 ‘울산 태화강'⑤
‘태화강’ 순천국가정원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 지정 선포
‘태화강’ 제2호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

울산 태화강'를 끝으로 천수만·가로림만의 생태관광 길을 찾다라는 지난 1년간의 기획취재를 마감한다. 아쉬운 철원을 중심으로 한 비무장지대의 생태자원 취재는 욕심을 내 보았지만 여건상 다음 기회로 미뤘다.

5차 기획취재 울산은 서산 대산공단과 같이 국내 제1의 석유화학단지가 자리 잡은 곳이다. 이번 취재지역인 태화강은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오폐수 유입으로 인해 죽음의 강으로 오명이 높았던 곳이다. 태화강 인근에 사는 권유현 씨(60·울산 중구)당시에는 강물이 얼마나 썩었는지, 여름철에는 파리·모기가 들끓고 악취가 진동을 해서 코를 막아야 할 지경이었다고 회고할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 태화강은 2004에코플러스 울산선언2005태화강 마스트플랜등으로 대표되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온갖 철새들이 노닐고, 시민들이 즐겨찾는 생태하천으로 변모했다. 특히 올해 태화강은 순천만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선정되었다. 생태복원의 대표지역인 울산 태화강을 찾았다. -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금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생명의 보고 금강하구

다양한 생물종이 가득한 연안 습지 순천 순천만

우리나라 해안선의 특징을 모두 품고 있는 남해 앵강만

모래톱이 넓게 발달한 철새도래지 부산낙동강 하구

생태환경의 새로운 보고로 탈바꿈한 울산 태화강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행사가 지난 1018일 오후 5시 울산 국가정원 일원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시민이 품은 정원, 가을을 물들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국가정원 지정에 대한 감사와 축하의 의미와 함께 태화강 국가정원이 대한민국 대표 정원이라는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2호 국가정원 태화강. 한 때 죽음의 강으로 오명이 높았던 태화강의 생태복원은 산림청이 지난 7월 태화교~삼호교 구간의 십리대숲을 포함한 둔치 835452를 국가정원으로 지정하기까지 이르렀다. 전남 순천만 일원이 20159월 국가정원으로 처음 지정된 이후 국내에서는 두 번째 쾌거다.

국가정원이란 국가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정원을 말한다. 기자가 찾은 태화강 국가정원은 생태·대나무·무궁화·계절··시민참여 등 6개 주제로 모두 29개의 세부 정원으로 조성돼 있는 대규모 생태정원이었다.

국가정원의 핵심인 태화강의 십리대숲은 여름철에는 백로, 겨울철에는 떼까마귀 수만마리가 찾는 철새도래지다. 십리대숲이란 말은 왕대 종류의 대나무가 10여리에 걸쳐 조성돼 있어 붙인 이름이다.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의 죽녹원이 산등성이에 위치한 반면 태화강 십리대숲은 하천 중간에 위치해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다. 이 때문에 생태학습지로도 널리 애용되고 있고, 연간 158만여 명이 찾는 울산 최대 관광명소로 등장했다. 울산시는 십리대숲을 확장해 내년 말까지 숲 곳곳에 테마공원 설치를 포함한 백리대숲으로 조성할 것을 추진 중이다.

이 숲은 한때 중앙정부에서 하천정비기본계획을 수립, 사라질 뻔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에서 보존 가치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보존 활동이 지금의 십리대숲을 만들었다.

지금 태화강은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른다. 1996년 태화강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은 11.3/였지만, 20062.3/, 20161.2/, 지난해 1.4/로 수질이 꾸준히 개선됐다. 20~30년 전에는 생각조차 못한 연어의 회귀량도 2003년 처음 5마리를 기록한 데 이어 200855마리, 2011274마리, 20141827마리 등으로 계속 늘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 시민이 가꾼 태화강 국가정원이 울산 시민의 정원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의 정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죽음의 강''생명의 강'으로

2004에코플러스 울산선언2005태화강 마스트플랜

태화강 국가정원 전경, 생태·대나무·무궁화·계절·물·시민참여 등 6개 주제로 모두 29개의 세부 정원으로 조성돼 있다.

울산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700여 종이 넘는 동식물이 살아가는 생태의 보고다. 환경부에서도 태화강을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정도로 생태보존이 잘돼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때 이 강은 울산이 1960년 국가산업도시로 급성장하면서 무분별한 개발과 인구유입에 따른 오염물질의 유입으로 죽음의 강'이었다. 울산시의 생태복원의 노력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산시는 태화강을 살리기 위해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하천정화사업 등 기초수질개선에 먼저 손을 댔다. 정부도 ‘2004년 에코플러스 울산선언'2005태화강 마스트플랜' 등을 세워 태화강 살리기에 적극 지원에 나섰다.

그 결과 수질이 최대 4급수(공업용수)까지 떨어졌던 태화강은 지금은 상수원수로 쓸 수 있을 정도인 1~2급수로 회복했다. 수질이 회복되자 연어가 돌아오고 수달이 서식하는 것은 물로 철새까지 몰려들어 마침내 생명의 강'으로 탈바꿈됐다.

울산시가 2000년부터 태화강 중·상류(점촌교)에서 연어방류사업을 시작하자 2003년 처음으로 회귀연어가 발견됐고, 이후 매년 연어가 돌아오고 있어 그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단계로 울산시는 시민들이 지친 몸을 쉬어갈 수 있는 태화강대공원을 조성, 시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태화강 전망대'1995년도까지 울산국가산업단지 기업체에 공업용수 공급을 담당했던 취수탑이었지만, 현대적 감각에 맞게 리모델링을 해 지상 4층 규모의 전망대로 변모했다. 360도 회전 휴게실과 야외전망대를 갖추고 있어, 태화강과 십리대숲, 태화강대공원, 태화강철새공원 그리고 남산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탄생한 것이다.

 

태화강 신화 마스터플랜

자연환경을 지켜야 하는 책임은 서산시민에게 있다

태화강의 ‘십리대숲’

2000622, 태화강에서 만여 마리의 숭어떼가 죽음을 당했다. 어른 팔뚝만한 숭어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아가미를 벌름거리며 숨을 헐떡였다. 하룻밤 사이에 쏟아진 강우로 오염물질이 태화강으로 일시에 유입된 결과였다.

1996년 태화강의 수질은 무분별한 개발 사업과 각종 오수·폐수의 유입으로 인해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 11.3ppm으로 6등급이었다. 여기에 수량부족으로 건천화 현상이 심각했고, 강우 시 오염물질의 하천유입은 태화강의 자정능력을 초과했다.

울산시의 태화강 살리기 사업1997년부터 막을 올렸다. 울산항으로 유입되는 모래를 막기 위해 1987년 설치한 하천내 방사보(防沙洑·높이 1m, 길이 600m)의 양 끝부분을 1997(49m)1998(40m) 일부 철거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당시 상류에서 내려온 토사가 쌓이면서 수질오염 가중, 하천 생태통로 차단, 홍수 조절능력 저해 등 문제점이 대두돼 방사보를 시험 철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일부 철거한 것에 불과한데도 수질개선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났던 것이다.

울산시는 이어 2005년부터 방사보와 같은 인공시설물 대신 자연생태 복원에 무게를 둔 태화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부분 철거됐던 수중보(방사보)2006년 완전 철거하면서 딱딱한 콘크리트 제방을 대부분 걷어낸 대신 나무··돌 같은 자연생태 재료를 최대한 이용해 하천 제방을 정비했다. 하천 곳곳에 퇴적된 모래톱은 되도록 원형을 보존했다. 상류에는 생활·축산 오·폐수의 유입을 막기 위한 하수처리장을 설치하고, 강 바닥 준설은 환경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최소화했다.

이후 태화강이 맑은 물을 계속 유지하고, 주변 환경생태가 빠르게 복원되면서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태화강 보존에 관한 활발한 의견 제시가 이뤄졌다. 결국 201764개 시민단체로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가 꾸려졌고, 정원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무려 22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현재 서산시가 530억 원을 투자하여 신장천 비점오염저감시설을 만들고 470억 원을 투자, 바이오 자원순환형가축분뇨처리장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간월호의 수질오염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농어촌공사천수만사업단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수년째 간월호 준설을 통한 수질개선을 진행하고 있지만 천수만 간월호의 수질이 5~6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간월호 준설이 수질개선이 아닌 간월호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모래장사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대나무를 이용한 생태친화 울타리를 조성하는 주민들. 지속가능한 주민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무엇이 문제의 핵심인가. 간월호 수질개선 주무관청은 한국농어촌공사로 서산시 행정력이 지자체의 의지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간월호를 생태환경으로 더 나은 환경, 후손에게 전해 줄 자연환경을 지켜야 하는 책임은 서산시민에게 있다.

시미의 힘이 울산을 오염물로 가득한 공장도시라는 오명을 씻기고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게 했듯이 서산시민의 힘이 천수만을 살려야 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태화강살리기사업의 성공 핵심은 기존의 형식적이고 일률적인 법정 환경 계획에서 탈피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들의 환경 개선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태화강 마스터플랜이라는 사업 지침서를 확립했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사업의 추진 과정과 성과에 대한 행정 책임자의 강력한 의지와 울산시민들의 노력이 오늘의 태화강 기적을 만들었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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