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 방침까지 더하여 수능의 영향력은 6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

최진규 서령고등학교 교사
최진규 서령고등학교 교사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확대 발언에 교육현장이 메가톤급 충격에 빠졌다. 특히 수시 학종(학생부종합전형)에 강점을 보였던 지방의 일반계 고교일수록 정시 비중이 어느 선까지 확대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수능은 고도의 문제풀이 기법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사교육이 발달한 대도시 지역의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2020학년도(3) 대입에서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정시 비중은 28.2%이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정시 비중만 살핀 것이고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비율을 감안하면 35% 내외로 봐야 한다. 정시 비중을 30% 이상 유지하라는 교육부의 권고에 수시 이월 비율을 고려하면 2022학년도(1) 대입의 정시 비중은 4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능은 수시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수능 최저(최저학력기준)가 걸려있는 모든 전형의 합격 1순위는 수능 성적이다. 수능 최저는 주로 수시의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일부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도 작용하고 있다.

대학입시의 방향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대의 2021학년도(2)의 대입전형을 살펴보면 정시에 23.3%를 선발하는데 수능 최저가 걸린 수시의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도 23.7%를 선발하고 있어 실제 수능의 영향력은 47%에 이르고 있다. 2021학년도 정시 비중이 19.7%로 대표적인 수시 중심대학인 고려대도 61.5%를 수시 학생부전형으로 선발하는데 역시 높은 수준의 최저학력을 적용하고 있어 실제 수능의 영향력은 전체 선발 인원의 81.2%에 이른다. 기회균등전형이나 특기자전형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전형에 수능의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달 발표 예정인 학종 개선 방안도 수능 영향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학종의 핵심인 학생부 항목의 상당 부분이 축소나 폐지 절차에 들어가면 서울 주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대체되며 결국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번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 방침까지 더하여 수능의 영향력은 6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대표적 교육 적폐로 여겼던 수능 문제풀이시대로의 회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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