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로 쓰기 보다 관리하기 목적으로...

장하영 약사의 이야기-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

대한민국 남성들이라면 무용담처럼 늘어놓기 좋아하는 얘기가 있다. 눈치 챘는가? 군대 이야기다. 특히 훈련소 신병 시절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본인도 아침 기상 시간마다 구보를 하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모든 사생활과 훈련 기록들은 평가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수요일마다 구보 평가 있었다. 완전군장으로 3Km 정도의 거리를 가볍게 뛰어 완주하면 합격이었다. 그런데 웬걸. 완전군장 자체가 너무 무거웠다. 100미터만 뛰어도 숨이 찼다. 반환점을 돌 때 즈음이면 그야말로 기진맥진하였다. 탈락자가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이때 나오는 구호가 악이다! 깡이다!”였다. 그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뜻일 게다. 육체적 근력은 소진되었으나 정신력으로 버티고 견뎌보자는 것이다.

이에 걸맞은 한자성어가 있으니 齒亡脣亦支(치망순역지)’이다. ()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음식물을 씹으면 그만이니 그럭저럭 살아갈만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반대로 잇몸이 헐고 망가졌다면 이()가 잡을 터를 잃게 된다. 그만큼 잇몸의 건강은 중요하고 평소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훗날 치아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문인지 잇몸질환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잇몸질환은 왜 생기는 것일까? 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입안의 음식 찌꺼기가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음식 찌꺼기로 인해 칼슘과 인의 화합물인 치태(프라그)가 치아 주위에 생성된다. 이 치태 속에서 세균이 자라게 되는데 종국엔 충치나 잇몸질환을 일으킨다.

따라서 올바른 양치질로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양치질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치실 또는 치간칫솔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치태의 성장을 완전히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기적인 스케일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와는 별개로 잇몸이 자주 붓거나 피가 나는 경우 약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물론 치료목적이라기 보다는 잇몸질환 예방 차원으로서 말이다. 일반의약품으로서 경구용 잇몸질환 약물은 크게 두 가지 계통으로 나눌 수 있다. 인사돌(옥수수 불검화 정량 추출물)과 이가탄(지혈제, 소염제, 비타민 계통)이다. 인사돌은 생약 성분이고 이가탄은 양약 성분이다. 임상적인 쓰임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인사돌이 잇몸 영양제라고 한다면 이가탄은 잇몸 염증 완화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사돌은 장기적으로 복용하더라도 특별한 부작용은 없다. 그러나 그 효과가 나타나는데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흡수율을 고려하였을 때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가탄은 그 반대이다. 양약 성분이기 때문에 그 효과는 빠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복용 기간이 길면 속 쓰림,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장기간의 복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가탄이 인사돌에 비해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가탄이 효과가 좋다고 평하는 손님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편견이며 우열의 문제가 아니다. 인사돌은 잇몸영양제에 가깝기 때문에 그 효과를 느끼기 위해서는 장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에는 인사돌과 이가탄 성분을 배합하여 나오는 제품들도 다수 있으니 약국에 가서 상담 받으면 적절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치약 형태로 개발된 잇몸치료제도 있다. 파로돈탁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이 시판 중인데 성분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제품들이 새로운 성분 몇 가지를 추가하였기 때문에 효능 면에서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한 가지만 유념하자. 잇몸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일단 치과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잇몸질환 관련 약물은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잇몸이 좋지 않으면 치과에서 치료를 받고 잇몸관련 약물은 평소에 잇몸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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