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00배 즐기기-④

개심사(출처: 한국관광공사)
개심사(출처: 한국관광공사)

가을이면 개심사로 마음을 돌린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마음을 열다라는 뜻의 개심사로 발걸음을 돌렸다. 고즈넉한 풍광을 열어주는 천 년 고찰은 여전히 가야산 줄기 상왕산에서 그때 그 모습으로 하늘을 품고 서 있었다. 가을바람이 한줄기 불어와 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돌계단의 작은 계곡에 마음을 내려놓고 달아난다.

경내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통나무로 만든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한다. 속세의 때를 씻으며 건너기에 이 다리면 충분하다.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건너다보면 단아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는 사찰 전경. 다행스럽게도 옛 절의 단아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사찰중 하나인 개심사.

이곳의 창건은 백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지금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다. 계단을 마주하고 천천히 걸어 다다르면 안양루를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 걸린 현판에는 상왕산 개심사라고 쓰져 있다. 이 글귀는 근대 명필로 알려진 해강 김규진의 글씨다.

천년고찰의 중후함과 그윽한 운치를 더해주는 서산시 운산면의 개심사, 이곳은 무엇보다 생김 그대로의 나무를 기둥 삼은 건물로 유명하다. 만약 시간이 된다면 나무 기둥 옆에 기대서서 멀리 산세를 바라보며 경치를 감상해보자. 풍광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특히 이곳 대웅보전과 요사채인 심검당은 절의 중심으로 조선 초에 지어진 건물로 당시의 건축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대웅보전은 맞배지붕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데 밖에서 보면 마치 기둥 사이로 공포가 놓인 다포계 건물로 보인다. 하지만 안쪽에는 기둥 위에만 공포가 놓인 주심포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당시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오는 과도기적 건축형태임을 알 수 있다.

개심사(출처: 한국관광공사)

요즘처럼 마음이 심란하고 혼란스러울 땐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마음을 열어 천천히 개심사를 둘러보자. 시간이 난다면 절 뒤로 이어진 길을 따라 산행을 해도 무방하다.

경내를 모두 감상하고 내려올 때는 오르는 길과 다른 방향으로 길을 잡아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오면 굽이도는 작은 길이 마치 옛날의 시골길을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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